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젓이 나도는 의료용 마약류…펜 대신 약을 쥐는 아이들 [넘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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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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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이슈 넘버링+약물에 취하는 아이들 1편 실태 교실로 들어온 의료용 마약류담배보다 낮아진 10대 진입장벽처방이 만든 오남용 구조 해부안전하다는 착각이 만든 오남용 대한민국 10대들의 일탈 지도가 바뀌었다. 과거의 일탈이 '교문 뒤 담배'였다면 지금의 일탈은 '교실 내 알약'이다. 무슨 얘기일까. 더스쿠프가 청소년의 약물 오남용 문제를 파고들었다. 1편에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를 살펴보고, 2편에선 창고형 약국을 중심으로 한 '일반의약품'의 문제를 추적한다. 1편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건 공부 잘하게 되는 약, 이건 살 빠지는 약…." 10대들의 약물 오남용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마약·향정신성의약품)를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 약물 오남용의 실태 = 실태는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3384명 중 의료용 마약류를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에 달했다. 한번이라도 담배를 피워봤다는 응답률(4.2%)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다. 청소년들에게 의료용 마약류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담배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종류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와 식욕억제제, 수면제, 항불안제 등으로 다양했다. 수많은 청소년이 의료용 약품을 성적·외모·정서적 불안을 털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가장 많이 오남용된 약물은 'ADHD 치료제'였다. 응답자의 24.4%가 최근 6개월간 가장 많이 복용한 의료용 마약류로 ADHD 치료제를 꼽았다. ADHD 치료제는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인데, 일부 학생이 "집중력이 올라간다" "공부 효율이 좋아진다"며 이를 '공부 잘하는 약'처럼 소비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를 집중력을 높여주는 '공부 약'처럼 받아들이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며 "치료 목적의 약물이 입시 경쟁과 성과 압박 속에서 오남용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많이 오남용된 약물은 '식욕억제제(20.0%)'로 나타났다. 일부 청소년이 약물을 체중·외모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거다. 그다음은 '수면제(13.3%)' '신경안정제·항불안제(13.3%)' '근육강화제(13.3%)' 등의 순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언뜻 봐도 위험한 현상인데,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의 반복적인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성인보다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청소년기엔 신체와 정신이 빠르게 발달하는 만큼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나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에서다. 신현영 서울성모병원(가정의학과)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청소년기는 뇌와 신경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여서 의료용 마약류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성인보다 의존성과 부작용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약물을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약물을 우려하거나 경계하는 심리 자체가 무뎌질 가능성이 있다." 권일남 명지대(청소년지도학) 교수 역시 "청소년은 전두엽 발달이 미완성된 상태라 스스로 통제하고 행동을 멈추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약물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회복 과정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갈수록 더 늘어나는 약물 오남용 = 문제는 이런 우려가 단순한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청소년 의약품 중독 사례가 증가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 중독 진료 현황'에 따르면,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는 2020년 1375명에서 2024년 1918명으로 3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가 1.5%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남인순 의원은 "전체 환자는 줄고 있지만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는 심각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청소년들이 의료용 마약류를 병원이나 약국 같은 일상적 의료 경로를 통해 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최근 6개월간 사용한 약물의 구입 경로는 '약국 또는 병원(57.8%)'이 가장 많았다. 약물을 처음 알게 된 경로 역시 '약국 또는 병원(37.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가족·친척과 SNS는 이보다 적은 22.2%, 11.1%에 머물렀다. 한마디로 '처방전'이 청소년들을 오남용의 늪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용 마약류의 '무의식적 대중화'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준희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청소년들은 병원에서 처방된 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치료 목적이 아닌 용도로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현영 교수는 의료용 마약류 남용이 '처방 구조'의 윤리적 빈틈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의료용 마약류 남용은 처방 자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의학적·윤리적으로 적절한 처방인지에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층에서 오남용 문제가 떠오른 만큼, 의료용 마약류에 좀 더 강력한 제재나 가이드라인, 자정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청소년 약물 오남용을 둘러싼 이슈는 살펴볼 점이 많다. 최근엔 일반의약품을 활용한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 사례까지 확산하면서 관리 사각지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명 'OD(과다복용·OverDose) 파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그 중심엔 창고형 약국이 있다. 이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나가보자.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email protected]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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