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시기에 인상… 새 총재가 울린 '완화적 통화정책'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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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마켓분석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여덟 차례 연속 동결 결정기준금리 12개월째 2.50%인상 가능성 언급한 한은연내 1~2차례 인상 시사중동 리스크에 출렁인 물가치솟는 원·달러 환율도 불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5%로 인하한 이후 12개월째 동결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자신이 주재한 첫번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했다.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종언을 알린 셈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1~2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한은의 첫번째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는 '금리 동결'이었다. 한은은 지난 5월 28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50%로 내린 이후 여덟 차례 연속 동결이다.
시장은 이번에도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통위가 열리기 이틀 전인 26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4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99.0%가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 4월 93.0%가 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6.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그만큼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얘기다.
금융투자협회는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고유가가 지속되고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대내외 변수가 혼재해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 경로의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 이유도 비슷했다. 한은은 금통위 이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경제 성장세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중동 사태의 파급 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불안한 물가 = 한은의 진단처럼 중동전쟁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3월(2.2%)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0.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자료|한국은행·미 연방준비제도]
석유류 물가가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 2월 2.0%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동전쟁을 기점으로 완연한 오름세를 기록 중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월 2.2%에서 2.7%로 0.5%포인트 상향한 이유다.
■ 고공행진 중인 환율 = 150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기준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15일 1500.8원(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은 이후 줄곧 1500원대를 웃돌고 있다. 22일에는 1517.20원까지 치솟으며 152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미국 채권 금리 상승(가격 하락)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국내 증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결과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7일부터 27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팔아치운 국내 주식은 38조460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주식을 매도한 금액을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이 우려하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금통위에선 위원 2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올해 들어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 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며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사실상 '완화적 통화정책'의 종언을 알린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돌고 있다.[사진|뉴시스]
시장은 연내 1~2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현재 금리보다 높은 지점에 찍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두차례 인상을 의미하는 3.00%에 10개, 한차례 인상인 2.75%에는 7개가 찍혔다. 현재 금리보다 0.75%포인트 높은 3.25%도 2개나 제시됐다. 현재 수준인 2.50%는 2개에 그쳤다.
신현송 총재는 "과거에는 금리정책의 목적이 상충됐지만 이번에는 갈 길이 명확해졌다"며 "기준금리를 언제,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올리느냐는 점도표를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한은은 언제쯤 기준금리를 인상할까. 다음번 금통위는 두달 후인 7월 9일 열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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