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술 자립 100% 한전원자력연료… 수출 비중 40%로 확대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손톱 크기 펠릿 하나가, 1800kWh 전기 생산 차세대 '사고저항성 연료' 지재권 확보, 기장 i-SMR 도입 발맞춰 영토 확장 정창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이 지난 29일 대전 본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전원자력연료 정부세종청사에서 차로 약 30분을 달려 도착한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의 한전원자력연료. 대한민국 원전에 들어가는 모든 핵연료를 전량 생산하는 이곳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연료 전문회사다. 국가중요시설 '가급'이자 국가정보원이 지정한 국가안보시설 보안구역이기도 하다. 지난 29일 삼엄한 통제를 뚫고 들어선 제조공장은 국내 경수로 23기, 중수로 3기는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기 등 우리 기술로 움직이는 원자로의 24시간을 책임지는 핵심 기지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올해 경수로 693t, 중수로 137t의 원자력연료를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핵연료 1동 내부에서는 완제품 조립과 최종 품질검사 공정이 한창이었다. 원자로의 형태(경수로·중수로)에 따라 맞춤형 연료를 생산한다. 경수로는 육불화우라늄(UF6) 형태로 수입된 원료를 이산화우라늄(UO₂) 분말로 변환해 네모난 모양의 집합체로 만들고, 중수로는 천연 이산화우라늄 분말로 소결체를 만들어 원형 형태로 묶어 집합체를 완성한다. 현장 안내를 맡은 김호영 홍보부장은 손톱만 한 회색 원기둥 모양의 소결체(펠릿·Pellet)를 들어 보였다. 가루 형태의 이산화우라늄을 강한 압력으로 누르고 1750℃의 고온에서 단단하게 구워낸, 흡사 작은 연탄 모양의 입자다. 김 부장은 "새끼손톱 한 마디 정도 크기(길이 1cm, 지름 0.8cm)에 무게는 5.2g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펠릿 하나가 무려 1800kWh의 전력을 생산한다"며 "4인 가족이 약 6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과 유사한 수준의 어마어마한 에너지 밀도"라고 설명했다. 이 펠릿 380여 개가 4m 길이의 지르코늄 합금 피복관 안에 채워져 하나의 '연료봉'이 되고, 이 연료봉 수백 개가 묶여 거대한 '핵연료 집합체'로 완성된다. 원자로 1기에는 이러한 펠릿이 약 2000만 개가 들어간다. 단 하나의 불량도 용납되지 않는 구조다. 정창진 한전원자력원료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반도체 칩을 하나 만드는데 '일레븐 나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400개가 넘는 공정을 거치며 숫자 9가 11개가 있을 정도의 초고순도의 칩을 만드는 것을 뜻하는데 원자력연료도 비슷한 과정으로 만들어진다"며 "원자로 안에 2000만 개 가까이 들어가는 펠릿이 발전을 하면서 전혀 문제없이, 손상 하나도 없이 계속 발전해 가야 합니다. 그만큼 완벽한 품질 관리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생산품에 대한 전량 '전수조사'가 이뤄진다. 감마선과 중성자를 이용한 3차례의 비파괴 품질검사(3상 시험)를 통해 내부를 낱낱이 들여다본 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작업자가 커다란 돋보기를 보며 육안으로 외면의 미세한 스크래치까지 철저히 걸러낸다. 우라늄을 다루는 시설이지만 방사능 수준이 '자연방사능'과 유사해, 작업자들은 방진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한 채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무색하게 했다. 한전원자력원료의 가장 큰 자부심은 원전 연료에 대한 '100% 기술 자립'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미국 등 해외 기업에 노심 설계나 엔지니어링 서비스 로열티를 부르는 대로 줘야 했으나, 이제는 독자 기술을 완벽히 확보했다. 나아가 원전에서 연료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직원들이 장기 출장 형식으로 상주하며 사용후연료 검사 및 수리 등 종합 연료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래 원전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사고저항성연료(ATF)' 개발에서도 글로벌 탑티어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사고저항성연료는 원전의 비상 상황 시 수소 발생을 억제하고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장시간 차단해 주는 차세대 연료다. 최재돈 기술본부장은 "핵연료 관련해서 기술자립을 완전히 했고 코팅, 도핑하는 모든 부분에서 지식재산권(지재권)을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특히 피복관 외부에 크롬을 코팅하는 방식이 웨스팅하우스와 다르다"며 "웨스팅하우스는 그냥 '콜드 스프레이'로 뿌리는 방식이지만, 저희는 아크(Arc)로 발생하는 전기의 에너지를 이용해 뿌려서 코팅한다. 저희 방법이 접착성이 우수하고 경제성도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이미 지난해 새울 원전에 시험용 연료를 장전해 성공적으로 연소 시험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31년 인허가를 완료해 국내외 가동 원전에 본격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격적인 해외 영토 확장에도 나선다. 지난해 매출액 4883억 원을 기록한 회사는 최근 5년간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 선까지 끌어올렸다. 정 사장은 "해외 수출 전문기업 또는 기관이 아닌 국내 전문 공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이처럼 높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목표는 해외 수출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것이다. 정 사장은 "체코 원전 사업이 오는 2035년 가동된다고 가정할 때, 원자력연료는 가동 2~3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언제 공급하는가에 따라 매출 반영 시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은 40%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SMR 분야 진출도 준비 중이다. 정 사장은 "회사는국내 SMR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 표준설계 인가를 제출한 상태로 오는 2028년까지 인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인가를 받으면 모듈용 원자력연료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전 세계 SMR 개발사를 대상으로 연료를 위탁 생산해 공급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비즈니스를 기본 방향으로 수립했다. 이미 영국 롤스로이스 사의 SMR 사업 기본설계 단계를 2차례 수주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최근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