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기차 전성시대…RU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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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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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등록 대수 100만대 돌파보조금 효과에 충전 인프라 확충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전기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 불과 4개월 만에 전기차 신규 등록이 10만대를 넘으며 국내에 운행 중인 전기차가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도 어느새 20%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특별한 선택’이 아닌 ‘일상적 선택’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차 모델을 대거 쏟아냈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화재 위험도 커서 “아직은 전기차 탈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전기차 대신 과도기 모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구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데다 충전 인프라도 많이 확충돼 전기차가 점차 소비자 선택을 받는 모습이다.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을 지나 바야흐로 전기차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 관전 포인트와 함께 대중화를 위한 조건을 들여다본다. # 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보유한 정 모 씨는 최근 전기차 구입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3년 전 SUV 차량을 살 때만 해도 전기차는 불편하다고 보고 아예 구매 후보에서 제외했지만, 최근 유가가 치솟자 생각이 달라졌다. 정 씨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못지않게 올라 주행 부담이 커 더 이상 경유 차량은 사지 않을 것”이라며 “요즘 국산뿐 아니라 수입 전기차 SUV 모델도 꽤 많고 충전 인프라도 탄탄해 전기차를 구매할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요즘 도로에선 전기차를 흔히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선 전기차 충전 시설이 없는 아파트 단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어느새 전기차 100만대 시대가 도래한 덕분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4월 17일 기준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역대 최단을 기록했던 2025년 당시보다 약 3개월 앞당겨진 수치다. 2025년에는 7월, 2024년에는 9월이 돼서야 신규 전기차 등록이 10만대를 달성했던 것과 대비된다. 덩달아 국내에 등록된 누적 전기차 대수도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며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도 3월 말 기준 20.1%에 달했다. 그동안 전기차 비중은 2022년 9.7%, 2023년 9.2%, 2024년 8.9%였고 지난해에도 13%에 그치는 등 10% 안팎이었는데 어느새 20%를 돌파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 추세가 이어져 전기차 구매 심리를 자극한 데다, 정부가 올 초부터 보조금을 지급해 전기차 구매 혜택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통 3월을 전후해 전기차 보조금 지침을 공개했는데, 올해는 1월 13일에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연초부터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돼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전기차가 인기를 끌다 보니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물량이 동난 지자체도 속출했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위해 추가로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지자체는 일단 국비로 먼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반기 보조금 물량이 남은 지자체는 지급 공고 시기를 앞당기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전기차 전환 지원금’도 전기차 인기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3년 이상 된 내연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살 경우 최대 130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정부는 국산 전기차 판매에 대한 세액공제도 검토 중이다. 충전 인프라가 대거 확충된 점도 전기차 인기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기후부와 무공해차통합누리집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 누적 보급 대수는 49만476대(급속 5만5223대·완속 43만5244대)로, 전기차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1년(10만6701대)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 신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말 일부 모델 가격을 내리고,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중저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선택지가 넓어졌다. 가성비 전기차 모델이 많은 BYD코리아는 지난해 3월 국내 진출 이후 올 3월까지 1만75대를 팔아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모델은 총 4종으로, 중형 SUV ‘씨라이언7’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씨라이언7은 지난해 2662대, 올해 2084대 등 총 4746대 판매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첫 출시 모델인 ‘아토3’도 올해까지 총 3860대 팔렸다. 2000만원대 소형 해치백 ‘돌핀’은 올해 출시 이후 733대 판매됐다. BYD코리아는 올 하반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술이 적용된 DM-i 모델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BYD가 인기를 끌자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의 ‘지커’도 국내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주력 모델인 ‘모델Y’ ‘모델3’가 인기를 끌며 테슬라는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꺾고 올 1분기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35.1% 증가한 2만964대를 기록했다. 이에 질세라 현대차, 기아는 아이오닉과 EV 시리즈, PV5 등 목적기반차량(PBV)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신차뿐 아니라 중고 전기차도 인기몰이 중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고차 전체 거래량은 56만1088대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하지만 이 기간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6107대로 같은 기간 오히려 48.7% 늘었다. 이 중 약 40%(6473대)는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 직후인 3월에 거래된 수치다. 가격대별로 보면 가성비 좋은 2000만~3000만원대 중고 전기차 거래가 활발하다. 1분기 중고 전기차 판매 1위는 현대차 ‘아이오닉 5(1922대)’로 평균 가격이 2981만원이었다. 2위 기아 ‘EV6(1558대)’와 3위 테슬라 ‘모델3(1481대)’ 역시 평균 거래가격이 각각 3091만원, 3466만원이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일부 인기 전기차 모델 신차는 출고 대기 기간이 1년에 달하기도 하지만, 중고 전기차는 곧장 탈 수 있어 젊은 층 수요가 몰리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 운행 중인 전기차가 100만대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은 서울 한 건물의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충전비 저렴하지만 보험료 부담 중고차 잔존가치, 내연차량보다 낮아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전기차 성장세를 견인해온 정부 보조금은 단계적 축소가 불가피하다. 최근 판매량 급증은 보조금 조기 소진에 따른 수요 선점 효과가 컸다는 점에서, 예산 소진 이후 판매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한 미국은 올해 1~2월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6% 급감했다.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제대로 된 가격 경쟁력을 갖췄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전기차 충전비는 연간 1만5000㎞ 주행 기준 내연기관차 연료비의 35~40% 수준으로 저렴하다. 다만 이를 상쇄하는 복병이 적잖다. 일례로 전기차 보험료는 고가의 배터리 팩과 높은 수리비로 내연차 대비 평균 1.2~1.5배 높게 책정된다. 최근 화재 포비아(공포증)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반영돼 체감 보험료 부담은 더 커졌다. 중고차 잔존가치도 아직까지 낮다는 평가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에 따르면 출고 3~5년 경과 기준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중고차 시세는 3349만원 안팎으로 신차 가격(6499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서울시에서 구매할 경우 보조금 260만원(국고 보조금 200만원·서울시 보조금 60만원)을 감안하면 신차 가격이 6239만원으로 떨어져 중고차 시세는 54% 수준이다. 이는 현대차, 기아 주요 모델 중고차 시세가 60~70%대에 달하는 것과 대비된다. 배터리 성능 저하 우려와 급격한 신차 가격 변동이 중고차 시장에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구매자들 사이에선 “충전비로 아낀 돈을 중고차 값 하락으로 다 잃는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김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8호(2026.05.06~05.12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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