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단타 기회” 도파민 투자의 유혹…쫓을수록 수익률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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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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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개인투자자 서모씨는 지난달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2X’를 오가며 단기 매매에 나섰다. 중동전쟁이 시작된 이후 기존 포트폴리오(나스닥 추종·코스피 대형주)에서 1년치 수익이 한 번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씨는 “빠르게 손실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과 과거 코스닥·전기차 레버리지 투자로 수익을 냈던 기억이 겹쳤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3월 한 달 동안 약 1300만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서씨는 “그냥 가만히 있었어도 손실이 이렇게 크진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감정에 휘둘린 투자가 문제였다”고 후회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평균 회전율은 1월 0.86%에서 2월 1.65%, 3월 1.74%로 껑충 뛰었다. 두 달 사이 2배 넘게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7거래일 기준) 일 평균 1.7%를 유지하고 있다.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상장주식 전체 중 몇 퍼센트가 손바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높을수록 단기 매매가 활발하다는 뜻이다. 김지윤 기자 월간 누적 기준으로도 국내 상장주식 회전율은 지난달 40.55%로, 1년 전(20.07%)과 비교해 두 배가 뛰었다. 회전율이 40%를 넘어선 것은 2023년 4월(42.31%)이후 2년11개월 만이다. 분석 결과 코스피가 고점으로 향해갈 무렵 손바뀜이 활발했다. 하루 회전율이 2.76%로 정점을 찍은 날은 코스피가 6000선이 임박한 2월 20일(종가 기준 5808선)이었다. 양적완화로 주식 거래량이 폭발한 코로나팬데믹 시기(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이후 4거래일 만인 2월 26일 코스피는 역대 최고점인 6307선에 닿았다. 시장이 크게 흔들려도 손바뀜은 폭발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2.06% 빠진 3월 4일에는 회전율이 2.58%로 뛰었고, 다음 날인 5일 지수가 9.63% 급반등한 날도 회전율(2.60%)은 다시 치솟았다. ‘포모(뒤처지는 공포)’ 성격의 자금 쏠림에 시장 안정화 조치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사이드카 13번,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중단) 2회 등 총 15회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발동됐다. 코스닥에서도 총 9번이 나왔다. 모두 2008년 이후 최다 횟수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회전율은 올초부터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전례 없는 변동성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불가피한 매매를 유발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가 ‘아직 싸다’는 인식이 여전하고, 단기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회전율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종목 투자는 개인이 바로 뛰어들기는 어려울 수 있는데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식으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기자 문제는 변동성이 큰 시장이 단기 매매를 부르고, 단기 매매가 다시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 장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잦은 단기 매매는 즉각적인 보상 자극을 추구하는 이른바 ‘도파민 투자’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전모(30)씨는 “휴전 얘기가 나왔을 때 우상향한다고 믿고 레버리지에 올라탔다”며 “삼성전자 주식이 15% 빠진 것을 보고 빨리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전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높은 수익률을 단기간에 내고 싶은 감정에 휘둘리면 충동적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며 “우량 배당주에 장기투자를 하려면 충동을 참고 기다려야 하는데, 지루한 장을 참고 있기 어렵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투자 행태는 손실을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 학술지에 실린 ‘글로벌 포모: 세계 금융시장의 맥박(요세프 보나파르트)’에 따르면 구글 트렌드에 기반한 포모 지수가 10% 오를 때 월별 주식 수익률이 평균 1.7~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보고서에서 “팬데믹 전후 경제와 주가의 롤러코스터에 적응한 투자자들은 도파민 유발 주식을 선호하게 됐다”면서 “변동성이 높은 주식은 이익이 불안정하고 성장성 역시 낮은데 펀더멘털 대비 비싸기까지 할 확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박유미ㆍ장서윤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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