美 혁신 이끈 '대학 창업', 韓서는 왜 안 될까…한은 처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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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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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거버넌스 개혁·공공 수요 확대·민간투자 활성화 필요" "정책 중심축, '많이 창업'에서 '창업 이후'로 나아가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미국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대학 창업'이 한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창업 전 주기에 걸친 구조적 제약이 지목됐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한국은행은 대학 거버넌스 개혁과 공공부문의 수요자 역할 확대, 민간 투자 유도 병행 추진을 제안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연구실의 정종우·유인경·유선희 과장, 김소연 조사역, 김태경 실장은 4일 발표한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 단계별 제약요인 진단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정문연합뉴스 자료사진 먼저 연구진은 대학 혁신창업이 원천기술과 고숙련 인재를 결합해 창조적 파괴와 총요소생산성(TFP) 제고를 이끄는 핵심 경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학 혁신창업을 저숙련 기술에 기반한 단순 대학 창업과 구분했다. 미국 시가총액 10대 기업 가운데 5개(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메타)가 대학 창업에서 시작됐을 만큼 대학 창업은 미국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서는 시가총액 14조원의 로봇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표적인 대학 혁신창업 기업이다. 연구진은 저출생·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서 대학 창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국내 대학 혁신창업의 5년 생존율은 74%로 일반 창업(33.8%)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5.4%)을 크게 웃돈다. 반면 대학의 기술이전율은 26%로 미국(40.9%)과 영국(61.0%)에 못 미치고, 사업화에 성공하더라도 5년차 영업이익률이 -3.3%로 악화하는 등 외형 성장이 사업화와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대학 혁신창업이 제품 상용화와 시장 진입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딥테크 및 지식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죽음의 계곡'이 사업 초기를 넘어 스케일업 단계까지 연장되고 있다"며 "그 결과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채 사장되는 원천기술이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창업 과정의 전주기인 사업 착수, 사업화, 스케일업, 후속투자·회수의 네 단계에 걸쳐 구조적 제약이 중첩됐다고 판단했다.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교원 업적 평가 시 창업 성과 반영이 제한적이고, 학생의 경우 창업 실패 시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큰 점이 지목됐다. 사업화 단계에서는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 내 전문인력 부족 탓에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초기자금이나 정책금융 접근의 어려움, 시리즈 A 투자 공백이 발목을 잡는 것으로 풀이됐다. 마지막 후속투자와 회수 단계에서도 자금 회수 기간이 긴 기업공개(IPO) 비중이 선진국 대비 높아 재투자가 위축되고, 일반지주회사 벤처캐피탈(CVC) 규제로 수요자 풀이 좁아 IPO 이전 인수·합병(M&A) 등 중간 회수 경로가 제한되는 점이 꼽혔다. 대학 혁신창업 성장 단계와 두 번의 '죽음의 계곡'한국은행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연구진은 크게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대학 거버넌스 개혁이다. 연구진은 교원 업적 평가에 기술이전 및 창업 실적 별도 트랙을 마련하고, 대학과 창업자 간 기술이전 계약을 표준화해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화 단계에서도 기술이전 전담 조직을 변리사·기술거래사 등 전문가 중심 조직으로 전환하고, 기업 운영에서 전문경영인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스케일업 단계에서 공공부문의 수요자 역할을 확대해 대학 창업 기업이 두 번째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구진은 구체적 수단으로 기술보증·신용보증 심사에 지식재산 가치평가를 담보로 반영하는 지적재산권(IP) 담보 특례, 매출연동상환(RBF) 시범 도입, 공공자금과 민간투자자와의 매칭 장려를 언급했다. 아울러 후속 투자 단계에서는 회수 경로를 다변화하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기업이 대학 혁신창업 기업의 기술을 인수할 경우 '기술인수 세제 인센티브' 부여를 고려할 수 있으며, 투자자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간 회수시장 기능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형 투자계약 표준안 구축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권리 배분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과장은 창업자에게 과도한 하방위험을 전가하지 않는 RCPS 권리 배분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다음 투자 라운드로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줄어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학 혁신창업 정책의 중심축은 '더 많이 창업하게 하는 정책'을 넘어 '창업 이후 성장사다리를 이어가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정교한 정책 로드맵 수립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왼쪽)와 미국 투자 회수 현황한국은행 [email protected]<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opyright © YONHAPINFO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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