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니폼에 자수 놓는 멕시코…'착취vs기회' 갑론을박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본문
유니폼 자수 작업, 나와족 장인이 맡아멕시코 활동가 “최저임금 못받아” 주장나와족 장인 “보수 정당하고 일정 유연이번 일 때문에 다른 일감 끊길까 걱정”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놓고 원주민의 장인 정신인지 노동 착취인지를 따지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디다스와 멕시코 의류업체가 원주민 장인을 고용해 유니폼에 자수를 놓았는데, 일각에서 임금이 제대로 지불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자수를 놓은 원주민들은 “정당한 보수를 받고 있다”며 이번 일로 일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멕시코 활동가이자 인플루언서인 루스 발데스는 지난달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나우판 지역 장인들과 아디다스의 협업 뒤에 있는 음습한 세부 내용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나우판에 거주하는 나와족 여성들이 최대 285달러(약 44만원)에 팔리는 유니폼에 수놓는 대가로 시간당 36페소, 2.06달러(약 3143원)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멕시코 최저임금보다 9% 낮은 수준이다.
대표팀 유니폼에 원주민이 수놓는 아이디어는 멕시코 의류업체인 섬원섬웨어(Someone Somewhere)로부터 나왔다. 섬원섬웨어는 이를 통해 취약계층의 일부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디다스와 섬원섬웨어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나와족 여성 150명이 손으로 수놓은 버전의 대표팀 유니폼을 공개했다. 아디다스는 장인 2명을 독일로 초청하고 유니폼을 회사 아카이브에 등재했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발데스의 영상은 빠르게 확산하며 국민의 분노를 끌어모았다. 멕시코 정부의 고위 문화 당국자인 마리나 누녜스 베스팔로바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나우판 마을을 방문했다. 나와족 여성들에게 섬유 관련 무료 정부 교육과 소비자 직접 판매 방법에 대한 워크숍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NYT도 마을을 찾았다. 원주민인 모니카 마린은 NYT에 “솔직히 이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다른 24명의 의견도 같았다. 보수는 정당하고 일정은 유연하다는 주장이다.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월드컵과 함께 프로젝트도 끝난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시간당 36페소보다 더 많이 받는다고 증언했다. 유니폼을 수놓는 데는 약 7시간이 걸리는데, 그보다 빨리 끝내면 보너스가 나온다. 다만, 공동체 안에서 절도나 괴롭힘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구체적인 임금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일부 장인은 보수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티셔츠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옷 한 장당 6~8달러를 받는다고 말했다. 작업에 최대 8시간이 걸릴 수 있어 시간당 임금이 73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토니오 누뇨 섬원섬웨어 대표는 “대부분의 여성이 한 장에 2~3시간을 썼기 때문에, 장당 2~3시간분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잠재적 고용주로부터 추가 일감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약국에서 해고된 뒤 이 프로젝트에 합류한 에디트 카르바요는 “모든 인플루언서에게 분노를 느낀다”며 “그들은 우리를 돕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자기 자신을 돕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