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도 환율도 '검은 금요일'…원·달러, 장중 1550원 위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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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장 중 1549.10원까지 뛰어금융위기(2009년 3월10일 1561.0원) 이후 최고치외국인 팔자, 코스피 6% 급락…매도 사이드카 발동원화약세 요인 단시간 해결 힘들어…당분간 1500원 선 전망
5일 국내 금융시장이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은 간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40원을 웃돈 후 이날 오전 장 중 오름폭을 높여 155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 속 이어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공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코스피는 20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는 외국인에 장 초반 6% 이상 급락, 8000대로 내려앉으며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의 주요 요인이 단시간 내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5일 오전 11시1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48.3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오름폭을 크케 키우며 오전 10시27분께 1549.10원까지 뛰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0일(장중 1561.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의 이 같은 급등세는 전날 야간 거래(오후 3시30분~다음날 오전 2시)부터 예고됐다. 전날 오후 5시6분께 장중 고가 1540.3원을 기록, 1540원 선을 뛰어넘은 환율은 오름폭을 소폭 줄인 1532.00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간 거래는 전 거래일 대비 0.7원 내린 1529.0원으로 1530원 아래에서 개장했으나, 거래 시작 직후 야간 거래 상승 압력을 이어받으며 재차 1540원 선을 돌파했다. 환율은 이날까지 14거래일째 1500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 말부터 1998년 3월 초까지 49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 1500원을 웃도는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이날 원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코스피는 6%대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8100선마저 내줬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면서 뉴욕 증시 내 반도체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인 탓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 역시 동반 폭락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6% 내린 8323.20으로 개장한 뒤 오전 9시8분25초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오전 10시 기준 6.49% 내린 8078.73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5.05% 내린 996.73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이 장중 1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3월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7.11% 내린 32만6500원에, SK하이닉스는 8.75% 내린 20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은 총 66조90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10번째로 긴 연속 순매도이자 지난 2020년3월5일~4월16일(30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긴 최장 기록이다. 이날 역시 이날 역시 오전 10시 전후로 1조5000억원 가까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가 급등으로 한국 자산 비중이 커지자 이를 줄이기 위한 조정(리밸런싱)과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다. 시장에선 국내 증시 내 외국인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도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중은 전날 기준 38.2% 수준이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이어가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며 시장에선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력 충돌도 이어지며 중동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500원대에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봤다. 단기 상단은 1550원 선으로 예상됐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불안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화 약세를 불러온 주요 요인 중 어느 것도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아, 당분간 환율은 1500원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리 기자 [email protected]이기민 기자 [email protected]임춘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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