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커져가는 양극화 우려…'그들만의 잔치' 넘을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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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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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 분배] ④ 대안, 세제 개편·하청공유·국민공유부 기금 국내 반도체 대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올해 삼성전자는 300조 원, SK하이닉스는 20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계층 간 격차가 커질 조짐이 보이며, 분배를 둘러싼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대기업이 거둔 막대한 이익은 어떻게 형성됐고, 어떻게 나눠야 할까. <프레시안>이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과 함께 이를 다루기 위한 공동기획을 준비했다. 국가전략산업 초과이익 관련 쟁점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기업 성장 과정의 공적 지원, 반도체 성과 분배의 현실, 공정한 분배 대안을 다루는 네 편의 기사로 이를 전한다. [반도체 성과 분배] ① "반도체 초과이익, 하청 공유·공유부 기금 설치" 시민 60% 이상 동의[반도체 성과 분배] ② '역대급 호황' 반도체 신화의 숨은 공동주역, 정부와 노동자[반도체 성과 분배] ③ '60조 자산·수천억 배당' 이재용 vs '최저임금' 하청…삼성 내 양극화의 민낯 AI 열풍이 불러온 반도체 산업의 역대급 호황 앞에 시민 다수는 분배 방안 마련을 원했다. <프레시안>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시그널앤펄스가 지난 18일 만 18세 이상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가전략산업 초과이익과 국민공유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아래 국민인식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 가량이 반도체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환류에 찬성했다. (☞초과이익과 국민공유부 인식조사 보고서 바로가기) 구체적인 방안을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초과이윤세(횡재세)를 도입하거나, 정부 보조금을 받은 초과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에 67%, 하청 노동자와 나누는 방안에 61%, 국민공유부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에 66%가 동의했다. 시민의 호응을 얻고 있는 각각의 방안을 정리했다. 먼저 짚어야 할 점은 세 대안이 배타적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만들어진 막대한 이익이 어디로 흐를지를 두고 양극화 심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적절히 조합해 써야 할 정책 수단에 가깝다. ① 세제 개편과 초과이익 정부 보조금 환수 제도 반도체 초과이익 배분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전통적인 방안은 세제 개편과 초과이익 일부에 대한 정부 보조금 환수다. 기존의 민주적 제도 안에서 초과이익의 활용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초과이익 세제 개편에 관한 정공법은 초과이윤세 신설이다. 해외에서는 EU가 2022년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축소했을 때 에너지 기업에 과거 4년 평균 대비 최소 33% 세율을 부과하는 구조로 꺼내든 바 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하며 EU에서 이 방안이 다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특별법 등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막대한 정부 지원이 예정된만큼 초과이익에 대한 환수조항을 둬야 한단 의견도 있다. 2022년 칩스법을 제정하며 미국은 반도체 기업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초과이익을 낼 경우 보조금의 최대 75%를 정부와 공유하는 조항을 뒀다. 한국 반도체특별법 제정 당시에도 이런 제안이 나왔으나 실현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주가 상승을 통해 반도체 초과이익의 성과를 가장 많이 가져간 이는 개인으로는 재벌 총수다. 그 나머지 이익금도 삼성전자, 하이닉스 주식을 가진 이들에게만 분배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범위에 6~45%의 세율이 부과되는 근로소득와 달리, 주식 소득에 대한 과세는 대주주를 대상으로만 이뤄진다. 최고세율도 과세표준 3억 원 이상 27.5%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와 관련 국회는 대주주에게만 부과되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주식으로 5000만 원, 펀드 등 기타 상품으로 250만 원 이상 소득을 얻은 이에게도 부과하는 방안을 금융투자소득세라는 명칭으로 논의했으나 2024년 폐지 결정을 내렸다. 당시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 1원칙을 위반한 결정이라는 조세 전문가들의 비판이 높았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역대급 호황이 이어진 가운데, 참여연대는 지난달 2일 논평에서 "작년 한해동안 코스피는 76% 상승했고, 올해는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5개월간 100% 넘게 상승했다"며 금투세 도입을 포함한 금융과세 정상화 로드맵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 2024년 12월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② 원하청 분배 대안…성과공유제·납품단가연동제·교섭 통한 산별 임금 반도체 산업 내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분배를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 하청 노동자의 몫을 키우는 것이다. 고용형태공시제 자료를 보면, 국내 전체 고용 인원 대비 삼성전자는 21%(3만 5071명), SK하이닉스는 30%(1만 4990명)를 하청노동자로 쓰고 있다. 특히 위험물질을 다루는 공장 안에서는 하청 노동자가 더 많이, 더 길게 일한다고 당사자들은 증언한다. 하청 노동자는 평소에도 정규직에 비해 저임금을 받으며 더 위험한 업무를 담당한다. 고용불안 속 노조를 조직하기 어려워 초과이익 분배 논의에서도 소외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나, 이들의 처우를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새로 지을 공장 안에서도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안은 하청업체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다. 원청기업의 이익 일부를 협력업체와 사전에 정한 비율로 나누는 성과공유제, 원자재 가격 변동을 하청의 원청 납품단가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납품단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이를 일부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 간 관계를 중심에 둔 방안을 통해 확산힌 성장의 온기가 하청 노동자에게까지는 닿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하청 성과급 배분 확대는 물론 산별교섭 등을 통한 반도체 산업 최저임금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카카오 계열사는 노사 교섭을 통해 최저임금보다 높은 자체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도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업 최저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을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약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23~2026년 카카오 최저임금과 법정 최저임금.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③ '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 잡을 국민공유부 기금 반도체 초과세수를 국민공유부 기금으로 조성하는 것도 주목받는 제안 중 하나다. 산업화 과정에서 반도체특별법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대기업의 성장이 기업의 노력은 물론 정부·노동자·국민 등 전사회적 지원에 힘입어 이뤄진 만큼 초과세수를 국민 전체의 자산으로 축적하고, 그 용처도 민주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공유부 기금의 장점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분배를 함께 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와 공공투자는 물론, 기본소득 성격의 국민 배당 등 일단 기금을 형성하면 용처는 다양하게 구상할 수 있다. 실제 비슷한 성격을 가진 알래스카 영구기금은 원금을 자산 투자로 증식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이익금을 주민 배당이나 주 정부 공공 재원에 투여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자산 투자로 규모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가 정부 재정으로 옮겨져 사회보장 지출, 국방비, 전기요금 지원 등 재원으로 활용된다. 국민공유부 기금을 만들고 용처를 정하는 과정에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숙의 민주주의 기구인 국민공론화위원회를 활용하면, 초과세수가 국민적 성과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관련 사회적 논의를 성숙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 74%가 '국민공유부 기금 등 초과세수 사회환류 방안 마련에 국민공론화위 등 국민 참여 절차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국민공유부 기금 설치를 오래 주장해 온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나아가 "알래스카 공유기금은 기금 수익을 어떻게 사용할지 매년 주민 대표들이 모여 논의한다. 기본서비스나 소득에 얼마를 쓸지, 재투자에 얼마를 쓸지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한국도 국민공유부 기금을 설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운용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최용락 기자([email protected])]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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