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 한 시진핑 vs. 말 아낀 트럼프…무엇을 주고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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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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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영상을 보면서 몇 가지 생소한 모습들이 눈에 띄었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제된 발언과 심지어 공손한 모습, 반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자신감 넘치는, 할 말은 하는 모습, 단순히 시 주석의 안방인 베이징에서 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보기 힘든, 누가 더 급한 상황인지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뭘 주고, 뭘 얻었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정광윤 기자 나와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지난 2017년에도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이후 미중 갈등이 더 심화되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국빈방문으로만 두 번째라는 점에서도 이례적입니다. 이번에도 국빈 의전을 넘어 '황제 의전'을 연출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시 주석은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자금성에서 만찬을 열었고, 이번엔 중국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상징적인 공간인 '톈탄공원'을 안내했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천하의 질서'를 상징해 온 톈탄, 하늘의 제단을 두 정상이 함께 거닐며 미국과 대등하게 세계정세를 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동등한 위치와 공존을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어요? [기자] '기력이 쇠한 트럼프가 시진핑의 궁정에 당도했다'는 파이낸셜타임즈 칼럼 제목이 분위기를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 내 지지율은 바닥이고, 관세카드는 법원에 연이어 발목 잡히면서 입지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의석 과반을 사수하려면 '외교 성과'로 포장할 결과물이 절실한데요. 평소 다른 나라엔 수위 높은 발언을 서슴치 않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정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 매체 CCTV는 회담에서 "시 주석과 중국 국민들은 위대하다. 깊이 존경한다"는 발언까지 내놨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진핑 주석은 발언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무역전쟁에 승자가 없다는 사실이 거듭 입증됐다"며 "마찰이 있을 때 대등한 협의만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제 같은 체급이니 싸움 걸 생각 말라"는 겁니다. 대만 문제를 두고도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는데요. "미국이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역사를 돌이켜볼 때 부상하는 신흥 강국과 기존 패권국이 구조적으로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개념입니다. [앵커] 돌려 말했지만 결국 중국의 힘을 인정하라는 거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부터 10년 넘게 미국 정상들만 만나면 '투키디데스 함정' 얘기를 꺼냅니다. 앨리슨 교수 저서에서 "중국의 부상엔 해결책이랄 게 있을 수 없다. 그냥 대처해야 할 하나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분석한 걸, '미국이 물러나는 게 순리다'라는, 일종의 계시처럼 내세우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책 내용을 뜯어보면 중국이 전혀 좋아하지 않을 얘기가 많은데요. "미국을 제멋대로 갖고 노는 걸 멈추게 하려면 무역대결 위험을 기꺼이 무릅써야 한다", "중국을 분열시키고 힘을 빼놓기 위해 대만 독립 지지를 선택지에서 배제해선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요컨데 유혈충돌을 피하는 선에서 중국을 찍어 누를 방법을 모조리 강구해 보라는 겁니다. 이는 현재 미국 정치권 주류의 시각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이번 방중에서도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이 저변에 깔려있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전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지만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여기서 '사람들'은 공화당을 포함한 미국 정관계 요인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파이낸셜타임즈는 "트럼프 본인은 대만의 운명에 별 관심이 없을지도 몰라도 그의 참모진과 미국 의회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대만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이후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정책에 변경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로 거래를 시도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내부 반발을 넘어서진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AI 경쟁과 직결되는 반도체 관련 규제도 마찬가집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이 원하는 건, 단순히 성능 좋은 칩만이 아니라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 완화입니다.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그물을 사서 대미 의존을 탈피하겠다는 건데요. 이 역시 지난달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초당적 합의로 반도체 장비수출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며 "내주면 안된다"고 못 박아둔 상태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회담 전부터 상호관세 무효 등, 협상력이 약해진 상태로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래서 주요 외신들은 애당초 이번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무역·투자위원회를 설치해 무역분쟁을 조율하고, 대미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했지만 백악관에서조차 별 실속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미국산 대두와 석유, 액화천연가스에 더해 보잉 항공기도 200대 사들이기로 했다" 고 밝혔습니다. 반발 소지가 없으면서도 '협상 승리'를 주장하기 위해 목표했던 것으로 알려진 품목들입니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등 중국 사업에 기대가 큰 굵직한 미국 기업 CEO들이 이번 방중에 함께 했는데요. 이들에 대한 시장 개방 요청에 시 주석이 "문이 더 크게 열릴 것"이라고 응답하긴 했지만 중국이 얻을 게 별로 없는 마당에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를진 미지수입니다. [앵커] 미국 입장에선 이란 전쟁도 핵심 의제였는데, 깜짝 놀랄 만한 결과는 없었어요? [기자]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고 호르무즈해협을 군사화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해선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해협에 대한 중국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하는데 그쳐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특히 핵 관련 언급은 아예 없었습니다. 로이터 등에선 중국이 말뿐인 선언에 그치고 이란에 지원도 줄이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최근 미 합참에서 "중국이 이란전쟁을 활용해 지정학적 입지를 강화했다"는 기밀보고서도 작성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중국 입장에선 경제적 손실을 감안해도 대만과 남중국해 대신 중동 지역에 미군을 묶어두는데서 오는 이득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의도는 둘째치고 중국조차 이란을 어디까지 움직일 힘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무리해서 이란을 압박하던 미국이 어떤 수렁에 빠졌는지 뻔히 본 중국이 깊게 관여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입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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