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박엔진 '안정적 전력 공급-짧은 납기'...글로벌 주문 '폭주' [여의도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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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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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선박엔진 업계에 예사롭지 않은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시장의 확장입니다. 선박의 전력을 생산하던 엔진이 이제는 육상 데이터센터의 핵심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데이터센터 발전의 주역은 가스터빈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스터빈은 제작 단가가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뛰었고, 납기 기간 역시 미국 기준으로 5년에 달할 만큼 길어졌습니다.
반면 선박 엔진은 수주 잔고가 3년으로 짧아 납기 경쟁력에서 앞섭니다. 특히 4행정 엔진은 2행정에 비해 회전수가 높고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 미세한 전압 변화에도 민감한 AI 데이터센터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비상 발전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선박엔진은 주로 2행정과 4행정 엔진으로 나뉩니다. 2행정은 피스톤 2회 왕복당, 4행정은 4회 왕복당 1사이클이 완료되는 엔진인데요. 출력은 높지만 연료 효율이 낮은 2행정은 대형 선박 추진용 엔진으로, 출력은 낮지만 효율은 높은 4행정은 선박의 발전용이나 중소 선박 추진용으로 쓰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4행정 중형 엔진인 ‘힘센엔진’을 내세워 실제 다수의 발주 문의를 받으며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공급을 추진 중입니다.
그동안 대형 선박 추진용인 2행정 엔진에 집중해온 한화엔진 역시 올해 생산 설비 확충을 마무리하는 대로 4행정 엔진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고, STX엔진 또한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유력한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장의 기대감은 이미 숫자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엔진업체 바르질라가 미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규모 가스엔진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엔진 제작사들의 주가는 단기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박엔진이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국내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바르질라와 같은 데이터센터 사업 수주, 운영·유지보수 역량, 트랙 레코드 확보 등은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선 국내 업체들의 시장이 확대하면서 몸값이 높아질 소재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경험을 쌓아온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만의 신뢰할 수 있는 트랙 레코드를 쌓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국내 선박엔진 기업들에게 중장기적인 몸값을 높일 확실한 기회입니다. 바다 위를 누비던 우리 엔진 기술이 이제는 지상 위 AI 시대의 든든한 심장이 되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나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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