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 민생쿠폰 효과 논란… 조세연 “43% 넘게 소비 연결” vs 한은 “31%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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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비쿠폰 100만원 집행하면 매출 30만9000원 늘어”조세연 “매출 증대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43만3000원”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한 점포에 '온누리 상품권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이 걸려있는 모습. /뉴스1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100만원 지급하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은 30만9000원 늘어난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 용역을 받아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분석한 결과(43만3000원 증가)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소비·매출이 늘었다는 결론이었지만, 정책 효율성은 낮게 측정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분석했느냐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민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정책의 시초인 2020년 ‘긴급 재난지원금’도 같은 지적이 있었다. 한국개발원(KDI)은 매출이 26.2~36.1% 늘었다고 밝혔지만, 한국노동연구원은 소비촉진 효과가 72.1%라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생산·취업 등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투입한 예산보다 많았다고 했다. 유사한 정책이 나올 때마다 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 “직접 매출만” vs “간접 효과 포함”
12일 한국은행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에 따르면, 작년 소비쿠폰에 투입한 재정의 30.9%가 추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신용카드사 6곳(KB·BC·신한·삼성·현대·농협) 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결론을 냈다.
조세연도 신용카드사 6곳(KB·BC·신한·삼성·현대·하나) 데이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결과는 43.3%로 나타났다. 조세연은 “특정 설계 조건에서 관측된 상한에 가까운 성과로 이해돼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차이는 분석의 기준과 방법이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소비쿠폰으로 인한 매출 증가액만 집계했지만, 조세연은 간접적인 효과까지 모두 합산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쿠폰을 결제할 수 있는 사업체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소비쿠폰이 없었을 때 예상되는 매출과 실제 매출을 비교한 것이다. 조세연은 특정 지역의 전체 소상공인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따졌다.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점포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소비쿠폰 이용 후 지역에서 돈이 돌며 창출한 부가가치까지 파악한 셈이다.
한국은행 전경. /뉴스1
가령 식당에서 소비쿠폰 10만원을 사용하면, 한국은행은 매출이 10만원 증가했다고 집계한다. 조세연은 돈을 번 식당 주인이 기쁜 마음에 개인 돈으로 가족 선물을 사는 것까지 파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비쿠폰 목적은 쿠폰을 사용처에서 사용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효과를 살펴보려 했다”고 말했다. 조세연 연구에 참여한 장우현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소비쿠폰을 사용했을 때 상권이 어떻게 살아났는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정책 목표 측면에서는 우리의 연구가 더 맞다고 본다”고 했다.
◇ 시사점은 “차등 지급”으로 동일
두 연구의 결과는 달랐지만, 시사하는 것은 같았다. 국민 전체에게 같은 돈을 지급하는 것보다 취약 계층 등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는 ‘차등 지급’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소비쿠폰을 받았을 때 저축보다 소비를 더 많이 하는 집단에게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정책 시점과 차등 지원 방식 등을 정밀하게 설계하면 경제적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재정 지원 방식의 사회적 논의가 ‘지급 여부’라는 이분법에서 ‘차등의 정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선별 지급은 수많은 차등 지급 방식 중 하나의 극단적 형태”라고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의 소비 진작 효과’를 연구한 중소벤처기업연구원도 “현금성 이전 정책이 소비 여력이 제한된 계층과 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소비 유발 효과를 가질 수 있다”며 “정책 설계 시 업종·매출 규모·지역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밀한 대상 설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소비쿠폰은 이전지출 개념이다. 정부 계좌에 있던 돈을 시민들 계좌로 옮기는 것이다. 국가 전체로 보면 돈이 줄거나 늘지 않았다. 시민들이 받은 돈으로 소비를 해야 경제 성장이 시작되는 것이다.
소비쿠폰은 작년 두 차례에 걸쳐 13조5220억원이 지급됐다. 1차는 전 국민이 15만원을 받았다. 다만 취약 계층과 수도권 외 지역 주민은 15만~25만원을 더 받았다. 2차에는 소득 기준 90% 국민에게 모두 10만원이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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