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팔고 끝" 추심시장 바꾼다…금융위,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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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제서 허가제로 개편…금융사 50% 이상 출자·자본금 30억원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6월 가동…신용평가·건전성 규제까지 손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출처=금융위원회]
장기 연체채권을 싼값에 사들인 뒤 회수 극대화에 집중해온 매입채권추심 시장이 허가제 중심으로 재편된다. 금융위원회는 진입 문턱을 높이고 채무자 보호 장치를 강화해 장기·과잉 추심이 시장 안에서 스스로 억제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28일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구성 및 운영방향'과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2000억원 규모 장기연체채권 소각과 하나미소금융재단 1000억원 추가 출연 등을 담은 포용금융 방안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후 새도약기금과 신용사면, 정책서민금융 금리 인하와 공급 확대 등을 통해 금융소외계층을 신속히 구제해 왔다"며 "이제는 금융소외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현장에 착근시켜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인터넷은행 도입과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도 과거 이력에 치우친 신용평가, 서민금융기관의 역할 미흡 등 금융 배제를 만드는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가동하기로 했다.
◆매입채권추심업, 등록제서 허가제로 전환
이번 회의의 핵심은 매입채권추심업 규제 체계 개편이다.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회사 등이 보유한 연체채권을 사들인 뒤 채무자에게 직접 회수하는 업이다. 금융위는 현행 등록제가 진입 제한이 약해 채무자 보호에 취약하다고 보고 허가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허가제 전환 방향으로 규제차익 해소, 전문화와 채무자 보호 강화, 기존 업체의 연착륙 유도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매입채권추심업에도 채권추심업 수준의 허가 요건을 도입한다. 금융회사가 50% 이상 출자해야 하고, 자본금 30억원을 갖춰야 한다. 타당하고 건전한 사업계획, 대주주의 충분한 출자능력과 건전한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전문성도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인적·물적 요건도 강화된다. 전문인력을 포함해 20명 이상 상시고용 인력을 확보해야 하고, 민감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전산보안설비를 갖춰야 한다.
이해상충 방지 장치도 들어간다. 채무자와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대출·대출중개업무 겸영은 금지된다. 다만 인수한 부실채권의 보전·추심, 채무관계자 조사, 담보 부동산 취득, 부실채권 출자전환에 따른 지분 인수 등 매입채권추심업 수행에 필요한 부대업무는 허용된다.
금융위는 채권추심법, 개인채무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뿐 아니라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이 업체 내규와 추심업무 과정에 반영되도록 규제 체계도 정비하기로 했다.
기존 업체에는 3년의 전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유예기간 중 등록 유효기간이 끝나면 한 차례 갱신할 수 있다. 다만 갱신한 등록 유효기간은 전환 유예기간까지만 인정된다. 전환기간 안에 허가를 받지 못한 업체는 기간 종료 뒤 6개월 안에 보유 연체채권을 다른 금융회사나 허가받은 매입채권추심업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신용평가·건전성 규제까지 포용금융 틀 새로 짠다
금융위는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현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체계 아래 설치한다. 추진단은 감독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로 운영된다.
감독총괄분과는 금융회사 안에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를 지정하는 방안과 임직원 면책 등 금융시스템 전반의 규범과 지배구조를 다룬다. 포용금융을 일시적 캠페인이 아니라 금융회사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정책서민분과는 정책서민금융 체계를 새로 점검한다.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모델과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구축이 핵심 의제다.
금융산업분과는 건전성 규제 전반을 들여다본다. 금융위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이후 건전성 중심으로 형성된 감독체계가 의도치 않게 금융 배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규제의 철학과 설계 원칙을 다시 살필 계획이다. 인터넷은행과 상호금융의 포용금융 역할 강화 방안도 논의한다.
신용인프라분과는 신용평가체계를 손본다. 과거 연체 이력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상환능력과 상환 의지를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연체정보 활용 기준과 비금융정보 활용 체계를 정비한다.
◆하나금융, 중저신용자·소상공인에 3조 공급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3대 현장 맞춤형 포용금융 이행방안'을 발표했다. 금융 양극화 해소, 금융 자립 지원, 포용 인프라 확충을 축으로 2030년까지 16조원 규모 포용금융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 말 기준 공급액은 1조3000억원이다.
하나금융은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 특화 금융을 공급한다. 6월에는 2조원 규모 '하나원큐중금리대출'과 1조원 규모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을 출시한다. 하나원큐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 한도, 연 5.5%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또 2000억원 규모 연체채권을 선제적으로 소각할 계획이다. 대상은 특수채권 편입 후 5년이 지난 5000만원 이하 개인 채무자 관련 채권이다.
하나금융은 개인채무자보호법 대상 개인채무자의 채무조정 확대 32억원, 특수채권 원리금 탕감 34억원, 장기분할상환 프로그램 대환 신규 지원 470억원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만기 전후 연체대출과 프리워크아웃 대상 대출 등에 대해 금리를 0.5%p 일괄 인하한 장기분할상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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