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사러갔더니 막걸리만 있더라" 홈플러스 회생할 수 있나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더스쿠프 마켓분석 홈플러스 기업회생 1년 後 매출 줄고 수익성 악화해점포 67개 남기고 구조조정 마트 · 온라인 부문 매각 추진매각가 2조원대 전망되지만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 코앞 매출은 줄었다. 수익성은 나빠졌다. 매장은 문을 닫았고, 직원은 떠났다. 기업회생 절차 1년이 흐른 홈플러스의 현주소다. 지난 5월 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하림에 넘긴 홈플러스는 지금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몸값이 2조원에 달하지만, 사세는 위축될 대로 위축된 홈플러스에 누가 관심을 둘지는 알 수 없다. 홈플러스가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부문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한 '홈플러스'의 1년 성적표가 나왔다.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홈플러스의 2025 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매출액은 5조7963억원으로 전년(6조9919억원) 대비 17.0%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73.9%(–3141억원→–5463억원) 증가했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누적 영업적자는 1조4534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손실 역시 6758억원에서 1조9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으로 1년 전(2조6499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납품대금 등 매입채무는 1조6064억원이나 됐다. 홈플러스가 지난 1년간 부실 점포를 구조조정하고, 인건비ㆍ임대료 절감 등을 꾀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실제로 2024년 126개이던 홈플러스 점포는 올해 상반기 104개로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5월 10일부터 영업을 잠정 중단했던 37개 점포도 폐점을 추진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7월 이후 홈플러스 점포는 67개만 남는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이하 점포 기준)를 지켜왔던 홈플러스가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단 거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로 누구도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조주연 홈플러스 사장 발언·2025년 3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 직후 기자회견)"고 장담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현주소를 짚어봤다. ■ 홈플 현주소① 벼랑에 몰린 입점업체 = 언급했듯 홈플러스는 37개 점포의 폐점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인 7월 3일까지만 영업을 잠정 중단한단 계획이었지만 4일 갑작스레 폐점을 결정했다. 홈플러스 측은 "납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지속돼 폐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홈플러스에 입점한 점포 점주들이다. 홈플러스가 영업을 중단한 이후에도 가게 문을 열어왔지만 이젠 생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폐점 예정인 홈플러스 내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A씨는 "마트가 영업을 중단한 이후 매출액이 70~80% 감소했다"면서 "7월까지만 영업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데 (홈플러스 측은) 실질적인 보상 방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뉴시스] ■ 홈플 현주소② 길 잃은 노동자 = 생계가 위태로워진 건 홈플러스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폐점을 앞둔 37개 점포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35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이번 결정을 '예고된 폐점'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자 B씨는 "점포 운영을 잠정 중단하면서 사측이 휴업수당(임금의 70%)을 지급하거나 다른 점포로 전환 배치하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면서 "영업중단이 결국 폐점을 위한 수순 아니었겠냐"고 꼬집었다. 물론 홈플러스 측은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을 통해 긴급운영자금(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면 휴업수당 등의 지급이 가능하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긴급운영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깊어지면서 당장의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마저 지연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DIP 대출 1000억원을 투입했는데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건데, 이는 '추가자금 20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크게 달라질 게 없음을 시사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 있다는 거다. ■ 홈플 현주소③ 정상화 가능할까 = 이런 맥락에서 입점업체든 노동자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중요한 건 결국 홈플러스의 정상화다. 지난 5월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NS쇼핑(하림 계열사)에 넘긴 홈플러스는 이제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잔존 사업을 제3자에게 매각해 홈플러스의 운영을 정상화하고, 거기서 발생한 매각 대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겠다는 거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지난 2년 새 점포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홈플러스의 매각가는 여전히 2조800억원대(홈플러스 67개 점포 기준 청산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업계 3위로 내려앉은 홈플러스에 수조원을 베팅할 기업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5월 25일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티저 레터(투자 안내문)'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왔다는 건 또다른 변수다. 7월 3일까지 홈플러스가 매각 관련한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청산 수순을 밟을지 모른다. 이 때문인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란 선택 자체가 판단 착오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사진|뉴시스] 이종우 남서울대(경영학) 교수는 "MBK파트너스로선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높게 보고 인수에 나서는 기업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국 홈플러스의 본업과 브랜드의 경쟁력이다. 어렵더라도 홈플러스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부실한 점포를 구조조정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든 후 통매각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거치면서 유동성이 악화했고, 홈플러스의 경쟁력과 이미지 모두 약화했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역량을 집중해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던 67개 점포마저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홈플러스를 찾은 직장인 김성경(35)씨는 "탄산음료를 사러 왔는데 음료 매대가 모두 막걸리 한종류로 채워져 있더라"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즐겨 찾아 장사가 잘되는 매장이었는데 기본적인 상품마저 갖추지 못하고 있으니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회생 절차 1년 만에 달라진 홈플러스의 현주소다. 과연 홈플러스는 새 주인을 찾아 성공적으로 회생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