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평화냐 협상 결렬이냐…중동 종전 시나리오별 세계 경제·에너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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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 땐 유가 200달러 육박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 소식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감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과 석유 업계 관계자들이 전쟁 시나리오별 에너지·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21일(현지시간) 에너지 전문 컨설팅 기관 우드 맥켄지는 보고서를 통해 조기 평화 협정 체결, 여름 타결, 장기간 중단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각 시나리오는 종전과 해협 재개방에 대한 서로 다른 시기를 제시하며 석유·가스 공급, 가격, 에너지 수요, 세계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평가했다.
첫째, 가장 낙관적인 '조기 평화 협정 체결' 시나리오다. 단기간에 평화 협정이 체결된다면 오는 6월까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며 세계 경제는 올해 4분기까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말까지 배럴당 약 80달러까지 하락하고, 석유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지면서 2027년에는 65달러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GDP 성장률은 2025년 3%에서 2026년 2.3%로 둔화되며 경기 침체는 중동 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여름 타결' 시나리오다. 휴전이 유지되지만 협상이 늦여름까지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은 9월까지 대부분 폐쇄된 상태로 남아있는 상황을 가정한다. 이로 인해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부족이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되어 하반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GDP 성장률은 2% 미만으로 떨어져 전쟁 이전 대비 작지만 영구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셋째, '협상 결렬 및 장기화' 시나리오다.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이 올해 말까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되며 지속적인 물자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에 근접하게 되고, 경유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3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세계 경제는 최대 0.4%까지 위축될 수 있으며, 이는 21세기 들어 세 번째 세계적 경기 침체로 기록되어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 봤다.
우드 매켄지의 경제 부문 책임자인 피터 마틴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병목 지점이며, 장기간 폐쇄될 경우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훨씬 뛰어넘는 사태가 될 것"이라며 "종전 협상이 길어질수록 에너지 가격, 산업 활동, 무역 흐름,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요 석유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과 이란 전쟁,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세계적인 유전 서비스 기업 SLB의 CEO 올리비에 르 푸슈는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며 "전쟁이 끝나더라도 고유가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중심의 공급망 위험이 커짐에 따라 글로벌 자본이 중동을 벗어나 아프리카, 북미, 남미, 아시아 등지의 해상 및 심해 유전 개발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가 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 짚었다.
미국 에너지기업 엑손 모빌 CEO 대런 우즈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각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 정책이 전면 수정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동 원유와 LNG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권을 언급했다.
그는 "각국 정부는 향후 동일한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에너지 안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평가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더라도, 뒤틀린 원유 수송 흐름이 정상화되는 데는 최소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물류 마비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윤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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