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선납제 찬성 61.4%…국민, '요금 인상'보다 '재원 다변화'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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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전기요금 '유지·인하' 74.5%…인상론엔 신중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전력망 투자와 한국전력공사 재정 부담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전기요금 선납 할인제와 국민참여형 펀드에 대한 국민 수용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에는 신중한 의견이 우세해, 국민들은 직접 요금 인상보다 선납제·펀드 등 재원 다변화 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3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의뢰해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에너지 정책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요금 조정 방향에 대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8.2%로 가장 높았습니다. '가정용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26.3%로 나타나, 유지와 인하 의견을 합치면 74.5%에 달했습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폭에 가깝게 대폭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9.5%, '일부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13.1%에 그쳤습니다.
이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3년간 약 80% 인상된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 폭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론은 가계 부담을 고려한 신중론에 더 가까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전기요금을 일정 기간 미리 납부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전기요금 선납 할인제'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61.4%로 반대 25.1%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다소 찬성한다'가 48.0%, '매우 찬성한다'가 13.4%였습니다. 반대 의견은 '다소 반대한다' 18.9%, '매우 반대한다' 6.2%로 집계됐습니다.
전기요금 선납 할인제가 한전의 재정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65.9%로 나타났습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53.5%,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12.5%였습니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27.0%였습니다. 한전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는 대안으로 선납제에 대한 기대가 일정 수준 형성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선납제 도입 시 적정 할인율에 대해서는 '연평균 5% 이상 7% 미만'이 30.6%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3% 이상 5% 미만'이 27.9%, '7% 이상'이 23.8%, '3% 미만'이 10.4% 순이었습니다. 할인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참여 유인이 약하고, 지나치게 높으면 전력 공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은 중간 수준의 할인율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구축 등 대규모 에너지 사업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국민참여형 펀드' 도입에 대해서도 긍정적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국민참여형 펀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2.7%로, 반대 22.0%를 크게 앞섰습니다. '다소 찬성한다'가 45.1%, '매우 찬성한다'가 17.6%였습니다.
송전망 구축 자금 마련 방식에서도 국민참여형 펀드가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국민이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국민참여형 펀드는 29.8%로 1위를 기록했고, 송전망이 지나는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주민 참여형 펀드는 25.9%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업의 전기요금 선납 자금 활용은 20.2%, 국내외 민간 금융자금 활용은 12.5%였습니다.
다만 송전망 구축 사업에 민간자본이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공공성 유지 요구가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민간자본 참여를 최소화하고 공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4.2%로 가장 높았고, '민간자본은 건설에만 참여하고 운영은 공공이 맡아야 한다'는 응답은 36.4%였습니다. 반면 민간자본이 건설과 운영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는 응답은 11.4%에 그쳤습니다.
이는 국민참여형 펀드나 지역주민 참여형 펀드처럼 수익 공유와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재원 조달 방식에는 비교적 우호적이지만, 송전망 운영권까지 민간에 넘기는 방식에는 경계감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력망이 국가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운영과 통제는 공공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민간기업이 송전망 구축 과정에서 지역 갈등 조정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민간기업 참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39.2%로 가장 많았고, '큰 차이 없을 것'은 29.2%, '도움이 될 것'은 20.9%였습니다. 송전망 갈등은 주민 수용성과 보상, 입지 결정, 환경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인 만큼 민간기업 참여가 갈등 완화보다 이해관계 충돌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철강 산업의 탄소 감축과 관련해서는 에너지 비용 부담과 기술 투자 부족, 기후·환경 규제 대응 어려움이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제철산업 탄소 감축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는 '기후·환경 규제 대응 어려움'이 25.4%, '에너지 비용 부담'이 23.2%, '기술 개발·투자 부족'이 21.0%, '인건비 등 생산비 부담'이 18.7%로 나타났습니다. 저탄소 철강 생산에 적절한 에너지원으로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51.9%로 가장 높았고, 원자력 발전은 26.4%, 화석연료는 8.1%였습니다.
정지 원전 재가동에 대해서는 '안전성 확보 시 검토 가능하다'는 응답이 55.2%로 가장 높았습니다. '다른 전력 공급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응답은 18.6%, '안전성 우려로 추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15.5%였습니다. 에너지 전환과 전력 수급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되, 원전 재가동의 전제 조건으로 안전성을 중시하는 여론이 확인된 셈입니다.
K-정책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들이 전력망 투자와 한전 재정 문제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보다는 선납제와 국민참여형 펀드 같은 대안적 재원 구조를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특히 송전망 투자에서는 민간자본 활용보다 공공성 유지와 수익 공유 구조에 대한 요구가 함께 확인된 만큼, 정책 설계도 재원 조달과 공공 통제를 분리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 의뢰로 주식회사 미디어토마토가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18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웹 방식으로 실시했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9%포인트이며, 성·연령·권역별 가중값을 부여했습니다.
이지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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