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에어컨 틀면 전기요금 폭탄?…팩트체크 해보니[나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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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만의 전기요금 개편 총정리…산업용 바뀌고·주택용 그대로전기차, 새벽에 집 충전 가장 저렴 …경부하 요금 적용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가정용 전기요금 야간 할증이 6월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퇴근 후 집안일 하는데 큰일났네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오후 6시 이후 가정용 전기요금이 할증된다’는 내용의 게시물과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정부가 49년 만에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한 이후 나온 반응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 계절·시간대별(계시별) 전기요금 개편은 산업용과 일부 일반·교육용 전기에 적용되는 것으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요금과는 무관하다. 올해 여름 퇴근 후 집에서 지난해 수준으로 전기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이 동일하다는 의미다.
전력당국도 현재로서는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시작해 다음 달부터 일반·교육용 요금에도 계절·시간대별(이하 계시별) 전기요금 개편안이 적용된다. 다만 주택용 전기요금은 개편 대상이 아니다.
▶주택용, 49년만에 전기요금 개편 빠져 ‘작년 그대로’=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는 산업용과 주택용 외에도 교육용·농사용·가로등·일반용 등 6개 계약종별로 구분된다. 일반용 외 다른 계약종은 각각 적용되는 경우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일반용은 다른 계약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용도를 포함한다.
산업용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광업과 제조업에 적용되고, 일반 상가(사무실)나 관공서 등은 모두 일반용 전기 사용자다.
지난달 16일부터 적용된 개편안은 산업용 중에서도 사용량이 많은 ‘을’ 사용자가 대상이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공급 증가를 반영해 전력 공급능력이 높은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상승하는 저녁·심야 시간의 요금은 높여 낮 시간대로 전력 소비를 유인하는 것이 목표다.
시간대별 요금 구간 자체는 평일 기준 3∼10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가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인 경부하, 오후 3∼9시는 전력 수요가 많은 최대 부하, 나머지 시간대는 중간부하 구간으로 적용된다.
6월 1일부터는 소규모 공장 등 산업용 ‘갑’, 상가나 관공서 등 일반용, 학교·박물관 등 교육용 같은 계절·시간대별 요금이 적용되는 다른 종별에도 확대된다.
이때도 주택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사용량 증가에 따른 누진제로 운영되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주택용 요금은 현재 200kWh(킬로와트시) 단위로 3단계로 적용된다. 최저와 최고 단계 간 누진율은 2.6배로, 여름철은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구간 상한이 좀 더 높다.
기본요금은 가장 낮은 구간이 910원, 중간 구간은 1600원인데 반해 가장 높은 구간이 7300원으로 크게 뛴다. 전력량 요금 또한 120원/kWh에서 307.3원/kWh로 2배 넘게 차이가 나 많이 쓸수록 훨씬 많이 내는 구조다.
또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에는 1000kWh를 초과할 시 736.2원/kWh로 요금이 대폭 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와 관리사무소 등에서 사용하는 공용 전기는 주택용이 아닌 일반용으로 계량된다.
일반용 전력은 주택용보다 기본요금이 다소 높은 편이나 전력량 요금은 더 저렴하고 누진제도 적용되지 않아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정도로는 공용 전기료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계절·시간대별 요금의 경우 현재 주택용에는 적용되지 않아 이번 개편안과 무관하다”며 “저녁 6시 이후 가정집 전기 요금이 오른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들은 잘못된 것으로, 6월 1일 확대 적용 때도 주택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올해 주택용 전기요금을 개편할 계획은 없다”면서 “집에서 오후 6시 이후 전기를 쓰면 요금이 더 나온다는 것은 가짜 뉴스”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충전, ‘집에서 새벽 충전’ 가장 저렴=전기차 충전 전력에도 이번 개편 체제가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충전은 ‘새벽에 집밥(집에서 충전)’이 가장 싼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이다. 새벽 시간대는 경부하 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또 이번 개편으로 봄·가을철에는 주말 낮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요금 할인이 적용돼 봄·가을(3∼5월, 9∼10월)에는 주말과 공휴일 낮에 기후부, 한국전력공사 등이 설치한 공용충전소에서 충전하면 50% 할인된다.
요금이 가장 높은 최대부하 시간대(여름·봄·가을철 오후 3∼9시·겨울철 오후 9∼12시 및 오후 4∼7시)의 경우 새벽 시간대와 비교해 최대 3배까지도 비싸진다.
할인 대상 충전기 위치와 상세 정보는 기후부 무공해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기차 충전은 개인 혹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설비를 설치해 운영하는 자가소비용과 충전사업자들이 설치해 운영하는 충전서비스 제공사업자용으로 나뉜다. 경우에 따라 아파트에서도 충전서비스 제공사업자용 설비를 운영할 수 있다.
두 종류 모두 계절별(여름·봄가을·겨울), 시간대별(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요금이 다른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가소비용이 충전서비스 제공사업자용보다 조금 저렴하다.
특히 충전서비스 제공사업자용은 사업자들이 한전 요금에 각자 이윤을 붙여 판매하기 때문에 요금이 더 비싸진다.
민간 충전소 요금은 사업자가 이윤을 붙여 정하는 만큼 바뀐 요금체계가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정부는 ‘깜깜이 요금’과 변별력 없는 요금체계 등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각종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완속과 중속, 급속 등의 비용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공공 충전요금은 기존 2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한다.
충전기를 꽂고 나서야 요금을 알 수 있던 ‘깜깜이 요금’을 없애고자 요금을 표지판이나 안내문 등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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