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AI 재판- 머스크 vs 올트먼③] 1257조원 IPO 발목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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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권력 지형 흔드는 평결
이번 재판은 글로벌 AI 산업 전체를 흔드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8520억 달러(약 1257조원) 기업가치로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오픈AI가 평결 한 줄에 따라 비영리 회귀와 두 임원 축출, 198조원 손배라는 회사 해체급 처분을 마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AI 거버넌스의 표준이 이 재판에서 정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브록먼 오픈AI 사장. 사진=연합뉴스
1257조원 평가의 그림자 "흔들리는 올트먼"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올트먼 CEO가 IPO를 앞두고 재판을 통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고 짚었다. 198조원 규모 송사와 함께 실적 둔화 우려가 동시에 몰려오고 있어서다.
WSJ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지난달 말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파트너십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머스크 CEO가 제기한 소송의 변론기일 출석 의무로 행사장에 가지 못했다. 올트먼 CEO는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고 싶었지만 내 일정의 통제권이 빼앗기는 상황이 일어났다"며 재판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영 성과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경쟁사 앤트로픽이 코딩 등 기업용 AI 서비스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오픈AI는 지난해 연 매출 목표 미달, 주간활성이용자(WAU) 10억명 달성 실패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투자자 심리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1257조원이라는 IPO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추가 성장 동력을 시장에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설상가상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도 재정비하는 중이다. 당장 이번 재판이 시작된 4월 말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계약을 개정해 챗GPT 등 구독 서비스의 마이크로소프트 수익 분배율에 상한을 두고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에서도 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부터 오픈AI를 자사 재무제표상 경쟁사로 분류하고 있다.
한때 후원자였던 빅테크와 거리를 두면서 자체 IPO 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지만 이번 소송에서는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 130억 달러 투자가 '비영리 사명 배신'의 핵심 증거로 다뤄지는 형국이다.
사진=연합뉴스
9명 배심원과 1명의 판사이번 재판의 평결 구조는 9명의 배심원과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단계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배심원이 책임 인정 여부를 가리면 판사가 오픈AI의 비영리법인 회귀 여부, 올트먼·브록먼 두 임원의 이사회 축출 여부, 1340억 달러(약 198조원) 손해배상 인정 여부를 차례로 판단한다. 어느 한 결론만 머스크 측에 유리하게 내려져도 오픈AI의 IPO 일정과 사업 구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도다.
비영리 회귀가 인정될 경우 오픈AI 영리 자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13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 처리 문제가 곧바로 부상한다. 두 임원 축출 시나리오는 챗GPT의 얼굴이었던 올트먼 CEO 부재 상황에서 회사가 IPO를 강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으로 직결된다.
198조원 환원이 인정되면 영리 부문 자산 대부분이 비영리 재단으로 이전되는 결과가 된다. 시장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IPO 무기한 연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편 증언대에 오를 인사들의 면면도 산업적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번 주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고 11일이 포함된 주에는 올트먼 CEO가 직접 증언한다.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미라 무라티 전 CTO도 출석할 예정이다. 머스크 CEO와 자녀 4명을 둔 시본 질리스 전 오픈AI 이사회 멤버도 증언 명단에 올라 있다. 머스크 CEO 측은 머스크 본인의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는 재러드 버철에 이어 추가 증인 확보전에 나선 상태다.
나델라 CEO 증언이 핵심 분수령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오픈AI의 자선 신탁 위반을 도운 사실이 없으며 오픈AI 측의 위반 사실 자체를 알지도 못했다"는 입장이다. 머스크 CEO 측은 마이크로소프트의 130억 달러 투자가 영리 전환의 결정적 동력이 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머스크 CEO가 이미 2020년 9월 자신의 X 계정에 "오픈AI는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에 포섭됐다"고 적었던 점을 들어 공소시효 항변을 펼치고 있다.
수츠케버 공동창업자의 증언은 또 다른 변수다. 그는 2024년 11월 올트먼 CEO 축출 시도에 가담했다가 며칠 만에 입장을 바꿨던 인물이다. 오픈AI 내부 거버넌스 위기의 산증인이라는 점에서 비영리 사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됐는지에 대한 직접적 증언이 가능하다. 무라티 전 CTO 역시 회사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진술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샘 올트먼. 사진=연합뉴스
"동업자에서 라이벌로"머스크 CEO와 올트먼 CEO는 2015년 오픈AI를 비영리법인 형태로 공동 창업했으나 두 사람은 2018년 권력 다툼 끝에 머스크 CEO가 오픈AI를 떠나면서 갈라섰다. 그리고 오픈AI는 2019년 영리 자회사를 설립했고 2025년에는 비영리 재단 산하의 영리 공익회사 구조로 한 번 더 바뀌었다. 머스크 CEO는 2023년 자신의 AI 회사 xAI를 세웠고 챗봇 '그록(Grok)'으로 챗GPT와 경쟁 중이다. xAI는 올해 2월 머스크 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합병됐다.
두 사람 관계의 마지막 단면은 2023년 한 통의 이메일에 압축돼 있다.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된 이 이메일에서 올트먼 CEO는 머스크 CEO에게 "당신은 내 영웅"이라며 "당신이 오픈AI를 공격하는 것에 상처를 받는다"고 적었다. 머스크 CEO는 "당신 말을 들었고, 상처를 줄 의도는 분명히 없었다. 미안하다. 다만 문명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답했다.
이번 재판은 두 사람의 사적 결산을 떠나 AI 시대 권력 구도가 정리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비영리로 출발해 천문학적 영리 가치로 성장한 AI 기업의 거버넌스를 미국 사법 시스템이 어떻게 다루는지 이번 재판이 첫 좌표를 찍게 된다"며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 다른 프런티어 랩의 향후 구조 설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 시대의 AI 권력 구도가 정리되는 분기점이 오클랜드의 9명 배심원 손에 달려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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