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삼성전자, '원칙과 타협' 두 토끼 잡았다…기존 성과급 체계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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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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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극적 합의가 남긴 긍정성과 위험성②] 노조 요구안 수용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성과주의 원칙도 유지 대화 바탕으로 합리적인 대안 도출…노사 협상 선례로 주목 [편집자주] 극한 대치 속에서도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숙의를 거듭한 삼성전자 노사의 인내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빛을 발하며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국가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파국을 막았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삼성전자 노사는 합의를 통해 명분과 실리를 챙겼고 정부는 공공의 이익을 지켰다. 그러나 적자 사업부에도 억대 성과급이 지급되는 선례를 만들어 다른 대기업에 '삼성도 줬다'라는 식의 연쇄적 요구를 촉발할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합의가 우리 사회에 던진 명암을 진단한다.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인 임금 협상을 통해 균형잡힌 절충안을 마련했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 노조의 핵심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하는 한편 회사의 성과주의 보상 원칙과 미래 투자 여력도 함께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속 자율 교섭을 통해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평균 임금 인상률(6.2%)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유지 ▲반도체(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노조 요구가 상당 부분 수용된 것은 물론 회사가 지키고자 했던 경영 원칙 및 핵심 재원도 확보됐다. 합의안 찬반 투표는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확정시 향후 10년간 운영된다. 합의안의 화두는 새롭게 신설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다. '사업성과'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편성하고 별도 지급 한도를 두지 않는 게 핵심이다. 앞서 노조는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사측은 이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영업이익을 성과급에 고정 연동할 경우 인건비 부담 확대는 물론 투자 재원 감소, 경영 자율성 축소 등 회사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번 합의에서는 영업이익을 포괄하는 동시에 비교적 유연한 개념인 '사업성과'라는 표현을 사용해 노사 간 접점을 찾았다. 사업성과 개념 특성상 특정 회계 지표에 종속되지 않는 만큼, 향후 성과급 제도 운영 과정에서도 경기 변동과 사업 환경 변화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경영성과급 세후 전액을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도 유의미한 성과다. 임직원이 자사 주식을 보유하는 순간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되기 때문에 주인의식과 충성도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조건도 전략적인 판단이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는 반면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또 다른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했다. 이를 통해 주요 인력의 안정적인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 숙련 인력 이탈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유사한 형태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상 제도를 선제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RSU는 일정 기간 회사를 재직한다는 전제하에 임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한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현금 보너스 10~30% 수준에 달하는 대규모 RSU를 지급하고 있고, TSMC는 핵심 인재들에게 주식을 3~4년에 걸쳐서 분할지급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사업부별 실적에 따른 차등 구조도 유지됐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의 철학 아래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배분 비율을 '부문 40%·사업부 60%'로 확정했다. DS부문 성과급 재원 40%는 DS부문 전체가 함께 나눠 갖고, 나머지 60%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공동조직 등 각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식이다. 당초 노조는 '부문 70%·사업부 30%' 구조를 주장하면서 사측과 협상 막판까지 대립했지만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 구조 적용 시점을 1년간 유예하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회사는 기존 성과주의 원칙을 타협 없이 유지했고 노조도 완충 기간이 확보되면서 실적 개선 및 추가 성과급 지급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합의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 업계에서는 양측이 추가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했다고 진단한다. 특히 총파업 압박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의 실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산업계 임금협상 과정에 의미있는 시사점을 남겼다는 분석이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등 원하는 성과를 얻었고, 경영진도 성과주의 원칙을 지키는 등 크게 손해 본 부분은 없다"며 "양측이 각자의 핵심 요구를 절충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리스크를 일부 해소한 점에서도 높게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총파업에 따른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노사 협상 타결 이후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노사 합의 다음 날인 21일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 오른 29만9500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코스피도 606.64포인트 상승한 7815.59로 마감했다. 바로 다음 날인 22일에도 삼성전자는 장중 30만원선을 돌파했으며, 코스피 역시 7800선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노조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향후 주식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주식 형태로 지급되는 성과급 비중이 크기 때문에 주가 부양을 위한 임직원 노력, 회사의 주주환원 노력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동행미디어 시대 & sida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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