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AI 재판- 머스크 vs 올트먼①] 198조원 걸린 오클랜드 목장의 결투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환원 청구 'AI 자선 강탈' 법정에 서다 비영리 사명 배신 vs 경쟁사 흠집내기? "오클랜드 연방법원서 3주 일정 돌입" 일론 머스크 테슬라·xAI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소송전이 불을 뿜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북부연방지법에서 지난달 28일 시작된 '머스크 대 올트먼' 소송 본안 재판이 6일(현지시간) 2주차 공판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챗GPT를 만든 회사의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재판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AI 업계의 시선이 이 법정에 쏠리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024년 오픈AI와 올트먼 CEO·그렉 브록먼 사장, 최대 투자자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비영리 연구소로 출범했음에도 영리 자회사 설립과 공익영리법인(PBC) 전환을 거치며 창립 사명을 저버렸으며 그 과정에서 올트먼·브록먼 두 임원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 골자다. 머스크 측은 두 임원의 이사회 축출과 함께 1340억 달러(약 198조원)를 비영리 상위 단체인 오픈AI 재단에 환원하라고 청구한 상태다. 10년 전 같은 사무실에서 인공지능(AI) 비영리 연구소를 함께 출범시킨 두 사람이 이제는 외나무 다리에서 서로를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다. AI로 잘 벼려진 미래라는 담보를 두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머스크"나는 바보였다"재판의 첫 증인은 소송을 제기한 머스크 본인이었다.  포문은 자책으로 열었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증언대에 서서 자신의 서사를 펼쳐놓는 데 집중했다.  그는 먼저 2015년 자신이 오픈AI를 비영리 연구소로 세운 이유가 구글의 AI 패권에 대한 견제였다고 진술했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자신을 향해 "인간을 편드는 종차별주의자(speciesist)"라고 부른 일이 계기가 됐고 AI 안전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카운터웨이트가 필요하다고 판단, 오픈AI 설립에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는 자신이 오픈AI에 약 3800만 달러(약 560억원)의 초기 자금을 제공했고 핵심 인재 영입과 회사명 작명,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통한 초기 AI 슈퍼컴퓨터 확보까지 도맡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이름을 짓고 핵심 인재들을 영입했으며 알고 있던 모든 것을 가르치고 초기 자금을 댔다"며 "나 없이는 오픈AI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문제는 오픈AI의 영리기업화다. 그는 자신이 댄 자금이 영리 기업을 만들어 경영진의 배를 불리는 데 쓰였다며 "바보였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그는 나아가 "자선단체를 그냥 훔쳐 갈 수는 없다"는 표현을 반복하기도 했다. 오픈AI의 영리 자회사가 본체인 비영리 단체를 좌지우지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tail wagging the dog)' 구조가 됐다는 주장이다.  영리 자회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익에 상한(cap)이 없는 구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영리 단체에서 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옳지 않다"는 일관된 논리다. 사진=연합뉴스 오픈AI "질투에 기반한 보복, 경영권 못 잡자 떠났다"오픈AI 측 수석 변호인 빌 사빗 와첼·립튼 변호사는 머스크의 주장에 적극 반박했다. 사빗 변호사는 모두진술에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머스크 씨가 오픈AI에 대해 매우 잘못 판단했기 때문이고, 지금 머스크 씨가 오픈AI와 경쟁하기 때문"이라며 "그가 경쟁자이기 때문에 머스크 씨는 오픈AI를 공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가 한때 영리 전환을 적극 추진한 당사자였다는 점을 집요하게 물고 넘어졌다. 당장 사빗 변호사는 머스크 CEO가 2017년 영리 자회사 전환을 직접 제안하면서 자본금의 과반과 이사회 다수 의석을 자신이 가져가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사를 떠났고 오픈AI가 자신 없이 성공하자 분노해 경쟁사 xAI를 세우고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이다.  "머스크가 진정으로 신경 쓰는 것은 비영리 지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정상에 있는 것"이라는 것이 사빗 변호사의 결론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측 변호인 러셀 코언은 별도로 공소시효 항변을 펼쳤다. 코언 변호사는 머스크 CEO가 2020년 9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오픈AI는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에 포섭됐다"고 적은 게시물을 증거로 제출했다. 머스크 CEO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를 일찍부터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4년 가까이 지나서야 소송을 낸 점이 시효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연합뉴스 1257조원 IPO 직격탄 분기점이번 재판은 9명의 배심원이 평결을 내리면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이를 참고해 비영리 회귀 여부, 두 임원 축출 여부, 손해배상 인정 여부를 차례로 결정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당연히 손해배상 인정 시 그 액수는 별도 절차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재판은 약 3주 동안 이어진다. 민감한 상황에 나온 민감한 재판이다. 현재 오픈AI는 사모 시장에서 8520억 달러(약 1257조원) 안팎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으며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머스크 CEO가 청구한 198조원이라는 환원 규모는 그 가치의 약 16%에 해당한다.  만약 두 임원이 축출되거나 영리 전환이 무효화될 경우 IPO 일정 자체가 백지화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재판이 두 사람의 사적 다툼을 떠나 챗GPT 시대 AI 산업 권력 구도의 분기점이 되는 이유다. 증언대에 오를 인사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4일 그렉 브록먼 사장의 증언이 이뤄진 데 이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이번 주 출석할 예정이다. 올트먼 CEO는 11일이 포함된 주에 증언대에 설 것으로 전해졌다.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미라 무라티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 머스크 CEO의 자녀 4명을 둔 시본 질리스 전 오픈AI 이사회 멤버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 측이 청구하는 환원 규모와 임원 축출이라는 요구는 통상의 손배 청구를 훨씬 뛰어넘는 사실상 회사 해체 수준의 처분"이라며 "재판부가 어디까지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미국 AI 거버넌스의 표준이 결정될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계속>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최근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