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한파’ 속 질주하는 하이브리드…미국서 도요타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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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기차 반대 정책에 EV 시장 ‘꽁꽁’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 점유율, EV의 3배일찌감치 하이브리드 선택한 도요타 ‘완승’
도요타 하이브리드 SUV 그랜드 하이랜더.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전기차 정책’으로 얼어붙은 전기차 시장을 하이브리드차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정책적 변화와 거시 경제적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전기차 구매 및 리스에 제공되던 7500달러 규모의 세액 공제를 철회하면서 해당 혜택은 9월부로 종료되었다.
여기에 백악관의 연비 규제 완화 조치와 고금리로 인한 자동차 대출 비용 급증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 동기 대비 27%나 급감했다.
그 결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투어 전기차 모델 출시를 철회하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도요타는 주변 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전동화 렉서스 출시 계획을 백지화했고, 혼다는 미국 시장용 전기차 모델 3종을 취소하며 9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털어냈다.
순수 전기차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조차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보류했으며, 스텔란티스는 에너지 전환 속도를 과대평가했다며 260억 달러의 대규모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이 축소되었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으로 완전히 회귀한 것은 아니다.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이자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대안은 다름 아닌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콕스 데이터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80% 이상 증가하여 연간 2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신차 판매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14.1%를 기록하며 전기차 점유율의 거의 3배에 달했다.
자동차 리서치 플랫폼 에드먼즈의 조셉 윤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익숙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높은 연비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평균 신차 가격이 약 5만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주행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가 강력한 매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실제로 도요타 하이랜더, 현대 쏘나타, 혼다 CR-V 등 다수의 인기 모델에서는 하이브리드 트림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러한 미국 전기차 시장의 고전은 글로벌 트렌드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차 판매의 약 25%가 전기차였고 중국은 그 비중이 절반을 넘었지만, 미국은 세액 공제 혜택이 유지되던 기간에도 연간 전기차 판매 비중이 10%를 밑돌았다.
심지어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현상조차 고금리와 보조금 폐지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를 견인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때 전기차의 미래를 장담하던 제조사들도 서둘러 하이브리드 강화로 궤도를 수정하는 중이다. 포드는 순수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을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체했고, 스텔란티스의 램 브랜드 역시 전기 트럭 출시를 포기하고 하이브리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제너럴 모터스(GM)의 메리 바라 CEO 또한 고객 수요와 규제 환경에 맞춰 전기차 생산을 축소 방침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의 급부상은 도요타가 고수해 온 기존 전략에 완벽한 승리를 안겨주었다. 도요타는 2021년 시에나 미니밴을 시작으로 2024년 랜드크루저, 2025년 캠리에 이어 2026년에는 미국 내 베스트셀링 콤팩트 SUV인 RAV-4까지 주력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전환하며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스테파니 브린리 부국장은 현재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딜레마에 대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자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미래에 온전히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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