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와 호주 '국부펀드 오류'에서 배울 점 [한국형 국부펀드 탐구서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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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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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연속기획 넘버링+‘한국형 국부펀드’ 탐구서 2편정치 배제하고 펀드 목표 설정펀드 운용 인프라 미리 완비안정적 재원 마련 방안도 고민 우리는 '한국형 국부펀드' 탐구서 1편에서 아일랜드와 호주가 특정 산업에서 비롯된 초과 세수를 기반으로 펀드를 만들어 운영한 사례를 살펴봤다. 때마침 이재명 정부도 반도체 호황 덕분에 더 걷힐 국세 수입을 활용해 한국형 국부펀드를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린 두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 넘버링+_한국형 국부펀드 탐구서 1편 초과 세수를 펀드로? 가야 할 길 가지 말아야 할 길2편 아일랜드와 호주 '국부펀드 오류'에서 배울 점 정부가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로 '한국형 국부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일랜드와 호주의 사례를 다시 한번 간략히 정리해보자. 아일랜드는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법인세 정상화 조치를 취하면서 세수가 확 늘었다. 아일랜드는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고령화에 따른 장기 재정 압박에 대비하고자 했고, 2024년 관련법을 만들어 미래아일랜드기금(FIF)을 출범시켰다. 독특한 건 펀드 재원을 가변적인 법인세 실적이 아닌 국민총생산(GDP)의 0.8%로 명문화했다는 점이다. 세수는 변동성이 있으니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대신 경기가 좋지 않을 땐 의회의 결의를 거쳐 최대 0%까지 감액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뒀다. 이처럼 꼼꼼하게 준비했지만 허점이 있었다. 펀드 인프라를 사전에 갖추지 않은 탓에 펀드 재원의 첫 납입 후 1년 반이 다 되도록 운용 자체를 제대로 못했다. 그 바람에 아일랜드는 6억3000만 유로(약 9200억원)에 이르는 기회비용을 날렸다. 이번엔 호주를 보자. 2001년 이후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대중對中 석탄ㆍ철광석 수출이 빠르게 늘면서 세수가 크게 증가했다. 그런데 호주 역시 고령화로 인한 재정 악화, 공무원 퇴직연금의 미적립 부채 증가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결국 2006년 관련법을 제정해 미래펀드(FF)를 만들었다. 착실하게 재원을 투입한 아일랜드와 달리 호주는 펀드 설립 초기(2006~2008년)에 재정 흑자분과 국영 통신사 지분 매각 수익 등으로 재원을 충당했다. 이후 추가 납입 없이 수익 재투자만으로 자산 규모를 당초의 4.4배로 키웠다. 그게 가능했던 건 실질 수익률 극대화를 펀드의 제1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주의 미래펀드는 최근 흔들리고 있다. 원칙적으로 펀드의 소유권을 가진 재무장관은 운용지침을 맘대로 변경할 수 있었는데, 2024년 11월 앨버니지 노동당 정부가 의회 동의 없이 운용지침을 개정한 게 화근이 됐다. 실제로 호주 정부는 '에너지 전환 지원, 주택 공급 확대, 국내 인프라 건설'을 '국가 우선순위'로 명시하고, 펀드 투자 결정 시 이를 고려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로 인해 독립성 훼손과 수익률 저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 국가의 사례를 보면 명확한 특징이 보인다. 아일랜드는 펀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인프라 미비'로 초기 운용에 실패했다. 호주의 펀드는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는 한계를 노출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명확하다. 첫째, 펀드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호주 사례에서 보듯 수익률에 방점을 찍는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한국형 국부펀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정치적 입김이 들어가면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재정경제부가 2월 발표한 '한국형 국부펀드 추진방안'은 곱씹어볼 측면이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전략산업에 장기 투자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 입김'이 들어갈 여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래선 펀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사진|뉴시스] 둘째, 운용 인프라를 사전에 완비할 필요가 있다. 아일랜드처럼 펀드를 먼저 만들고 운용 체계를 나중에 갖추면 수조원의 기회비용을 날릴 위험이 있는 만큼 '펀드 전담 운용기관 설치' '독립적인 투자위원회 구성' '수탁기관과 외부 운용사 선발' 등의 절차를 미리 밟아야 한다. 셋째, 초과 세수 자체만을 납입 재원으로 삼으면 업황에 따라 납입이 중단되거나 규모가 급감하는 구조적 불안정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재원 마련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아일랜드처럼 GDP에 연동하되 사정에 따라 납입액을 감액할 수 있게 하는 건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정부가 구상 중인 '한국형 국부펀드'는 장단점이 없지 않다. 관건은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줄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얼마를 넣느냐'보다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더구나 국부펀드는 한번 설계가 끝나면 수정이 어렵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이 역시 정부의 책무다. 김진욱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email protected]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email protected]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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