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코스피 7000’ 성적표에도…조직분리·컨트롤타워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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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충격·중동전쟁 뚫고 지표상 반등WGBI 편입…외국인 순매수액 8.8조원조직 분리로 예산권 기획처로 넘겨져구조적 한계·컨트롤타워 약화 우려
재정경제부.ⓒ연합뉴스
재정경제부가 출범 1주년 성적표를 내놓았다. 정부는 중동전쟁이라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도 1분기 경제성장률 반등, 코스피 7000 돌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주요 지표 상당수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자평 이면에는 구조적 한계와 아쉬운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 논란도 적잖다. 새정부 출범 이후 재경부와 기획처로 분리된 후 정책 조정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과 경제부총리가 기대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시장 안정 집중…출범 1년 경제지표 반등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재경부는 지난 1년 동안 실용·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재경부가 공개한 출범 1주년 핵심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0.3%에 불과했던 성장률은 하반기 1.7%로 일어선 뒤, 올해 1분기에는 3.6%로 급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세 수입 역시 빠르게 회복되며 재정 기반도 개선됐다.
정부는 위축됐던 경제 심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점도 핵심 성과로 내세운다. 수출 규모는 세계 8위에서 5위로 상승했고, 경상수지는 올해 1분기 738억 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시장과 대외신인도 부문에서의 성취도 돋보인다.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 7000선을 돌파하며 증시 시가총액 순위를 13위에서 8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외국인 국고채 순매수액은 2023년 월평균 4조3000억원에서 올해 4월 8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민생 물가에서도 선방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중동사태 직후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6%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3.8%), 영국(3.4%) 등과 비교하면 거시적인 방어막은 작동했다는 평가다.
이형일 제1차관은 “정부 출범부터 계엄으로 인해 위축된 우리 경제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아야 하는 전례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최근에는 중동전쟁 등 급격한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따른 세계적 복합 위기를 극복해가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며 “이에 민생물가 특별 관리, AI 중심의 산업 대전환,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용 중심의 정책을 집중 추진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수준과 거시 지표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코스피 7000 돌파와 WGBI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의 결과물이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가 직면한 현실은 여전히 차갑다.
특히 반도체발 수출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가계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현저히 낮다.
예산권 분리 후폭풍…성장률 반등 넘어 정책 조율 시험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TF 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재정경제부
이러한 성과에도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의 기능 약화 문제는 재경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다. 앞서 정부는 기재부의 권한을 분산한다는 목적으로 경제정책·세제·국고를 담당하는 재경부와 예산 수립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로 분리했다.
조직 분리 이후 재정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기획재정부가 예산·세제·거시정책을 일괄 관장할 때는 정책 조정이 신속했으나, 기능이 분산된 지금은 수립과 집행 단계에서 부처 간 이견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기획처가 중장기 전략과 확장재정에 방점을 찍는 사이, 재경부는 경기 대응과 민생 안정이라는 시급한 과제에 매몰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정책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이 중요해졌다.
이에 경제컨트롤 타워의 리더십 역시 아쉬움이 짙다. 예산실과 공공기관 관리 권한이 기획처로 완전히 이관되면서 구 부총리가 쥐고 있는 거시경제 조율의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 기재부 장관이 부총리로서 강력한 예산권을 갖고 타 부처의 이견을 조율하고 국가 경제정책을 원스톱으로 드라이브 걸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 대내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시장을 압도할 만한 강력한 메시지와 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환율 불안, 미국 통상 압박, 내수 침체 등 복합 리스크가 동시에 터지는 상황에서 보다 선명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향후 재경부가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장률 반등을 넘어 내수 회복과 산업 구조개혁, 부처 간 정책 조정 체계 안정화까지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세수 전망과 국가 채무 관리는 재경부가 하는데 정작 돈을 쓰는 예산 편성은 기획처가 쥐고 있어, 거시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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