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제도화’ 고집하는 노조… “긴급조정권 발동” 목소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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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측 추가 대화 거부 의사 밝혀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마저 희박중노위, 16일 사후조정 재개 요청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사측이 중재와 대화의 끈을 이어가려 하고 있지만 노조의 요지부동에 기대했던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반도체 공정에 큰 차질이 생긴다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 훼손과 삼성전자 신뢰도 저하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위약금 지급 요구 등으로 배상 책임도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와 지역·국가경제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은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빨간불 켜진 삼성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일주일 앞둔 14일, 긴장감이 감도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전자 사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유희태 기자
중앙노동위원회는 16일에 사후조정을 재개하자고 삼성전자 노사에 공식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번 노사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실질적인 교섭의 자리로 2차 사후조정회의 요청을 권고했다”고 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중노위 중재로 지난 11∼12일 사후조정 회의에 나와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빈손으로 물러났다. 삼성전자 사측도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립니다’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사측은 “최근 진행된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 입장이 없는 한 추가 대화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회사 측 제안에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 제도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될 경우에만 대화에 임하겠다. 15일 오전 10시까지 (전영현) 대표이사가 직접 답하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노조는 “(사측의) 변화가 없을 경우 적법한 쟁의행위인 ‘파업’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압박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쟁점은 성과급 재원과 상한 폐지의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대한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고 ‘연봉 50%’ 상한 폐지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의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1차 사후조정 과정에서 제시된 특별 포상은 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 12% 재원을 부문 공통 7 대 사업부별 3으로 배분하자는 내용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인 340조원으로 보면 12%는 41조원가량 되는데도 노조는 꿈쩍하지 않았다.
이대로 파업이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진행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가동 준비에 드는 기간 합쳐 한 달 가까이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에 따른 직접적 손실만 천문학적인 규모로 예상된다. 더 뼈아픈 점은 고객사와의 신뢰 훼손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가격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삼성전자와 3~5년 규모의 LTA(장기공급계약)를 체결하고 있다.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순간 위약금과 배상 책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다른 회사 간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은 일반 D램 제품은 경쟁사에 물량을 뺏길 수도 있다. 선두 업체를 추격하기 시작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SK하이닉스를 포함해 대만의 TSMC, 난야 테크놀로지 같은 경쟁사들은 삼성전자 파업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구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한목소리로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되며 노사 간의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계와 학계 일각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삼성전자 파업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요구를 방치한 채 파업 가능성만을 문제 삼지 말라”며 “노동자의 정당한 쟁의권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진욱·이지민 기자, 세종=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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