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韓 산업정책, 돈 쓰는 곳은 많은데 알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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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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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정책의 정량 분석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 발표 韓 산업 재정지원 GDP 대비 1.06%… OECD 평균(1.55%) 크게 밑돌아 사업 수는 많은데 쪼개기 지원 심각… "허핀달 지수 최하위 수준" 국가별 산업정책 재정지원 규모와 집중도 /자료=산업연구원 글로벌 주요국들이 자국 중심의 파격적인 산업 보조금 정책을 강화하지만, 한국만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 산업정책은 지원 사업 수는 가장 많지만 개별 예산은 쪼개져 있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24일 OECD 산업전략 정량화 프로젝트(QuIS)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한국 산업정책의 정량 분석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사회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OECD 주요국의 산업정책 관련 재정지출(보조금 및 조세지출)은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OECD 20개 회원국의 평균 재정지원 규모는 201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34%에서 2023년 1.55%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이와 정반대의 행보다. 한국의 산업정책 재정지원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1.37%)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돼, 2023년에는 GDP 대비 1.06%에 머물렀다. 이는 OECD 20개국 평균인 1.5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정책금융(대출·보증·VC) 상황도 대동소이하다. 2023년 기준 한국의 금융지원 규모는 GDP 대비 0.49%를 기록하며 OECD 평균(0.9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단기 지원 성격이 강한 수출금융의 경우에만 한국의 수출 중심 산업 특성이 반영돼 OECD 평균 대비 약 2배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예산 규모 자체도 작지만, 더 큰 문제는 한정된 자원이 사방으로 잘게 쪼개져 투입되는 '지출의 파편화'다. 개별 정책 사업 단위 현황을 보면, 한국은 비교 대상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의 정책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사업별 재정지출을 바탕으로 예산의 집중도를 평가한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에서는 분석 대상 20개국 중 칠레 다음으로 낮은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간판은 무수히 많지만 개별 사업의 예산 규모는 턱없이 작아, 이른바 '나눠먹기식' 분산 지출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국 산업정책이 상대적으로 산발적으로 추진되었음을 보여 주며, 비효율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미국, EU, 중국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AI, 미래차 등 특정 첨단전략산업을 콕 집어 전폭 지원하는 '수직적(Vertical) 표적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한국은 모든 산업에 범용적으로 적용되는 산업환경 개선 중심의 '수평적(Horizontal)' 정책 비중이 65.0%로 여전히 우세를 보였다. 과거 기술혁신이나 경쟁 촉진 등 시장 환경 개선 중심으로 제도가 전환된 흐름을 반영한 결과지만, 급변하는 기술 패권 경쟁 상황에는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직적 정책 내에서도 장기간 축적된 제조업(소재·부품·장비 R&D 등) 중심의 정책 지출 관성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났다. 제조업 편중 지출이 지속되다 보니, 미래 핵심 먹거리인 AI나 정보통신 등 비제조업 분야의 신산업 지원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경제안보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 산업정책의 구조적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최근 산업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집중도를 과감하게 끌어올려 필요한 곳에 대규모 재원을 집중하여 투입하는 방식으로 정책 체계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며 "양적 확대와 더불어 정책 우선순위를 재설정하고 정책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통폐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제조업 편중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AI, 정보통신 등 비제조업 분야의 신산업까지 신속하게 지원 범위를 넓힘으로써 글로벌 기술·산업 지형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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