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놓고 '만리장성 파수꾼'으로…'마오 시대' 규제 기구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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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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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발전개혁위원회, 기술안보 통제 핵심으로 부상메타 딜까지 막았다…'중국판 CFIUS'로AI·반도체·항만까지,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왼쪽부터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한경DB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기술·경제 안보를 통제하는 중국 내 핵심 집행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NDRC가 거시경제 계획을 수립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한 최근 들어선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 공급망, 해외 인프라까지 포괄하는 안보형 경제 통제 기구로 확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 국가발전 기관의 권력 확대가 명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기업 투자까지 통제하는 NDRC  30일 중국 매체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미국 빅테크 메타에 중국계 AI 모델 마누스 인수 철회를 명령했다. 중국에서 기술을 육성한 뒤 해외 법인 등록을 활용해 인수된 전형적인 규제 회피 행위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20억달러(약 2조9700억원) 규모 기업 인수를 중단시킨 주체는 바로 NDRC다. NDRC를 이끌고 있는 정산제 주임(장관급)은 1961년생으로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이다. 2023년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뒤를 이어 NDRC 수장에 올랐다. 이전에는 푸젠성 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푸젠성 부성장 등을 지냈다. 이후 저장성 성장, 안후이성 당서기 등을 거치며 지방 경제 운영 경험을 쌓았다. 그는 이념적 발언으로 부각된 적은 거의 없다. 산업정책·지역개발·투자 조율에 밝은 기술관료형 인사로 중국 내부에서 평가된다. NDRC의 규제 범위 확대는 '중국의 경제 차르'로 불리는 허 부총리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전 NDRC 주임이던 허 부총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협상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NDRC는 정 주임이 이끌고 있지만 시 주석에서 허 부총리로 이어지는 시 주석의 경제안보 라인의 정책 방향 속에서 움직인다는 의미다. NDRC는 1952년 중앙인민정부 국가계획위원회로 출발했고, 마오쩌둥 시대 계획경제의 핵심 기구였다. 당시 중국은 국가가 생산 목표와 배급, 산업 투자 방향을 정하는 계획경제 체제를 운용했다. 신중국 건국 이후 초기 30년 동안 중국은 계획경제를 실시했다. 각 경제 분야의 목표와 할당량은 국가 계획위원회가 설정했다. 이 시기 국가계획위원회는 생산량 목표, 투자 배분, 산업 우선순위, 가격 통제, 주요 자원 배급을 설계하고 조정했다. 5년 단위로 경제, 산업, 사회 발전의 중장기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5개년 계획이 대표적이다. 기술, 공급망, 투자 심사까지 장악  다만 개혁개방 이후 시장 기능이 확대되면서 명칭과 역할이 달라졌다. 1998년 국가발전계획위원회로 개편됐고, 2003년 현재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됐다. 명칭에 개혁을 포함시켜 시장경제 전환 이후에도 국가가 거시경제 방향, 산업 구조, 투자 프로젝트를 조정하는 역할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 때문에 중국의 '소(小)국무원'이라는 비유도 듣는다. 현재 공식적으로도 NDRC는 국가 경제·사회 발전 전략, 중장기 계획, 산업정책, 투자정책, 지역개발, 가격정책, 혁신 및 첨단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거시경제 관리 기관이다. 최근 들어선 경제 기획 기관에서 경제안보 집행기관으로 색깔이 변하고 있다. 실제 그간 장기 경제계획, 국가 투자 프로젝트, 에너지·국방 등 전략 부문을 담당해왔지만 최근 1년 동안만 봐도 엔비디아 칩 구매, 파나마 항만 거래, 메타의 마누스 인수 문제까지 정책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NDRC의 관할이 국내 투자·산업정책을 넘어 외국 기업의 중국 기술 접근, 해외 인프라 운영, 첨단 반도체 공급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FT는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며 "중국판 CFIUS의 선도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엔 상무부, 증권감독기구 등 여러 기관에 권한이 분산돼 있었지만 현재는 국가 안보와 전략기술이 걸린 사안에서 NDRC의 조정·집행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NDRC는 첨단 반도체 장비 전략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각 부처와 기업 자원을 조율하는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아울러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에 엔비디아 첨단 칩 구매를 줄이고 화웨이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NDRC가 시장의 구매 선택까지 산업안보 관점에서 조정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베이징 외교가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NDRC의 정책 우선순위가 단순한 중국의 경기 부양이 아니라 첨단 산업·기술 자립·전략 공급망 구축에 맞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기술 경쟁, 공급망 재편 등과 맞물려 NDRC가 더 큰 통제를 추구하고 있다는 부연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mail protected]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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