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가사노동 생산, 남성의 2.7배…가사 부담 높은 30대 후반은 7.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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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가사 흑자기간 58년, 남성은 12년…4.8배 차이늦어지는 결혼·출산에…가사부담 최대 구간 25~44세→35~54세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6 서울 베이비&키즈 페어_Spring에서 관람객들이 육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무급 가사노동에서 남성의 생산이 늘었지만, 여전히 여성이 전체 생산량의 73.1%를 떠맡아 남성보다 2.7배 많이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사 부담이 가장 큰 30대 후반에는 격차가 7.7배까지 벌어졌다.
돌봄이 필요한 유년층의 적자는 노동연령층과 노년층이 떠받쳤고, 고령화로 손자녀 돌봄 등 노년층의 가사노동 비중도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을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정관리, 돌보기, 자원봉사 등 무급 가사노동의 생산과 소비, 세대 간 이전을 측정한 통계로, 2023년 작성 방법을 개발한 뒤 올해 국가통계로 처음 승인받아 공표됐다.
지난 2024년 기준 가사노동 가치는 총 582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이 425조 8000억 원, 남성이 156조 6000억 원을 생산했다. 가사노동 소비에서 생산을 뺀 생애주기적자를 보면 여성은 107조 6000억 원 흑자를, 남성은 같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유년층(0~14세)은 돌봄 소비가 많아 116조 6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노동연령층(15~64세)은 소비 336조 1000억 원, 생산 444조 4000억 원으로 108조 3000억 원 흑자를 냈고, 노년층(65세 이상)은 소비 129조 7000억 원, 생산 138조 원으로 8조 3000억 원 흑자를 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유년층은 인구감소 영향으로 적자가 7조 5000억 원 줄었고, 노동연령층과 노년층은 흑자가 각각 6조 6000억 원, 9000억 원 줄었다.
30대 후반서 격차 7.7배…여성 흑자기간도 4.8배 길어
성별로는 5년 전과 비교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임경은 국가데이터처 경제통계기획과장은 브리핑에서 "남자는 가정관리 및 모든 가사노동 부문에서 생산이 증가했으나 가사노동 소비가 생산보다 많이 증가해 적자가 5년 전 대비 4조 원 증가했다"며 "여자는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에서 생산이 3조 4000억 원 감소했으나 가정관리, 자원봉사 및 참여활동에서의 생산이 소비보다 많이 증가해 흑자가 5년 전 대비 4조 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생애주기적자를 충당하는 자원의 흐름인 민간이전을 보면 유년층의 적자 116조 6000억 원은 가구간이전(따로 사는 가구 간 이전)으로 9조 4000억 원, 가구내이전(함께 사는 가구원 간 이전)으로 107조 3000억 원이 순유입돼 충당됐다.
노동연령층은 55~64세 구간의 손자녀 돌봄을 중심으로 가구간이전 3조 7000억 원, 25~54세 구간의 자녀 돌봄을 중심으로 가구내이전 104조 6000억 원을 순유출했다.
노년층은 손자녀 돌봄을 중심으로 가구간이전 5조 7000억 원, 가구내이전 2조 7000억 원을 순유출했다. 성별로는 여자가 가구간·가구내이전 모두에서 순유출하고, 남자는 모두 순유입했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는 돌봄 소비가 가장 많은 0세에 3700만 원으로 최대 적자를 기록한 뒤 28세에 흑자로 전환해 39세에 1035만 원으로 최대 흑자를 기록했고, 82세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흑자 지속 기간은 남성이 32~43세까지 12년으로 2019년(8년)보다 4년 늘었고, 여성은 26~83세까지 58년으로 2019년(61년)보다 3년 줄었다. 여성의 흑자 기간은 남성보다 4.8배 길었다.
임 과장은 "흑자 기간 격차는 남자가 8년에서 12년으로 늘고 여자는 61년에서 58년으로 줄면서 다소 좁혀진 것"이라며 "남성들의 가사, 가정관리, 자녀 돌봄 관련 생산이 늘어난 측면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사노동 부담이 가장 높은 나이대에서 여성과 남성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1인당 최대 흑자액이 남성은 38세에 250만 원, 여성은 39세에 1919만 원으로 집계돼, 여성이 남성보다 7.7배 높았다.
임 과장은 "가정관리, 수리 등에 대해서는 남성들이 좀 더 시간을 많이 썼으나 음식 준비, 청소 등은 여성의 가사노동이 훨씬 더 많은 상태"라며 "총량을 합치면 여성의 가사노동이 남성들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인당 가사노동 소비는 0세에 3700만 원으로 가장 많고 19세에 410만 원으로 가장 적은 'L'자형을 보였다. 유년층은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를, 노동연령층과 노년층은 가정관리를 주로 소비했다.
1인당 생산은 가구 형성, 자녀 양육 등의 영향으로 30~40대에 높게 유지되다 40세에 1877만 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뒤 줄었고, 은퇴 후 가정관리 시간 증가 및 손자녀 돌봄 등으로 50대 중반부터 다시 늘어나는 'M자형'을 나타냈다.
만혼과 출산연령 상승의 영향으로 1인당 생산이 가장 많은 연령은 2019년 37세에서 2024년 40세로 3년 늦어졌다. 성별로는 남성이 39세에 977만 원, 여성이 40세에 2848만 원으로 각각 최대였다.
(국가데이터처 제공)
고령화로 가사노동 무게중심도 이동…노년층 비중, 유년층 첫 추월
노년층의 가사노동 소비와 생산은 5년 전보다 각각 62.6%, 55.1% 늘어 다른 연령층보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 결과 가사노동 소비 구성비에서 노년층(22.3%)이 유년층(20.0%)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남성의 가사노동 소비가 늘어난 배경에 대해서는 음식 준비 관련 소비 증가가 꼽혔다. 임 과장은 "집에서 음식을 준비해 먹는 경우가 많은 고령층 증가로 관련 시간이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고령층에서 1인 가구뿐 아니라 부부만 사는 1세대 가구도 함께 늘고 있는데,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 아내가 음식을 준비하고 남편이 소비하는 경우가 아직 많다 보니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로봇청소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기술 발전으로 청소나 의류관리에 드는 시간은 줄었지만 가치 총액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과장은 "가사노동 대체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 기조 속에서도 인구 자체는 늘었기 때문에 인구 증가와 대체임금 상승이 시간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전체 생산액과 소비액이 모두 커졌다"고 말했다.
연령대를 세분화하면 가사노동 흑자 규모는 35~44세 구간에서 66조 3000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 구간은 출산·육아 비중이 높아 자녀 돌봄 중심의 가구내이전으로 흑자를 순유출했고, 55세 이상에서는 따로 사는 손자녀 돌봄 중심의 가구간이전으로 순유출이 이뤄졌다.
만혼과 출생연령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사노동 흑자가 가장 큰 연령층은 2019년 25~44세에서 2024년 35~54세 구간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따로 사는 손자녀 돌봄에 따른 가구간이전 순유출이 가장 큰 연령 구간도 2019년 55~64세에서 2024년 65세 이상으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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