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도 CEO가 애플 ‘AI 뒷북’ 적임자일까 [트럼프 스톡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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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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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99>팀 쿡, 15년 만에 퇴진...존 터너스 시대 개막엔지니어 출신 CEO 세워 ‘기기 회사’ 재천명아이폰만 잘 팔다가 알파벳에 시총 역전당해‘시리’ 연기 속 AI SW는 결국 구글 모델 써메모리 공급난 등도 숙제...주가도 반신반의 오는 9월부터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기로 결정된 존 터너스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하드웨어(HW) 부문 전문가이자 내부 인사인 존 터너스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15년 만에 전격 교체하기로 했다. 새 CEO의 최대 숙제는 무엇보다 뒤처진 인공지능(AI)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하드웨어 전문가를 새 CEO로 낙점한 것도 소프트웨어(SW) 위기는 구글 등 다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해결하고 자사는 온디바이스(기기 내장) AI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AI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도구일 뿐 결국 ‘아이폰’이나 ‘맥’과 같은 기기로서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의 주가도 CEO 교체 소식 이후 등락을 거듭하는 등 아직은 탐색전에 머무는 분위기다. 팀 쿡, 15년 만에 애플 CEO에서 물러나...엔지니어 출신 존 터너스 시대 개막 지난 2011년부터 15년간 애플을 이끈 팀 쿡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애플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쿡 CEO가 오는 9월부터 물러나고 터너스 부사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는다고 밝혔다. 9월부터 쿡 CEO는 이사회 의장이 되고 15년간 의장직을 맡은 아서 레빈슨 의장은 독립 이사가 된다. 터너스 부사장도 CEO로 취임하는 9월부터 이사회에 합류한다. 쿡 CEO는 1998년 애플에 합류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사망한 2011년 회사의 수장이 됐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잡스 창업자가 없는 애플의 미래를 불안하게 봤지만, 쿡 CEO는 회사를 안정적인 수익 궤도에 올려놓았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쿡 CEO가 재임하는 동안 3500만 달러에서 4조 달러로 10배 이상 늘었고, 연 매출액도 1080억 달러에서 4160억 달러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애플은 이 기간 스마트 손목시계 ‘애플워치’, 무선 이어폰 ‘에어팟’ ‘비전 프로’ 등을 시장에 새로 선보였다. 애플은 또 쿡 CEO 이후 ‘아이클라우드’ ‘애플페이’ ‘애플TV’ ‘애플뮤직’ 등 애플만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서비스를 크게 강화했다. 쿡 CEO의 최대 업적은 그 가운데서도 재고 관리와 공급망 혁신이다. 잡스 창업자의 최대 강점이 혁신적인 제품 개발이라면 쿡 CEO는 효율적인 생산 운영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했다. 쿡 CEO 재임기에 애플은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 성장에서 더 큰 성과를 기록했다. 쿡 CEO는 2014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쿡 CEO는 후임 발표 직후 “애플의 CEO로 일하도록 신뢰를 받은 것은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일이었다”며 “터너스 부사장은 엔지니어의 마음과 혁신가의 영혼, 일관성과 영광을 갖춘 마음을 보유했고 의심할 여지 없이 애플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터너스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현 애플 경영진 가운데서도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그런 점에서 시장에서는 애초부터 그가 차기 CEO가 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애플 안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제프 윌리엄스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쿡 CEO의 측근인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모두 물러났기 때문이다. 애플의 소프트웨어를 총괄하는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이 그나마 대항마로 거론됐으나 애플은 더 젊은 터너스 부사장을 선택했다. 터너스 부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 학사 출신이다. 2001년 제품 디자인팀에서 애플 경력을 시작해 이후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VP), 2021년 수석부사장(SVP)이 됐다. 터너스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아이패드, 에어팟, 아이폰, 맥, 애플워치 등의 개발을 이끌었다. 지난해 9월 19일 출시된 ‘아이폰 17’ 시리즈도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애플은 아이폰17을 통해 14년 만에 판매 대수 기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터너스 부사장은 “애플의 임무를 이끌어가는 기회를 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며 “애플이 앞으로 수년간 이뤄낼 일에 대해 내 마음은 낙관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만 잘 팔아 구글에 시총 역전 당해...AI 대응이 최대 과제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07년 1월 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을 소개하는 모습. 잡스 전 CEO는 이후 4년 뒤인 2011년 췌장암으로 사망했고, 그 자리를 팀 쿡 CEO가 이어받았다. AP연합뉴스 터너스 부사장의 최대 과제는 애플의 AI 부진을 얼마나 만회할 것인가다. 애플이 하드웨어 전문가를 차기 CEO로 낙점하면서 이 회사가 앞으로도 소프트웨어보다는 아이폰 등 기기 중심의 기업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이미 주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가운데서도 AI 기술 분야에서 유독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AI 부문을 책임지던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에서 마이클 록웰 부사장으로 곧장 교체하기도 했다. 지아난드레아 전 부사장은 2018년 구글에서 애플로 영입돼 지금까지 AI 탑재 음성 비서 ‘시리(Siri)’ 개발 조직을 이끈 인물이다. 시리의 출시 시기는 결국 올해로 미뤄졌고 쿡 CEO도 곧장 교체설에 휩싸였다. 올 1월에는 결국 AI 기능에 자사 기술이 아닌 구글 AI 모델을 적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AI를 통한 수익 방안을 찾지 못한 까닭에 1월 7일부터는 뉴욕 증시 시총 2위 자리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 내줬다. 애플의 시총이 구글보다 뒤진 것은 2019년 1월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었다. 애플이 그나마 아직까지 실적과 주가 면에서 버티는 이유는 아이폰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17의 지난해 9~10월 누적 판매량은 전작인 아이폰 16의 2024년 9~10월 판매량보다 18%나 많았다. 1월 29일 공개한 2026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6% 늘어난 1437억 6000만 달러(약 206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직전 분기(지난해 7∼9월)의 1025억 달러를 넘어선 수치였다. 시장 예상치인 1384억 8000만 달러도 웃돌았다. 특히 이 기간 아이폰 매출이 23.3% 늘어난 852억 69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다.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 2억 460만 대를 팔아 치워 같은 기간 2억 3910만 대를 판 삼성전자(005930)를 누르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애플은 AI 시대조차 스마트폰을 가장 비싸게, 많이 파는 회사로만 남아 있는 셈이다. 쿡 CEO는 당시 실적발표회에서 “구글의 AI 기술이 시리를 포함한 ‘애플 인텔리전스(AI 기능 모음집)’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AI를 어떻게 수익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운영체제(OS) 전반에 큰 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메모리 공급난, 트럼프 대통령 관계 설정도 숙제...하드웨어 중심 기업 천명에 주가도 반신반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AP연합뉴스 AI외에 터너스 부사장이 주시할 부분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부족과 가격 급등 문제도 있다. 앞서 쿡 CEO도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현재 제품 공급에 제약이 있는 상태”라며 “메모리 칩의 영향이 2분기(올해 1~3월)에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예상대로 올해 나올 ‘아이폰 18’의 가격이 동결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애플이 다른 나라에 생산기지를 두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숙제다. 지난해 5월 26일 뉴욕타임스(NYT)는 쿡 CEO가 백악관의 같은 달 13∼16일 중동 3개국 순방 동행 제안을 거절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중동 순방 기간 쿡 CEO를 여러 차례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행사에 여러 미국 기업 경영인들을 앞에 두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치켜세우면서 “쿡 CEO는 여기 없지만 당신은 있다”고 말했다. 또 카타르에서는 “쿡 CEO와 약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 달 23일에는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한 애플 아이폰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줄기찬 압박에 쿡 CEO는 결국 지난해 8월 6일 백악관에서 미국 내에 4년간 100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약속까지 해야 했다. 애플이 터너스 부사장 선임으로 AI 시대에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이상 이 회사가 ‘제미나이’의 구글, ‘챗GPT’의 오픈AI, ‘클로드’의 앤스로픽 등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진검 승부를 벌일 가능성은 상당히 적어 보인다. 오히려 아이폰이나 맥 등 회사가 이미 잘 하고 있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하려 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스마트 안경이나 동전 크기의 새로운 AI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이 시장에서도 AI 시대에 최적화된 생존 방법으로 받아들여지는가다. 애플은 시리 출시의 잇따른 연기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AI와 무관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너무 오랫동안 받고 있다. 애플이 CEO 교체를 기점으로 자체 칩 ‘애플 실리콘’ 등 AI 하드웨어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면 기업 역사에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 수도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CNBC 인터뷰에서 “애플 주식을 너무 일찍 팔았다”며 대량 추가 매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 애플 주식을 추가 매도해 지분 보유량을 2억 8000만 주에서 2억 3820만 주로 축소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했을 때 그 양이 9억 주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4분의 3 이상을 판 셈이다. 그럼에도 버크셔해서웨이는 전체 보유 주식 가운데 애플을 가장 큰 비중으로 유지하고 있다. 애플 주가 역시 CEO 교체 소식에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애플은 21일 쿡 CEO 퇴진 불확실성에 2.52% 내렸지만, 22일에는 2.63% 오르며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애플의 진정한 변곡점은 지금보다는 터너스 부사장이 CEO 자리에 오를 9월부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부자들이 절대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 3가지 영역 뉴욕=윤경환 특파원 [email protected]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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