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40년 최저권…원화에 번지는 '엔저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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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임금 3년 연속 5%대·BOJ 추가 인상 예고에도 달러당 161엔대11조7349억엔 개입도 추세 못 돌려…한은 "엔저 때 원화 동조 더 강해
Chat GPT가 생성한 엔저 압력 이미지./Chat GPT 생성 이미지
엔화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3년 연속 5%를 넘고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1%까지 올렸지만 미·일 금리차와 엔 캐리 거래, 추가 인상을 제약하는 정책 환경이 엔화 반등을 가로막으면서 원화에도 하락 압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엔화는 이날 오전 달러당 161.57엔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주 기록한 1986년 이후 최저치인 162.84엔에서는 소폭 반등했지만, 달러지수가 2주 만의 낮은 수준으로 내려온 점을 고려하면 엔화의 회복력은 제한적이었다. 원·달러 환율도 24시간 현물환 거래 첫날인 이날 오전 1530원대에서 움직였다.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의 임금·물가 정상화 흐름과 대조된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가 집계한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5.01%로 2024년 5.10%, 지난해 5.25%에 이어 3년 연속 5%를 웃돌았다. 최근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돌아선 데다 일본은행 단칸조사에서 대기업 제조업 체감경기도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도 지난달 16일 정책금리를 0.75%에서 1%로 올렸다.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경제·물가와 금융 여건에 따라 추가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 추가 인상 속도에 의구심
1%라는 금리는 일본 국내에서는 높지만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여전히 낮다. 미국 기준금리보다 2.5%포인트(p) 이상 낮아 엔화를 빌려 고금리 달러 자산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거래의 유인이 남아 있다. 현재 금리 수준보다 일본은행이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힐 것인지가 엔화 방향을 좌우하는 셈이다.
일본은행은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도 금리를 올린 뒤에도 금융 여건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경기와 물가 흐름을 살펴 점진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신호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는 임금 상승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일본은행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근거를 강화할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 정부의 정책 기조도 변수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면서 일본은행에 성장 중심 정책과 보조를 맞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의 완화적 정책 선호와 일본은행 내 비둘기파 인사 확대가 향후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엔화 약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도 엔화의 방향을 돌려놓지 못했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엔화 방어를 위해 총 11조7349억엔을 투입했다. 개입 직후 엔화 가치가 반등했지만 금리차와 정책 기대가 달라지지 않자 다시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 원화, 24시간 거래도 첫 시험대
엔화의 부진은 원화의 독자적인 반등도 제약할 수 있다.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련 부서는 원화와 엔화의 동조성이 양국의 저성장 국면과 미국과의 금리차, 대미 투자 기대, 높은 수출 경합도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최근 원화 가치가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과 상당히 괴리됐다고 평가하고 일본·미국 등 주요국과 외환시장 정보를 긴밀히 교환하고 있다. 엔화가 다시 급락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화까지 같은 아시아 수출국 통화로 묶어 매도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날 오전 6시 원·달러 현물환 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되면서 해외 시간대에 발생한 엔화 급변과 일본 당국의 개입도 원화 가격에 시차 없이 반영될 수 있게 됐다. 시장 접근성과 가격 발견 기능은 개선되지만 거래량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는 엔화 급락과 같은 외부 충격이 원화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한은 관련 부서는 금통위 회의에서 원화와 엔화의 동조성이 "엔화 약세 시에는 강하게 나타나고 엔화 강세 시에는 약해지는 등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가 40년 만의 약세권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원화 역시 수출과 무역수지 등 국내 기초여건만으로 빠르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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