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순손실 1조원 훌쩍…지하철 무임승차 비율 높다고 손실도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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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6개 교통공사 무임승차 손실 분석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손실2024년 무임승차 손실 58.2%원가 밑도는 요금 현실화율서울 53.9%, 광주 18.1%중앙정부 지원과 요금 현실화 필요또다른 당기순손실 원인 해소해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발發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출퇴근 시간대 노인의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방안'을 꺼냈다. 그러자 무임승차 제도의 개선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갑론을박이 펼쳐진 상황에서 중요한 건 사실 관계다. 광역지방자치단체 산하 교통공사들이 무임승차로 인해 입는 손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무임승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사진|뉴시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닥치면서 에너지 소비와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도시철도의 비용 절감 문제와 무임승차 제도에 따른 손실 이슈가 함께 도마에 올랐다. 그러자 일부에선 벌써 무임승차 제도 폐지론을 내놓고 있고, 일부에선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밑단엔 세대간 갈등 이슈까지 깔려 있다.
다만, 갑론을박에는 순서가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이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이 과연 무임승차로 얼마만큼의 손실을 보고 있고, 누구의 책임이 큰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거다.
그럼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서울ㆍ부산ㆍ대구ㆍ인천ㆍ광주ㆍ대전의 각 교통공사)들의 재무현황은 어떨까.[※참고: 재무 규모가 가장 큰 서울교통공사가 2017년에 출범해 분석 시작 기점을 2017년으로 잡았다.]
■ 현황① 당기순손실과 누적 부채 = 우선 실적부터 보자. 2017년부터 2024년까지 6개 교통공사들의 당기순손실 합계는 10조4395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손실 총액은 2017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다 2020년(1조8236억원) 최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2024년 당기순손실 합계는 1조2452억원이었고, 그중에서 당기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울(7241억원)이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서울과 대구, 광주, 대전은 당기순손실이 늘었고, 부산과 인천은 줄었다. 부산과 대구, 대전은 2025년 자료도 공개했는데 전년 대비 당기순손실이 각각 936억원, 198억원, 23억원 늘었다. 대구와 대전은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증가한 셈이다.
6개 교통공사의 누적부채는 2024년 기준 10조3398억원에 달했다. 2019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2017년 기준 누적부채가 6조2017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66.7% 늘었다. 증가세의 기점이 되는 2019년부터 매년 평균 6459억원(연평균 누적부채 증가율은 7.8%)의 부채가 쌓인 셈이다. 누적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역시 서울이었다. 2024년에만 7조3473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은 부산(1조8092억원), 대구(6584억원), 인천(4186억원) 순이었다.
■ 현황② 무임승차 손실액 = 이번엔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을 따져 보자. 무임승차 손실액은 모든 교통공사가 2025년 자료까지 공개했는데,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무임승차 손실액 합계는 5조3652억원이었다. 2025년 기준 무임승차 손실액은 7779억원으로 2017년(5758억원)보다 35.1% 늘었다.
[사진|뉴시스]
무임승차 손실액은 2017년(5758억원)부터 2019년(6236억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20년(4458억원)에 확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동이 줄면서 무임승차 손실액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 무임승차 손실액은 2023년(6184억원)에야 2019년 수준으로 올라왔고, 이후부터는 매년 증가세를 유지했다. 증가세의 기점이 되는 2020년을 기준으로 하면 매년 664억원(연평균 무임승차 손실액 증가율은 11.8%)씩 늘어났다.
무임승차 손실액이 가장 많은 곳은 역시 서울(누적 손실액 3조1620억원)이었다.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3000억~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매년 1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부산도 누적 손실액이 1조2317억원에 달했다. 반면, 무임승차 손실액이 가장 적은 곳은 광주로 매년 100억원 이하의 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손실액도 700억원에 그쳤다. 무임승차 이용객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현황③ 무임승차 손실 비율 = 두 통계를 합쳐 당기순손실에서 무임승차 손실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 보자. 2024년 기준 전체 비율은 58.2%였다. 쉽게 말해, 6개 교통공사에서 발생한 2024년 당기순손실의 절반 이상이 무임승차로 발생했다는 얘기다.[※참고: 당기순손실 원인의 절반이 다른 데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부산은 2024년 당기순손실이 1207억원인데, 무임승차 손실액은 1738억원으로 무임승차손실액이 당기순손실을 뛰어넘어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2025년엔 당기순손실액 2143억원, 무임승차 손실액 1854억원으로 다소 완화했지만 비율은 여전히 86.5%로 높았다. 서울은 57.1%, 대전은 41.7%, 대구는 38.9%, 인천은 31.4%였다. 광주는 19.6%로 비율이 낮았다.
주목할 만한 건 무임승차 비율이 높다고 해서 당기순손실 대비 무임승차 손실액이 높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2025년 기준 무임승차 인원은 서울(2억8380만명), 부산(1억1141만명), 대구(4481만명), 인천(3179만명), 대전(9676명), 광주(5700명) 순으로 많았다. 반면 무임승차 인원 비율은 부산(35.0%), 광주(31.9%), 대구(30.5%), 대전(26.5%), 인천(24.0%), 서울(17.5%) 순으로 높았다.
무임승차 인원 비율이 높은 부산은 당기순손실 대비 무임승차 손실액 비율도 가장 높았다. 하지만 광주는 무임승차 인원 비율이 높은데도 당기순손실 대비 무임승차 손실액이 가장 낮았다. 이 말은 각 교통공사의 상황에 따라 무임승차가 당기순손실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 현황④ 요금 현실화율 = 6개 교통공사의 도시철도 요금 현실화율도 살펴봤다. 요금 현실화율은 서울이 53.9%(2024년 기준)로 가장 높았지만, 원가 대비 절반을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다음은 대전(41.0%), 인천(38.0%), 부산(32.2%), 대구(21.5%) 순이었다. 광주는 18.1%로 가장 낮았다.
요금 현실화율이 낮은 건 요금 수준이 낮은 탓도 있지만, 애당초 이용객이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용객이 많으면 1인당 수송원가도 낮아지는 측면이 있어서다. 문제는 대부분 요금에 원가조차 반영이 안 되고 있다는 건데, 이는 무임승차뿐만 아니라 요금 현실화율도 교통공사 재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진|뉴시스]
자! 그럼 교통공사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무얼 해야 할까. 무임승차 제도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 수준에 불과하던 1984년에 도입됐다. 이후 급속한 고령화로 부담이 커지는 추세다. 무임승차 제도와 낮은 요금이 각 교통공사 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있는 게 분명한 만큼 제도 개선을 논의해야 할 때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무임승차 제도는 도시철도법,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 각종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당연히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한 법률 개정도 필수다.
다만, 언급한 것처럼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양한 만큼 무조건 무임승차를 폐지하자는 일부의 주장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 더구나 당기순손실을 축소하기 위해선 무임승차 외 지출구조를 조정하려는 정책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일부에선 인건비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교통공사의 자체 점검도 필요하다. 지금 바로 이런 혁신 과제를 풀어야 할 때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email protected]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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