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조선 부른 美 해군…실제 계약선 TAA·CMMC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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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골든 플릿' 추진 속 MRO 협력 확대 주목대기업 따라 진출하는 중소 협력사 '인증에만 7억'현지 법조계 "공급망·보안 인증 선제 대응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미국 해군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 확대에 나섰지만 미 국방 조달시장에서는 공급망 원산지(TAA)와 사이버보안인증(CMMC) 등 예상 밖 규제가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떠올랐다. 정무적 동맹과 별개로 실제 계약 단계에서는 컴플라이언스 검증이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해군 '골든 플릿'…K-조선에 기회의 문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 해군은 최근 공개한 'FY2027 함정 건조 계획'에서 '골든 플릿(Golden Fleet)'을 공식 명칭으로 내걸고 동맹국 협력 확대 기조를 드러냈다. 미국 내 조선 역량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동맹국 협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미 기술협력 기조와 맞물려 한국 조선업계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백악관이 올해 2월 발표한 '아메리카 해양 행동 계획(MAP)'도 동맹국과의 조선 협력 확대 방침을 명시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이미 미 해군과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헌팅턴 잉걸스와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보조함 건조 프로그램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 HD현대와 안두릴(Anduril)은 미 해군용 자율 무인수상정 개발에 공동 착수한 상황이다. 올해 4월까지 한화오션·HD현대가 따낸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물량은 총 4척으로, 작년 일년치 물량을 단 3개월 만에 채웠다.
"정무적 동맹이 계약을 자동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현지 법조계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미국 공공 계약 전문 대형 로펌 브래들리 아란트(Bradley Arant Boult Cummings)는 이달 '한국 딥테크·방산 기업의 미 정부 시장 진입 법률 분석'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를 작성한 아론 비즐리 변호사는 "한미 정부 간의 지정학적 기술·안보 동맹 기조가 한국 기업들의 실질적인 계약서상 시장 진입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브래들리 로펌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이노폴리스 프로젝트 2026' 행사에서 기조 연사로 나서 한국 스타트업·방산 기업들에게 미국 조달 장벽 관련 내용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폴리스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혁신재단이 지원하는 한미 양자 이니셔티브로, 한국 기업의 미국 공공부문·방산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브래들리 아란트 리포트에 따르면 가장 큰 복병은 무역협정법(TAA)에 따른 공급망 원산지 리스크다. 한국은 TAA 지정국 자격을 갖춰 연방 조달 입찰 참여가 가능하지만 최종 완제품을 구성하는 하위 부품이나 원자재 공급망에 중국 등 미지정 국가의 소스가 포함될 경우 조달 자격이 제한된다. 원산지 규정 위반은 단순 계약상 불이익을 넘어 허위청구법(False Claims Act)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미국 정부조달 계약에서 TAA 등 원산지 요건을 허위로 인증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 배상과 민사벌금이 문제 될 수 있어 계약 전 공급망 정밀 실사(Audit)가 핵심 절차로 꼽힌다.
미 국방부(DoD) 조달에서 CMMC 2.0 관련 최종 규칙이 확정된 이후 신규 국방 계약을 중심으로 단계적 적용에 들어가면서 국내 조선·방산 협력사들의 인증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신규 DoD 계약에 CMMC 요건을 단계적으로 명시하기 시작했고 오는 11월부터는 2단계가 시작된다. 특히 통제비분류정보(CUI)를 다루는 일부 Level 2 계약은 미국 공인 제3자 평가기관(C3PAO)의 평가가 요구될 수 있어 중소 협력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방정부 클라우드인증(FedRAMP) 역시 인증 완료까지 통상 12~18개월과 50만 달러(약 7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CMMC 인증도 유사한 수준의 시간·비용이 요구된다. 대기업이 미 해군 MRO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하청 협력사들이 인증 장벽을 넘지 못하면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국방·우주항공 분야의 수출통제령(ITAR·EAR)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방산·우주항공 기술자료의 해외 이전이나 외국인 접근은 수출로 간주될 수 있다. 계약 초기 단계에서도 기술자료 공유 범위에 대한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바이 아메리칸' 강화…현지화 압박도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2일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사저인 마러라고리조트에서 ‘황금함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산 제품 우선 조달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현재 연방 조달 물품의 미국산 비율 기준이 65%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로, 2029년 이후에는 75%까지 강화될 예정이다. 방산 계약이나 보안 인가가 필요한 사업에서는 외국인 소유·지배·영향력(FOCI)에 대한 검토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분 구조나 해외 자본 연계성이 민감 정보 접근 문제와 연결될 경우 추가 심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HD현대의 현지 거점 구축이 이러한 자국 중심 공급망 규제와 보안 컴플라이언스 요건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비즐리 변호사는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컴플라이언스를 계약 체결 이후 챙기는 일회성 체크박스가 아니라, 사업 초기 단계부터 필수적인 기반 투자로 취급하는 기업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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