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조준]'체리피커' 된 인터넷은행…중금리대출 뭐가 문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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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출범 10주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의 역할론이 다시 불거졌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인터넷은행의 '체리피킹'을 지적하며 신용평가 시스템 개편을 예고하면서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정부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단순히 비중을 맞췄는지가 아니라, 기존 금융권이 포착하지 못한 상환능력을 얼마나 새롭게 평가했느냐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구체적으로는 여신 잔액이 가장 큰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2.1%로, 신규 취급건의 평잔 비중은 35.7%에 달한다.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로 32.5%의 실적을 달성했고, 신규 잔액 중 34.5%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다. 토스뱅크의 수치는 각각 34.9%, 48.8%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넘긴 30%라는 기준은 단순한 관리지표가 아니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확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당국이 제시한 일종의 역할 이행 기준이다.
기준이 제시된 건 5년 전이다. 당시 당국의 문제의식도 지금과 같았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90% 이상이 보증부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과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됐다. 특히 사잇돌대출 공급액의 66%는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 차주에게 돌아갔다.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층의 비중도 시중은행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출처 : 금융위원회]
당국은 이때 2023년 말까지 보증 상품을 제외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까지 올리라고 주문했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시 신사업 인가에 제동을 걸겠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기한 내 목표치 이행에 성공했고, 2024년부터는 3개년간 적용될 계획이 수립됐다. 마찬가지로 30%의 기준이 적용됐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 초과 대출 잔액도 산출 비중에 포함됐다.
그 결과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든 인터넷은행은 목표치 수준에서 대출 비중을 유지했다.
[출처 : 카카오뱅크]
문제는 목표 비중을 채운 이후에도 인터넷은행을 향한 당국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국이 보는 핵심은 더 이상 정량 기준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은행이 자체 데이터와 비대면 영업 기반을 활용해 기존 은행권과 다른 방식으로 상환능력을 평가했는지가 쟁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 실장의 발언도 이 지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낡은 신용평가의 틀을 넓혀야 한다며, 소비·납부·플랫폼 활동 등 일상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차주의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신호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을 향해 확보한 데이터로 만든 결과물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체리피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교롭게도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계획은 올해 말 종료된다. 내년 이후 적용될 새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후속 기준에는 타이트한 비중 관리와 함께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성과를 점검하는 방향이 담길 수 있다. 현재는 업계의 고도화 이행 현황을 점검하는 수준이다.
업계도 평가모형 정교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CSS를 보완하는 동시에,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을 위한 별도 모델 개발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소액이나 간편 결제정보, 유통 정보 등 대안정보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도 카드가맹점·사업자·온라인플랫폼 정보 등을 활용해 사업자 개별 업종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모델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역시 기존의 개인 고객 대상 CSS를 넘어, 개인사업자 법인을 위한 특화 모델 재설계할 계획이다.
그간의 성과도 있었다. 지속적인 모델 고도화로 금융에서 소외됐던 계층이 제도권 내로 편입됐다. 카카오뱅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중신용대출을 받은 고객 중 절반 이상은 1개월 내 신용점수가 평균 46점 올랐다. 대출을 실행한 5명 중 1명은 신용도가 개선돼 고신용자로 전환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대안 평가 모델의 개발이 초창기에 지연되면서 '메기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본다"며 "개발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검증 작업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CSS 고도화를 진행 중이고,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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