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세계 최대 석유 위기라더니… 국제유가 200달러 전망 빗나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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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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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결과는 달랐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지난달 한때 배럴당 126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8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미래의 공급 부족보다 현재의 수급 상황에 주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원유를 채굴하는 펌프잭. /로이터 지난달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세계가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위기 속에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난달 한때 배럴당 126달러까지 올랐던 브렌트유는 최근 8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비슷한 종말론적 유가 전망이 나왔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면서 “석유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탄력적”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을 우려했지만 투자자들은 수요 둔화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브룩스는 “석유업계는 눈앞의 재고 감소를 보고 있었지만 거시경제 관점에서 수요 위축 가능성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도 원유 공급은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 주요 산유국들은 생산 여력을 유지했고,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가능성도 남아 있었다. BNP파리바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 알도 스판저는 FT에 “시장은 미래의 수급 균형보다 단기적인 공급 가능성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FT는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가 공급 부족 우려에서 공급 과잉 전망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현재 걸프 해역에는 이란산 원유 약 7000만 배럴과 비(非)이란산 원류 약 9000만 배럴이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면 이 물량이 시장에 차례대로 공급될 수 있다. IEA도 최근 보고서에서 “평화가 유지되면 2027년에는 상당한 규모의 원유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유가 하락이 곧바로 공급망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업계에서는 여전히 연료 부족에 따른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벌크선사 중 하나인 다이애나 쉬핑은 최근 일부 선박이 일본 대신 한국 항구로 우회해 연료를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드라이델 쉬핑은 싱가포르와 푸자이라항에서 급유 대기 기간이 기존 2~3일에서 최대 10~12일로 늘었다고 전했다. 선박 연료 가격도 급등했다. 세계 3위 선박 급유항인 자이라에서는 저유황 선박연료유(VLSFO)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지난 3일 연료 가격이 톤(t)당 14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부 선사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연료를 공급받아 다시 하역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석유 시장의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했지만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실제 공급 상황과 수요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원유 부족을 걱정하던 시장은 이제 공급 과잉 가능성을 논하기 시작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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