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이 준 한·미 상설 통화스와프 기회…신현송 총재,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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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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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생각]아랍에미리트연합, 미국에 통화스와프 요청위안화 득세도 막기 위해 미국이 확대 검토중美연준 파트너인 한은이 적극적인 역할 해야성사되면 환율 급락하고 외국인 주식투자 급증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이 중동전쟁의 충격을 받은 일부 국가에게 상설 통화스와프(통화 교환)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국이 포함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는 캐나다·일본·EU(유럽연합)·영국·스위스 등 5개국 뿐이다. 외국의 중앙은행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서 달러를 빌리려면 뉴욕연방준비은행(뉴욕연준)에 미국 국채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중앙은행간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 국채 대신 자국의 화폐, 예컨대 한국의 경우 원화를 담보로 맡기고 달러를 빌려올 수 있기 때문에 달러 조달이 쉬워진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하자 미국과 한시적인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 미국, 상설 통화스와프 확대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1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해 온 것과 관련, “도울 수 있으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인 4월 22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중동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4월 24일에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검토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베센트 장관은 중동전쟁 이후 많은 동맹국들이 전쟁의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해왔다며 중동 및 아시아 국가들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화스와프를 요청한 많은 나라들은 재정 상황이 튼튼하고, 외환보유액도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는 주요 국가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안정적인 시기에도 추가적인 금융안전 장치를 모색하는 동맹국들의 선제 대응과 위험 관리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4월 22일 상원 청문회에서 외국과의 상설 통화스와프 확대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베센트 장관은 더 나아가 “상설 통화스와프 대상국 확대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미국 달러 조달 센터를 만드는 계획의 첫 번째 주요 작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 지배력과 기축통화 지위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통해 강화되며, 문제 소지가 있는 대체 결제 시스템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도 정책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으로 중국 위안화 결제가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센트 장관은 이어 이러한 조치로 미국 달러의 사용과 유동성이 확대되고 세계 각국의 달러 조달이 원활해지며, 미국과의 무역과 미국으로의 투자가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또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금융경색 상황에서 미국 자산의 무질서한 매도를 방지하고 미국의 금융시장·기업·가계에 미치는 충격을 막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청 국가는 공개 안 해 베센트 장관은 통화스와프를 요청한 국가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 관계인 UAE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이 트럼프 일가의 UAE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중동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와도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국가 중 미국과 임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경험이 있는 한국·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통화스와프를 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한 방법은 미국 재무부가 외환안정기금을 동원해 달러를 팔고 다른 나라의 화폐를 사들이면서 상대국에 달러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외환안정기금이 2190억달러에 불과해 한 나라에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통화스와프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 사진은 케빈 와시 연준 의장 지명자가 지난 4월 21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다른 방법은 미국 연준이 다른 나라의 화폐를 담보로 미국 달러를 빌려주는 것이다. 연준은 달러를 무제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빌려 줄 수 있는 금액의 제한이 없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에 이르고 국부펀드가 2조달러에 달하는 UAE가 통화스와프의 1차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 UAE의 통화스와프는 미국 재무부 방식이 아니라 연준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준 방식으로 처리하려면 케빈 와시 연준 의장 지명자의 임명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그가 취임하고 나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와시 지명자는 지난 4월 21일 인사청문회에서 통화정책 이외의 분야, 예를 들면 국제금융 분야에서 재무부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낙점 가능성은? 그렇다면 한국은 미국의 이번 확대 대상에 선정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베센트 장관의 말을 분석해 볼 때 한국도 미국의 검토 목록에 올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확대 대상으로 ①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했고 ②외환보유액이 많으며 ③재정 상황이 튼튼하고 ④통화스와프 이후 대미 무역이나 투자를 활발히 할 우방국을 언급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한·미 투자협정 협상 당시와 그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할 때 원활한 미국 투자를 위해서는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달러가 부족하지 않다며 거절했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을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재정 상황도 나쁘지 않은 국가로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키려면 정부 부처간 협력도 중요하다. 구윤철(오른쪽) 경제부총리가 지난 4월 17일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재정경제부 미국이 주도적으로 상설 통화스와프 대상 국가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점도 한국에게 희망적인 요인이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자국이 글로벌 금융불안의 원인을 제공하거나, 코로나 사태처럼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확산될 때 한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었다. 그 이외에는 한국이 요청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에 중동전쟁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의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다. 또 중동전쟁의 부작용으로 중국의 위안화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이 자발적으로 확대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에 한국이 끼어들 여지가 생긴 것이다. 한은이 열심히 뛰어야 베센트 재무장관이 통화스와프 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통화스와프는 주로 중앙은행간에 이뤄진다. 그래서 최종 결정권자는 미국 연준이다. 따라서 새로운 연준 의장이 될 케빈 와시 지명자와 결정을 집행하는 뉴욕연준 실무자들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측 파트너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실무자의 움직임도 그만큼 중요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첫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킬 때도 그랬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공식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추진 지시를 내렸으나 초반에 미국측 반응은 냉랭했다. 그러자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윤용진 팀장 등 실무자들은 외환보유액 운용 때문에 접촉이 잦던 뉴욕연준 간부들을 찾아 호주·덴마크와 맺은 통화스와프를 한국에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팀장은 “그해 10월 초에 달러 유동성(자금) 위기가 심화되자, 유동성 공급 대책을 담당하던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준 부총재를 직접 방문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달러를 공급할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며 “이후 뉴욕연준 내부에서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는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 티모시 가이트너 뉴욕연준 총재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전화 회의를 갖고 한국 등에 대한 통화스와프 확대를 포함한 여러 대책을 연준 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뉴욕연준 간부가 그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한·미 중앙은행 실무자의 접촉이 매우 촘촘하게 이뤄졌던 것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통화스와프 정책을 결정할 때 연준 의장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025년 9월 4일 뉴욕의 한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미국이 상설 통화스와프 확대 계획을 공개하고 대상국 선정에 나설 때에는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최종 결정권자에게 제시하는 국가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오래 근무해 중앙은행 인맥이 넓은 신현송 한은 신임 총재와 한은 간부들이 미국 연준과 뉴욕연준을 향해 열심히 뛰어야 한국이 중동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상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연 4% 정도의 금리만 지급하면 언제든지 미국 달러를 빌려올 수 있다. 외화 안전망이 강화되면서 외환시장이 크게 안정된다. 그 결과 환율은 낮아지고 외국인 주식 투자는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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