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선거 때문에…트럼프는 TACO, 이재명은 L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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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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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생각] 李대통령, 부동산 대개혁 천명하나 원칙 훼손하는 변칙 많이 만들고 대책 발표 없이 선거용 말 공방만 “대통령 말 믿었다가 큰 손해 볼라” 이재명 대통령은 주택 정책과 관련해 원칙을 훼손하거나 모호한 발언을 남발해 시장 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6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 대통령./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다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며 “계곡 불법 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 회복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망국화를 막고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은 올 들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말이 거듭될수록 시장에서는 실행 가능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짙어지고 있다. 말은 강하게 하지만 막상 실행할 때에는 오류를 범하거나 선거 표심을 의식해 약해지는 인상을 주는 행동이 여러 차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은 강하게 하다가 막판에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조어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에 빗대 ‘이 대통령은 LACO’(Lee Always Chickens Out)라는 말도 생겨났다. 1차 LACO 시장이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의 부활과 관련한 후속 조치 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2일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하고 중과 제도를 부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에 3개월간 준비할 시간을 준 것이다. 양도세 부과 때에는 취득시점과 양도시점을 명확히 정하는 일이 1세대 1주택 여부, 세액, 보유기간 등의 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이를 둘러싸고 납세자 사이에 숱한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랜 시행착오 끝에 잔금청산일과 등기일 중 빠른 날을 양도일로 하는 것이 세법의 대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주택을 매도할 사람들은 매수자 물색, 가계약, 2주 정도의 토지거래허가, 본계약, 중도금, 잔금, 등기 등 일련의 거래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서둘러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부활과 관련해 여러 차례 이행 기준을 바꾸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뉴스1 하지만 이 대통령은 방침 발표 10일 뒤인 2월 12일에 보완 대책을 발표하면서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만 하면 중과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법의 대원칙에 예외를 둔 것이다. 매물을 내놓으려던 사람들은 몇 달 시간을 벌자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일단 매물을 거둬들였다. 이 대통령은 두 달 뒤인 4월 6일 또 한 번 예외를 만들었다. 다주택자는 5월 9일 이전까지 토지거래허가증을 받은 뒤 정식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입금까지 해야 양도세 중과를 유예받을 수 있었는데,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만 해도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세법 대원칙에 더 큰 구멍을 냈다. 5월 9일 이전까지 잔금 지급 혹은 등기를 마쳐야 한다고 믿고 매매에 나섰던 사람들은 두 차례의 조치 이후 너무 서둘러 팔아 제값을 못 받은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제도 부활과 관련해 세부적인 적용 시기를 계속 미루자 시간 벌기에 들어간 매도자도 생겨났다. 사진은 5월 6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뉴시스 세법 전문가들은 법 적용의 대원칙이 흔들리는 것은 좋은 선례가 아니라고 본다. 변칙적인 특례는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때 예상하지 못해 포함시키지 않은 과세 대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제한적인 보완 조치에 그쳐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종중 소유의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의 경우 예외적으로 제외해주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법 규정이나 관습법에 따라 오랫동안 명확하게 정착된 원칙을 바꾸는 것은 납세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사 결정에 혼선을 초래한다. 또 정부의 사후 입장 변경으로 납세자에게 재산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조세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조세 전문가는 “정부가 변칙을 계속 쓰면 사람들은 정부의 새로운 변칙과 예외를 기대하면서 의사 결정을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법 규정보다 대통령의 입을 더 쳐다보게 되면서 사회적 비효율도 커진다. 특히 이 대통령의 4월 보완 조치는 매물 증가 효과는 없이 세법 대원칙만 손상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차 LACO 이 대통령 발언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두 번째 사례는 1세대 1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아 양도소득세를 낼 때 적용받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혜택을 둘러싼 논쟁이다. 이 대통령은 연초부터 다주택자는 물론,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문제점을 수차례 거론하면서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았다. 또 부동산 보유세와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부담금 강화도 강조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은 지난 4월 8일 장특공을 현행 비율식 공제에서 1인당 평생 2억원의 정액식 세액공제로 바꾸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세액공제로 바꾸는 방식이다. 또 보유세 계산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제도를 폐지해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토지초과이득세를 부과해 비업무용 토지 보유를 억제하는 내용의 법안도 함께 내놓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1세대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않아 선거 앞 표심 눈치보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1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범여권의 장특공 개편 제안을 비판하는 모습./뉴스1 범여권 의원들의 법안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제시해온 원칙들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라서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장특공 제도 폐지가 ‘세금 폭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보고 범여권 의원들의 법안이 이 대통령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특공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자 이 대통령은 “일부 야당이 발의한 장특공제 제한 법안은 정부 입장과 무관하다”며 “해당 법안을 대통령 발의인 것처럼 왜곡해 공격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자신의 방안을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진의가 무엇인지 몰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생각을 바꾸면서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도 있다. “못 믿을 대통령의 입”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부활 조치 때처럼 말을 바꿔가며 세법의 대원칙을 훼손하거나, 선거 표심에 휘둘려 입장 변화로 보이는 발언을 남발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대통령 발언의 무게가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전 대통령들은 대통령이 간단히 원칙을 발표하면 경제부총리가 신속하게 세부 방안을 공개한 뒤 강력하게 집행했다. 그 결과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는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그래서 집을 팔거나 사는 사람도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부의 방침이 나오면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했다. 그것이 손실을 가장 줄이고 이익을 가장 크게 보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예전 대통령들과 달리 설익은 정책 관련 발언을 많이 해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사진은 이 대통령(왼쪽)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지난 4월 28일 국무회의를 하는 모습./뉴스1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대통령은 입이 가볍고 경제부총리는 입이 무겁다. 대통령은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정책에 변칙을 만들고, 국민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선거 쟁점이 되는 사항에는 표심을 의식해 모호한 말만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주택 매물 증가를 원해도 시장 참여자들은 신속한 매도에 나설 수 없다.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 보유자는 “이 대통령 입을 믿고 서둘러 실행에 나섰다가 대통령이 말을 바꾸면 평생 쌓아온 재산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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