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값 올라도 결국 일본”… 한국 여행객, 가까운 해외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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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환율 부담에도 일본 예약 2배 이상 급증도쿄 지나 니가타·도쿠시마로… 여행 소비 기준 자체가 바뀐다
니가타 기요쓰 협곡 터널 전경. (교원투어 여행이지 제공)
이른 아침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오사카와 후쿠오카, 도쿄행 탑승 수속 줄에는 작은 캐리어를 세운 여행객들이 길게 이어졌습니다.휴대전화 화면에는 항공권 예약 내역이 떠 있었고, 손에는 여권과 커피 한 잔이 들려 있었습니다.환율은 부담스럽고 항공권 가격도 예전 같지 않지만, 발걸음은 다시 일본으로 향했습니다.여행비는 올랐는데 해외여행 수요는 살아 있고, 그 수요는 다시 일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일본이 싸다’는 인식보다, ‘지금 가장 계산이 쉬운 해외’라는 판단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 전체 관광객 감소에도… 한국인은 오히려 증가세22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69만 2,2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감소했습니다.올해 들어 이어진 증가세가 석 달 만에 꺾였습니다.그런데 한국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4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7만 8,6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7% 증가했습니다. 전체 국가·지역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대만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중국 시장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4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33만 700명으로 1년 전보다 56.8% 줄었습니다.중국 당국의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와 항공 노선 조정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지금 일본 관광시장은 전체 시장이 함께 커지는 모습이라기보다, 특정 국가 수요가 버티는 구조에 가까웠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자리한 모습입니다.
■ “멀리 가기엔 부담”… 여행객은 가장 안정적인 해외 찾아최근 해외여행 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는 항공료입니다.국제 유가 움직임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다시 오르고 있고, 환율 부담도 여행 경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노선일수록 부담은 더 빠르게 커집니다.그런데 이런 변화가 해외여행 자체를 꺾기보다, 목적지를 다시 압축하는 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미국·유럽처럼 멀고 긴 일정 대신, 비행시간이 짧고 항공편 선택 폭이 넓은 일본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중국 등 중화권 여행 수요가 일부 분산된 영향도 거론됩니다.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행지를 먼저 정했다면, 지금은 항공권 가격을 먼저 보고 목적지를 다시 계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일본은 일정 조정 부담이 작고 항공편도 많아 여전히 가장 안정적인 해외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안에서도 달라졌다… 이제는 ‘소도시 경쟁’실제 예약 흐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날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5월 출발 기준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본 패키지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흥미로운 건 여행 방식입니다.예전처럼 도쿄·오사카·후쿠오카만 반복하는 게 아니라, 니가타·도쿠시마 같은 소도시 상품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이미 일본을 여러 차례 경험한 여행객이 늘면서, 이제는 단순한 ‘일본행’보다 ‘일본 어디까지 가봤느냐’가 소비 포인트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교원투어가 내놓은 니가타 상품은 기요쓰 협곡과 사케 체험, 료칸 온천, 지역 미식 중심 일정으로 구성됐습니다. 쇼핑보다 체류 경험에 무게를 둔 구조입니다.
도쿠시마 상품은 더 달라졌습니다.아트 데이투어와 자연 일정만 묶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쓰는 세미 패키지 방식에 2인 출발도 가능하도록 선택 폭을 넓혔습니다.패키지 여행조차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여행’에서 벗어나 소비자 취향과 체류 경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일본은 소도시까지 넓혔다… 국내 관광시장도 부담이 같은 변화는 국내 관광시장에도 직접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처럼 항공 이동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일본 여행과 점점 더 가까운 비교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항공권과 숙박비 부담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은 ‘제주’와 ‘일본’을 같은 가격표 위에 두고 보기 시작합니다.
여행시장에서는 “이 정도 비용이면 일본 간다”는 반응도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더 신경 쓰이는 건 일본 시장의 방향입니다.
이제 일본은 도쿄·오사카 같은 대도시 관광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니가타와 도쿠시마처럼 지역색이 강한 소도시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체류형 소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반면 국내 관광은 여전히 성수기 가격 논란과 숙박 부담, 이동 비용 문제를 반복해서 마주하고 있습니다.관광객 숫자만으로 시장 분위기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는 얼마나 왔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렀고 지역 안에서 무엇을 소비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을 다시 고른 이유… “싸다”보다 “계산된다”지금의 일본 여행 강세에는 환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한국 여행객은 이미 일본 여행에 익숙합니다.
짧은 비행시간과 촘촘한 항공 노선, 비교적 안정적인 이동 환경까지 갖춰지면서 짧은 일정만으로도 만족도를 확보하기 쉽습니다.일본은 ‘가장 저렴한 해외’라기보다, 비용 부담이 커진 여행 시장 안에서 가장 부담을 계산하기 쉬운 목적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국내 관광시장에도 적지 않은 긴장감을 던집니다.비행기값은 올랐고 환율 부담도 커졌습니다.그런데도 한국인 여행객은 일본행을 줄이지 않았습니다.여행 소비 방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멀리 떠나는 여행보다, 가까운 곳을 오래 들여다보려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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