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쉬면 시장 간다” 믿었는데… 12년 규제 끝, 살아난 건 온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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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분석 결과, 평일 전환 뒤 대형마트 매출 최대 7.9% 증가전통시장 감소 흐름은 확인 안 돼… 편의점·온라인 소비만 흔들려“2012년 규제로 2026년 소비 막았다” 지적까지
일요일마다 대형마트 문을 닫게 하면 소비자는 전통시장으로 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 전제 위에 2012년 의무휴업 제도가 시작됐습니다.12년이 지난 지금, 국책연구기관이 내놓은 결론은 예상과 달랐습니다.소비 방식은 이미 모바일·새벽배송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반대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매출이 일제히 늘었지만, 전통시장 매출 감소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마트를 막으면 시장이 살아난다’는 전제 위에서 설계된 정책과 달리, 소비자는 이미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유통 규제가 지키려 했던 소비 구조와 실제 소비자 행동 사이에 이미 큰 간극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발표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에서 변화한 소비 환경에 맞춰 의무휴업 제도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마트 막으면 시장 간다”… 하지만 달라진 현실KDI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신한카드 결제 데이터와 지방자치단체 고시 자료를 결합해 정책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비교 대상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곳과 기존처럼 일요일 휴업을 유지한 지역입니다.분석 결과, 대형마트 매출은 평일 전환 이후 대구에서 4.7%, 서울 서초·동대문은 2.8%, 부산 일부 지역은 최대 7.9% 증가했습니다.
KDI는 맞벌이·유자녀 가구를 중심으로 주말 장보기 수요가 다시 대형마트로 돌아온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습니다.특히 소비 이동은 전통시장보다 온라인과 편의점에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대구 지역 온라인 결제액은 2.9% 줄었고 서울 서초·동대문에서는 편의점 매출이 약 4% 감소세를 보였습니다.그동안 대형마트가 쉬던 일요일마다 편의점과 온라인으로 이동했던 소비가 다시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복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전통시장 보호” 명분, 데이터와 충돌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전통시장 분석입니다.의무휴업 제도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줄곧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핵심 명분으로 유지해왔습니다.하지만 KDI는 평일 전환 이후 전통시장 매출 감소를 뒷받침하는 일관된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대구 생활·식품·잡화 업태 매출은 15.39% 증가했고, 서울 서초·동대문 지역 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 역시 12.79% 늘었습니다.KDI는 현재 소비 구조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가공식품과 생필품은 온라인과 대형마트 중심으로 이동했고, 전통시장은 신선식품·소량 구매·근거리 소비 중심으로 역할이 재편됐다는 설명입니다.즉,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서로 완전히 대체하는 공간으로 보기보다는 목적이 다른 채널로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진국 KDI 선임연구위원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높은 대체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 증가가 전통시장 감소로 이어진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 2012년에 머문 규제... 바뀐 소비 트렌드보고서는 지금 유통 규제가 실제 소비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냈습니다.
의무휴업 제도가 도입된 2012년은 온라인 장보기와 새벽배송이 지금처럼 일상화되기 전입니다.소비 환경은 이미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마트 문을 닫는다고 소비를 멈추지 않았고, 시장으로 옮겨 가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모바일 앱과 새벽배송, 근거리 편의점 소비가 일상 안으로 들어왔습니다.규제는 여전히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중심 구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KDI는 보고서에서 지자체들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다만 이를 규제 완화 차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 유통 생태계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대형마트 방문객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비로 연결할 수 있도록 공동 할인행사와 지역상품 연계, 배송 협력 같은 현실적 상생 전략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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