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주도주 교체…車 밀리고 반도체·AI·은행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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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전환에 주도주 교체반도체·은행이 日증시 견인도요타 독주 흔들리고 성장주 약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산업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일본 주식시장에서 주도주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보도했다. 한때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했던 자동차·통신 업종이 부진한 반면 반도체 관련주와 은행, 종합상사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시가총액 10조엔(약 9조3552억원) 이상 상장사는 27개사로 지난해 말보다 4개사 늘었다. 지난달 중순에는 한때 30개사까지 증가했다.
'시총 10조엔 클럽'에 진입한 상장사는 10년 전만 해도 도요타자동차, NTT도코모, NTT 등 3개사에 불과했지만 2023년 12월 처음 10개사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20개사를 돌파했다. 시총 20조엔(약 18조7104억원) 이상 기업도 역대 최대인 10개사까지 늘었다.
이는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 지난 7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6만2000선을 돌파하는 등 기업 가치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약 25% 상승했다.
주가 상승세는 반도체주가 견인하고 있다. 키옥시아홀딩스의 시총은 지난 8일 기준 24조2000억엔으로 2024년 12월 상장 당시(7843억엔·약 7337억원, 공모가 기준)보다 30배 이상 불어났다. 시총 순위도 지난해 말 43위에서 5위까지 뛰어올라 히타치와 키엔스 등 대형 제조업체를 추월했다.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2027년 1·4분기 이후 예상 이익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현재 시총 상위 10개사 가운데 키옥시아를 비롯해 소프트뱅크그룹,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등 AI·반도체 관련 기업이 4개사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약 30%,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약 50%를 차지하며 AI 붐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용 초박형 동박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90% 이상을 보유한 미쓰이금속광업처럼 올해 들어 시총을 조(兆) 단위로 늘린 기업도 적지 않다.
은행주 부활도 눈에 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3대 메가뱅크는 지난해 모두 시총 10조엔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 환경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전 세계에 자원 투자망을 구축한 종합상사들도 약진했다. 미쓰비시코퍼레이션 등을 포함한 주요 상사들이 일제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같은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자산운용사 코먼즈투신의 이이 데쓰로 사장은 "일본 경제의 기조가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기 디플레이션이 끝나면서 기업들이 비용 증가와 수요 확대를 가격에 반영하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기업 매출과 이익이 커지기 쉽고 이는 성장 기대를 반영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닛케이는 "AI 투자 확대에 따라 가격 인상과 실적 급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반도체주는 인플레이션과 주가 상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은 부진이 두드러진다. 도요타자동차는 시총 46조엔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권과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3기 연속 순이익 감소를 예상한 내년 1·4분기 실적 계획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가는 지난 8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혼다와 닛산을 포함한 일본 자동차 대기업 3사는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고 있다. 토픽스(TOPIX)지수에서 운송용 기기 업종 비중은 5.3%로 최근 1년 새 2%포인트 하락해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닛케이는 "10년 전 시총 상위권은 안정적인 고배당을 제공하는 전통 기업들이 중심이었지만 현재 투자 자금은 성장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치요시자산운용의 아키노 미쓰나리 사장은 "과거 일본에는 자동차 정도밖에 성장산업이 없었다"며 "이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상위권에 오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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