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탈달러' 바람…패권 도전 적기 마주한 위안화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이란발 호르무즈 통행료 결제에 '페트로 달러' 균열 "위안화 국제화 기회"…보완적 이중 통화 체제 한계론도 [이미지=GhatGPT] 중동 지역 긴장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무역 무대에서 미국 달러 지배력이 흔들리고, 그 빈틈을 중국 위안화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러시아에 이어 이란까지 위안화를 주요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면서, 중국이 오랜 기간 공들여 온 '위안화 국제화'가 중동 전쟁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변수를 만나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독자 결제망인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통한 거래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CIPS 무역 거래 위안화 결제액은 1조4600억위안(약 314조원)을 기록하며 5년 전보다 3배 가까이 팽창했다. 특히 최근에는 일일 결제액이 1조2200억위안(약 26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위안화가 단순히 중국 내부의 통화를 넘어 국제적인 결제 수단으로서 실질적인 파괴력을 갖추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시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국은 세계 금융 시스템이 달러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2009년 위안화 무역 결제 시범사업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달러 패권 도전에 나섰다. 이후 약 17년간의 끈질긴 노력 끝에 주요 글로벌 결제망인 SWIFT(스위프트) 내 위안화 비중은 2012년 1월 0.3%에 불과했던 수준에서 올해 3월 3.1%(세계 5위)까지 몸집을 불렸다. 특히 무역금융 분야에서의 비중은 8.0%까지 확대되며 세계 2위 자리를 꿰차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위안화의 지역별 결제는 홍콩(75.6%)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영국(6.8%), 싱가포르(4.3%), 미국(2.8%), 프랑스(1.8%) 등 서구권 주요 금융허브로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 위안화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결정적 배경에는 중동 지정학적 위기와 그로 인한 '페트로 달러' 체제 균열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달러가 세계 유일의 패권 통화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단순히 미국 경제력뿐 아니라, 전 세계 원유 결제 대금을 오직 달러로만 치르게 했던 페트로 달러 시스템에 있었다. 1970년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밀약으로 탄생한 이 체제는 모든 국가가 원유를 사기 위해 달러를 보유하게 만들며 달러 수요를 강제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군사 충돌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를 제시하고 실질적인 결제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이 견고한 시스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사우디는 최근 석유 거래 중 위안화 결제 비율이 40%를 상회했으며, 사우디 국영 은행 2곳이 CIPS에 전격 참여하며 결제 인프라를 확장했다. 서방 제재로 스위프트 망에서 배제된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 대금을 위안화로 받는 구조를 정착시킨 데 이어, 중동 산유국들까지 '탈(脫)달러' 흐름에 가세하며 위안화가 달러 패권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이미지=GhatGPT] 중국 내부에서도 현재 상황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 목소리가 나온다. 저우샤오촨 전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상하이 통화포럼에서 "미국이 제재 수단으로 달러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관세를 강화하면서 달러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약화됐다"며 "지금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저우샤오촨 전 총재는 중국이 미국처럼 빚을 크게 늘리며 채권을 대량 발행하지 않아도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위안화가 안전자산으로서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본계정의 전환성을 높이고 금융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내부적인 개혁·개방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위안화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매섭지만 달러 철옹성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달러가 수십 년간 쌓아온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미국의 고도화된 자본시장, 그리고 법적 투명성 등이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은 여전히 절반 이상을 상회하며, 위기 상황에서 가장 신뢰받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위프트 망 기준 위안화 전체 결제 점유율이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달러와의 격차가 여전히 압도적임을 보여준다. 이윤탁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중국 당국은 글로벌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경계해 금융 투명성을 크게 개선하지 않을 소지가 다분하다"며 "중국 지도부의 자본 통제가 지속되는 한 자본통화로서의 위안화 활용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위안화는 기축통화 지위를 탈환하거나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는 '보완적 이중 통화 체제'로 기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최근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