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나프타 쇼크’… 日 유통매장서 컬러가 사라진다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본문
플라스틱 뚜껑 대신 랩으로 포장훼미리마트는 PB 로고 흑백으로
일본 대형 슈퍼체인 이토요카도가 회 포장재를 플라스틱 뚜껑에서 랩으로 대체한 모습 [유튜브 캡처]
중동 정세 악화로 촉발된 ‘나프타 쇼크’가 일본 소비 현장의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플라스틱 원료와 인쇄 잉크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은 포장 단순화와 흑백 패키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상품은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고 랩으로 덮어 씌우는가 하면, 편의점 브랜드 로고마저 컬러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대형 유통업체 세븐앤아이홀딩스 산하 슈퍼체인 이토요카도는 이달 하순부터 도쿄 지역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회·정육 포장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기존 플라스틱 덮개 대신 랩 포장을 적용하고, 색깔이 들어간 식품 트레이도 흰색 무인쇄 용기로 교체한다. 깐새우·오징어회·조개류 등 약 10개 품목부터 시작해 참치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닭꼬치도 플라스틱 팩 판매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 수량을 종이 포장지에 담아가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유통업체가 포장을 바꾸는 배경에는 나프타 가격 급등이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석유화학 원료로 플라스틱과 인쇄 잉크 제조에 필수적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포장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가루비는 오는 25일부터 인기상품 포테토칩 콘소메 펀치 등 14개 제품 포장을 흑백 패키지로 전환한다. [가루비]
일본 과자업체 가루비는 이미 ‘포테토칩 콘소메 펀치’ 등 14개 제품 포장을 흑백 패키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컬러 잉크 조달이 어려워지자 아예 색상을 줄여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올여름 출시 예정이던 일부 신제품도 연기했다.
편의점 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PB 브랜드 ‘패미마루’ 상품의 로고를 순차적으로 흑백화한다. 현재 녹색·파란색 등을 사용하던 샌드위치 포장 로고를 단색으로 바꾸고, 인기 상품인 ‘프라페’ 용기 역시 인쇄 색상을 축소할 방침이다. 도시락 용기 규격도 통일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다.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도 PB 브랜드 ‘톱밸류’ 제품의 포장 간소화에 나섰다. 게맛살 제품에서는 기존 트레이를 없애 플라스틱 사용량을 43% 줄였고, 소바 제품은 양념 컵 자체를 삭제했다. 대신 가격은 동결했다.
닛케이는 “일본 포장재 대기업인 FP코퍼레이션이 오는 6월부터 식품 트레이 가격을 2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며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식용유·컵라면·과자류 특가 판매 축소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소 유통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포장재를 대량 비축할 수 있지만, 중소 슈퍼는 창고 부족으로 재고 확보 자체가 어렵다.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결국 중소 업체는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