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주거비·취업난 삼중고...대구 결혼시장 더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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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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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예비부부들, “신혼여행 축소·변경”신혼집 비용이 전체 결혼비용의 80% 이상...대출·주거 부담 여전대구 청년실업률 전국 웃돌며 20대 순유출 지속...결혼 기반 약화 국제유가 상승과 주거비·대출 부담, 취업난 등이 겹치며 대구지역 청년층의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 생성이미지 "원래는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결국 발리로 바꿨어요" 오는 11월 결혼을 앞둔 A(31)씨는 최근 신혼여행지를 바꿨다. 중동발 국제유가 불안으로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유럽 대신 동남아로 방향을 튼 것이다. A씨는 "신혼집 대출이랑 혼수 비용도 부담인데 여행 경비까지 오르니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 높은 주거비와 취업난으로 결혼을 미루던 대구 청년층에게 중동발 국제유가 불안이 신혼여행 비용 상승이라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대신 동남아"...유류할증료 급등에 신혼 여행 선택지 변화 최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예비부부들의 신혼여행에도 계획 변경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3월16일~4월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로, 이는 유류할증료 최고단계인 33단계 기준(갤런당 470센트)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중동 전쟁 전인 2개월 전보다 약 2.5배 급등한 수치다. 대한항공 기준 뉴욕 노선 왕복 유류할증료는 지난 3월 약 19만 원 수준에서 이달 약 112만 원까지 급등했다. 괌 노선 역시 같은 기간 편도 기준 약 3만9천 원에서 약 25만 원 수준까지 뛰었다.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장거리 노선의 부담이 커지면서 유럽이나 미주 대신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선택하는 예비부부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동 전쟁 전만 해도 유럽 등 장거리 신혼여행 문의가 많았는데, 유가 급등 이후로는 푸껫이나 발리, 푸꾸옥 등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국가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특히 신혼여행 예산을 기존보다 30~40% 낮춰 잡거나 아예 일정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은 넘치는데...신혼집 부담은 여전 예비부부들의 가장 큰 부담은 여전히 주거비다. 대구는 전국 최상위권 수준의 미분양 적체 지역으로 꼽히지만, 청년층이 체감하는 신혼집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반응이다. 즉 미분양 물량이 많더라도 청년층이 선호하는 도심 신축이나 직주근접 지역은 가격 부담이 여전하고, 높은 금리 탓에 초기 자금 조달이 더 큰 장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6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신혼부부 평균 결혼 비용은 약 3억8천만 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신혼집 마련 비용만 약 3억2천만 원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대구시는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원 건수는 지난 2023년 1천433건에서 지난해 1천757건으로 증가했으며, 평균 지원금액 역시 같은 기간 54만 원에서 66만 원 수준으로 늘었다. 그만큼 주거비와 대출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신혼부부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북지방데이터청의 가장 최근 집계 기준(2021년)으로 보면 대구 신혼부부의 소득 중앙값은 4천809만 원으로 전국 평균(5천236만 원)의 91.8% 수준에 그쳤다. 반면 금융권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4천500만 원으로, 지난 2017년(8천725만 원) 대비 약 1.7배 증가했다. 소득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반면 대출 부담은 커지면서, 지역 청년층이 체감하는 신혼집 마련도 갈수록 부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 청년 유출·취업난...결혼 기반 약화 지역 청년층의 취업난과 지역 이탈도 결혼시장의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 청년실업률(15~29세)은 8.6%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7.4%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수치다. 또한 2025년 대구지역 20대 순유출은 4천800여 명으로, 전체 순유출(약 5천400명)의 90%에 해당한다. 혼인 지표 역시 하락세다. 동북지방데이터청에 따르면 2021년 대구의 신혼부부는 약 4만5천 쌍으로 2016년 대비 26.5% 감소했다. 대구의 혼인율은 특·광역시 중 최하위이며 전체 시·도 가운데서는 3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대구 청년층에게 결혼은 더 이상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의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발 유가 불안까지 겹치면서 결혼을 앞둔 청년층의 부담은 한층 커질 가능성이 크다. 서고은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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