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FIU의 거래소 압박 "큰 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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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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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잇단 제동에 감독 신뢰 균열...업계 "기준 없는 칼질" 당국 "원칙대로 간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상대로 내린 영업 일부정지 처분이 줄줄이 멈춰 서고 있다. 실제로 7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1심에서 처분 취소 판결을 받아낸 데 이어 빗썸도 지난달 30일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됐고 코인원 역시 3개월 영업정지 효력이 5월 29일까지 정지되면서 FIU 제재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상자산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기준 없는 칼질이 난무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한 상태에서 업계는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예상할 수 없는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군멍군FIU는 지난 3월 16일 빗썸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665만건 위반했다고 판단해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징계를 부과했다. 이어 4월 13일에는 코인원에 대해서도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거래금지 의무와 고객확인의무(KYC)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52억원과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두나무는 앞서 지난해 2월 동일한 취지로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법원이 세 건 모두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당장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지난달 9일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부재했고 두나무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차단을 위해 확약서 징구와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 운용 등 자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들어 고의나 중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 역시 지난달 30일 빗썸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처분 효력이 유지될 경우 신규 가입 고객의 가상자산 외부 입출고가 6개월간 제한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등록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가까운 시일 내 허용될 예정인 만큼 처분이 지속될 경우 신규 고객 유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짚었다. FIU는 두나무 1심 판결에 불복해 같은 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미신고 사업자 거래의 자금세탁 위험성과 거래소의 의무 이행 수준에 대해 2심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줄소송이 단일 사업자의 제재 불복으로 한정되지 않는 이유는 4대 거래소에 부과된 제재 수위가 위반 건수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미묘한 지점이다.  당장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던 두나무는 영업 일부정지 3개월에 그친 반면 빗썸은 더 적은 건수로 6개월 처분을 받았고 코인원 역시 건수가 현저히 적은데도 두나무와 동일한 수위가 적용됐다. 거래소별로 제재 강도가 들쭉날쭉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 사안에 사업자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FIU 입장은 이해하지만 사전에 예측 가능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태에서 제재가 먼저 이뤄진 측면이 크다"며 "두나무 사례에서 보듯 위반 여부보다 사업자의 자체 대응 노력과 내부통제 수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이뤄진 행정지도 방식의 한계라는 뜻이다. 사진=연합뉴스 전쟁은 계속된다법원의 제동을 FIU의 패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집행정지 인용은 본안 판결까지의 임시 조치이며 법조계에서는 본안에서 처분의 위법성이 확정된 단계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FIU도 특금법상 미신고 사업자 거래 금지 의무는 명확히 규정돼 있고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처분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공복리를 위해 영업 일부정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도 유지되고 있다. 오히려 업계가 더 긴장하는 지점은 이후 단계다. FIU는 지난 3월 30일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내 사업자가 해외 사업자나 개인지갑과 1000만원 이상 거래할 경우 모든 건을 의심거래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는 시행 시 5대 거래소의 의심거래 보고 건수가 지난해 6만3408건에서 544만5133건으로 85배 급증할 것으로 추산하며 지난달 29일 법제처에 우려 의견서를 제출했다. FIU는 입법예고가 마감되는 11일 이후 거래소들과 면담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기존 의심거래 보고보다 완화된 방식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다만 본사 소재지가 불분명한 해외 거래소를 고위험 거래소로 지정해 코인 입출금을 원천 차단하는 조항 등 핵심 규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글로벌 규제 강화 추세에 맞춰 규제 준수 비용 감수가 불가피하다는 게 FIU의 일관된 기조다. 여기에 7일 업계에 따르면 FIU는 지난 4일 닥사에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 2단계 시행에 대비한 각 거래소의 준비사항 자료를 요청했다. 고객신원확인 절차와 의심거래보고 체계 개선 여부 등 AML 준비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3500여개사의 가상자산 거래가 시범 허용되는 2단계를 앞두고 사전 점검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FIU 산하 자금세탁방지 제재심 인원을 기존 10명에서 20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검사와 제재 안건 병목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법원이 일단 손을 들어줘 한숨을 돌렸지만 FIU는 항소와 동시에 시행령 개정과 인력 확충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생긴 만큼 거래소들의 소송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그 사이 당국은 더 촘촘한 규제 무기로 대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입법 공백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는 9월 정기국회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지방선거와 원 구성, 정무위 일정이 겹치면서 법안 심사는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다. 그 사이 거래소들은 법적 불확실성을 활용해 제재 효력을 멈추고 감독당국은 소송 대응에 발목이 잡히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미 개인 투자자 중심의 투기 시장을 지나 법인 투자와 스테이블코인, 장외거래, 브로커리지 논의로 확장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감독체계는 여전히 과도기에 머물러 있다. 거래소는 커졌고 자금은 몰렸으며 법인 진입까지 임박했지만 제재 기준과 사업자 규율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FIU가 약해서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법적 무기와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더 밀리면 감독당국도 거래소도 투자자도 모두 불확실성 속에 방치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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