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수요·철강 탄소규제 겹쳤다…국민 67% "원전 전력 직구매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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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PPA 도입 긍정 여론 우세…기업 직접구매 모델 주목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국민 10명 중 7명 가량은 원전 전력을 기업이 장기 구매하는 '원전 전력구매계약(PPA)'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연합(EU)이 부과하는 탄소국경세(CBAM)에 따른 철강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도 70%에 육박했습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가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막대한 전력 수요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지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0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실시한 '에너지 정책 2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전 PPA 도입에 대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67.2%로 집계됐습니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15.9%에 그쳤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원전 PPA는 유휴원전 계속운전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기업이 직접 투자하고, 생산된 전기를 운영원가에 기반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제시됐습니다. 산업계의 전력 수요가 커지고 장기 전력 조달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 다수는 기업 직접투자와 장기 구매를 결합한 전력 조달 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CBAM 우려 69.6%…"철강 문제, 국가산업 위기"
CBAM은 유럽 내 생산품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비유럽 생산제품에 대해 배출량 차이에 따른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CBAM이 국내 철강제품의 유럽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69.6%였습니다. 세부적으로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58.0%,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11.6%였습니다.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은 12.6%,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은 12.2%였습니다.
철강 경쟁력 약화가 자동차·조선·건설 등 대표 산업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국가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응답이 48.7%로 가장 많았습니다. '자동차·조선·건설업 정도에 국한된 문제'라는 응답은 28.5%, '영향이 적을 것'은 12.9%,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은 5.4%였습니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해외 생산거점, 특히 미국 생산 확대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등 통상규제 대응'이 44.8%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등 에너지 확보'가 23.1%, '현지시장 수요 대응 및 물류비 절감'이 20.7%, '기업친화적인 투자환경과 세제 혜택'이 7.3%로 나타났습니다. 철강산업의 해외 이전 압력이 관세 문제를 넘어 전력 비용과 공급 안정성 문제로 확장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무탄소전력 해법은 '재생에너지·원전 믹스'
정부의 혁신경제 국정과제인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과 관련해서도 국민들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철강산업의 저탄소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기술개발 정부지원 확대'가 33.9%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제도 강화' 24.7%, '설비투자 정부지원 확대' 24.0%, '저렴한 전력구매방안 마련' 10.4% 순이었습니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생산하는 차세대 공정인 만큼, 기술개발뿐 아니라 안정적인 무탄소전력 확보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저탄소 생산을 위한 전력 조달 해법으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철강산업의 무탄소전력 조달 방안으로는 '재생에너지·원전 믹스를 통한 공급 확대'가 53.4%로 가장 높았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RE100'은 21.9%, 'LNG 발전 확대와 탄소포집·저장 투자 확대'는 14.9%, ‘청정수소·암모니아 해외 수입 확대’는 2.0%였습니다.
원전 전력을 활용한 기업 직접구매 모델에 대해서도 긍정적 인식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월성원전 등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재가동 논의가 산업용 전력 조달 문제와 맞물리면서, 유휴원전을 활용한 장기 전력구매계약이 철강업계의 탄소중립 전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됩니다. 유휴원전 계속운전을 위해 민간투자가 선납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한전 재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57.6%로 집계됐습니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30.4%, '잘 모름'은 12.0%였습니다.
차세대 원전 기술을 활용한 분산형 전력 공급 방안에도 긍정 여론이 우세했습니다.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해상 부유식 발전설비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 응답은 63.0%로, '반대' 21.1%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포항·광양 등 해안 제조 거점과 대규모 산업단지에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대안으로 SMR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K-정책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국민들이 철강 경쟁력 문제를 단순한 업종별 현안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정책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탄소국경세와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려면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고,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무탄소전력 공급 체계를 원전 PPA, SMR, 전력망 투자, 정책금융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소환원제철은 기술개발, 대규모 설비투자, 안정적인 무탄소전력 공급이 동시에 맞물려야 가능한 과제"라며 "정책금융은 개별 기업 부담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철강·전력·금융을 연결하는 산업 전환 인프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전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기업이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월성원전 등 유휴원전 활용, 장기 전력구매계약, 국민참여형 에너지 금융모델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17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웹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9%포인트입니다.
이지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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