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파산을 막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급하다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본문
노인빈곤율 1위, 대한민국의 예정된 미래
[문진수 기자]
파산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아래 그림은 2025년도 서울회생법원에서 인용된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의 연령대별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개인파산의 경우, 60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다. 전체의 약 8할(79.2%)이 50세 이상 연령대다. 개인회생에 비해 개인파산은 50∼60대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 서울회생법원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 인용 비율 (2025년 기준) 2025년 개인 도산 통계 비교 결과보고서 (기자 재편집)
ⓒ 문진수
이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2025년도 서울시복지재단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자(1192명) 현황이다. 60대 이상(691명)이 58%다. 50세 이상(990명)을 기준으로 잡으면 83.1%에 이른다. 서울시복지재단 조사에 따르면, 신청자의 86.2%가 기초생활 수급자이고, 무직자가 84.6%인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시복지재단 개인파산 신청자 현황 (2025년 기준) 2025년 개인파산 면책 지원 실태 (기자 재편집)
ⓒ 서울시복지재단 금융복지상담센터
특기할 만한 사실은, 한 번 파산을 겪고 다시 파산절차를 밟는 '재파산자(126명)'의 약 7할이 60대 이상이었다는 점이다. 공적 채무조정을 통한 빚 탕감 및 면책을 통해서도 노후 파산을 막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노후 파산이란 '은퇴 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상태'를 말한다. 채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원에서 개인파산 결정을 받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노후 파산에 이르는 원인과 경로는 다양하지만, 현상은 같다. 주거비와 식비, 의료비 등 생존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라 보면 된다. 일본의 경우, 200만 명 이상의 노인이 노후 파산 상태이거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2016, NHK).
우리나라는 어떨까. 엄밀히 조사된 적이 없어서 파산 위험에 노출된 고령자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아래 그림은 OECD 국가 중 기대수명이 가장 긴 상위 16개 나라의 노인빈곤율을 표시한 것이다. 파란색 막대가 기대수명, 빨간색 선이 노인빈곤율이다.
▲ OECD 국가 기대수명 상위 16개 나라의 노인빈곤율 (2023년 기준) Pension at a glance 2023 (기자 재편집)
ⓒ 문진수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일본(84.8세)이다. 우리나라는 호주, 스위스에 이어 4번째(83.7세)다. 노인빈곤율을 보자.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0.4%로, 일본의 두 배가 넘는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노인빈곤율은 상대적 빈곤율 즉 중위소득 50% 이하인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로 측정한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4명이 빈곤층이라는 뜻이다.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부터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노인빈곤율과 노후 파산이 비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은퇴한 고령자 중 상당수가 파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노인빈곤율이 우리의 절반 수준인 일본에서 노후 파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배경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됐다. 1차 베이비붐 세대와 합하면 약 1700만 명이다. 우리나라 총인구의 3할에 해당하는 인구 집단이 정년의 강을 건너 맞은편 계곡으로 이동하고 있다. 먼저 다리를 지난 선배들은 일에서 손을 떼고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고 있을까.
▲ 세대 분류 기준 및 세대별 인원수 세대 간 자산 격차 분석 05호 (기자 재편집)
ⓒ 서울연구원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 같은 세대 안에서도 다양한 층위가 존재하지만, 상당수가 '준비 안 된 노후'를 맞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정년 후에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신호등은 온통 빨간색이다.
노후 파산을 맞는 이들이 증가할 거라는 사실은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예정된 미래에 가깝다. '노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헌법 제34조 제1항에 명기된 대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문진수 기자는 사회적금융연구원장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