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호황·코스피 질주에도 원화 최약세…외신들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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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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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붐에도 불구하고 1500원대 환율 '금융위기 수준'"수출대금 국내환류 제한·외국인 주식매도 등 영향…그래도 근본적 수수께끼" 외국인의 주식 매각 대금 환전 수요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환전소로 향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사상 최대 반도체 수출 호황에도 한국 원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약세 수준에 머무는 수수께끼 같은 괴리 현상에 주요 경제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주가와 수출은 급등하는 반면 원화 가치는 금융위기 수준으로 주저 앉은 이례적 현상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근본적인 수수께끼'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더 이상 원화 강세로 직결되지 않는 경제 구조 변화에 주목하며 한국 경제의 새로운 딜레마를 조명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선임연구원은 29일 FT 기사에서 "반도체 수요 급증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국가 가운데 하나가 여전히 위기 수준의 환율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은 근본적인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FT는 원화 약세의 두 가지 요인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리밸런싱을 위해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달러 수익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는 것을 들었다. RBC캐피털마켓의 아시아 매크로 전략 책임자인 압바스 케슈바니는 "코스피가 지난해 10월 이후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MSCI의 한국 비중 조정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글로벌 펀드가 벤치마크 대비 한국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있는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세처 연구원은 이를 산유국의 '페트로달러'에 빗대 'DRAM 달러'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로 환류되지 않고 해외 자산 투자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사용되면서 원화 강세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FT가 외국인 리밸런싱과 'DRAM 달러' 현상에 주목했다면 블룸버그는 보다 구조적인 자금 흐름 변화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도 원화와 펀더멘털의 괴리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보유액 증가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국민연금과 기관투자가, 개인들의 해외투자 자금으로 흘러가는 비중이 커졌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또 과거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증시 상승과 원화 강세를 동시에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며 증시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증시가 올라도 원화 수요는 함께 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여기에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도 원화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가 오르면 수입 결제를 위한 달러 수요가 증가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원화 가치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케슈바니는 FT에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기 시작하면 대규모 달러 환전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피터자산운용의 샘 콘라드 아시아 주식 담당 매니저 역시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원화와 대만달러는 결국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는 어떤 계기로 그런 흐름이 시작되느냐"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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