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사람' 급증에 국민연금 급여지출 1년만에 12% 늘었다…'구조개혁'은 오리무중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본문
'받는 사람' 50만명 증가에 지출 1년만에 12%↑'저출생 고령화'로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의 5배 증시 호황, 수익률 대박에 구조개혁 논의 실종
국민연금 수급자가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면서 올해 1분기에 지급된 연금 급여 지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을 받는 사람은 매년 수십만명씩 늘어나는 반면 보험료를 낼 가입자는 저출생으로 인해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모수개혁'에 그쳤던 국민연금 구조개혁의 고삐를 다시 죄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분기 지출 13.4조 원…月 지출 1년 새 5000억 원 불어나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1~3월 누계 연금 급여 지출액(일시금 포함)은 총 13조48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조78억 원과 비교하면 1조4735억 원(12.3%) 늘어난 수치다. 직전 1년(2024년 1분기~2025년 1분기)의 상승률 15.4%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또한 3월 한 달간 지출된 급여는 4조5401억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2월 사상 처음으로 월 지출액 4조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매달 나가는 지출이 5000억원가량 치솟았다. 현재 흐름상 올해 연간 지출액은 총 53조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지출액은 약 49조7000억 원이었다.
지출 규모가 급증하는 이유는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올 1분기 기준 수급자 수는 777만3802명으로, 지난해 동기(726만6258명)와 비교해 7.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입자 수는 2176만4113명에서 2138만1206명으로 1.8% 감소했다. 가입자는 2022년 말 2249만781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18%가량을 차지하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의 시작인 1964년생이 내년부터 수급연령에 도달하기에 이런 간극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준 장부상 수입이 지출보다 56조2000억 원가량 많은 재정 흑자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시한폭탄을 가린 착시에 불과하다. 돈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만 느는 탓에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을 압도하고 있어서다. 최근 4년간 추이를 보면 2021년 보험료를 포함한 수입은 94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06조8000억원으로 1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급여를 포함한 총 지출은 29조1000억원에서 50조6000억으로 73.9% 올랐다. 지출의 증가 속도가 수입의 5배가 넘는다.지출 증가 속도 수입의 5배…'자동조정장치·신구분리' 개혁안 등 실종
국민연금은 제도 설계 당시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인구 파국을 예측하지 못한 확정급여형(DB) 구조로 탄생해 구조적 적자와 기금 고갈이 예정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현행 구조 유지시 2048년(보건복지부 예상)~2050년(국회예산정책처 예상)께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된다. 이후에는 기금 적립금(3월 기준 약 1526조원)을 서서히 축내며 장기 운용 수익률 4.5% 기준으로 2069년께 기금이 바닥난다. 수익률이 1%포인트가 올라간다면 수명은 9년 연장된 2078년이 된다. 지난해 역대급 수익금(231조6000억원)이 반영된 수치다. 4.5%든 5.5%든 결국 향후에 국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문제는 지난해 보험료율을 9%에서 13%,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각각 올리는 모수개혁 당시 미뤘던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증시 호황으로 기금이 불어나자 당정은 개혁의 고삐를 풀었고,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과제를 "상당 기간 안 해도 될 일"로 언급하며 동력이 사라진 분위기다. 인구와 경제 상황에 맞춰 연금액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안한 '신구(新舊) 연금 분리 개혁안' 등 확정기여형(DC) 구조 전환 카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원종현 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은 "최근 국회 연금특위 범부처 지원 TF 회의를 보면 구조개혁 대신 기초연금이나 크레딧 같은 주변부 얘기만 겉돌고 있다"라며 "6차 재정추계(2028년 예정)가 아직 멀었는데 '지금처럼 벌면 기금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식의 섣부른 낙관론이 쏟아지자 골치 아픈 구조개혁은 당장 안 하겠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재정수지 적자와 기금 고갈은 예정된 미래"라며 "2년 정도 큰 선거가 없는 지금이 100년을 내다보는 연금개혁의 적기"라고 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