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들 초과세수…청와대가 던진 위험하지만 중요한 화두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의 AI 배당금 발언이 정치권과 산업계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 논란은 자극적인 표현에서 출발했지만 핵심은 기업의 이익을 정부가 빼앗아 나눠주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상보다 많이 걷힐 수 있는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재정 운용의 문제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던진 화두는 어렵다. 그런데 AI 배당금 초과이윤 국민배당 같은 단어가 결합되면서 논쟁은 빠르게 확산됐다. 어떤 쪽에서는 기업이 번 돈을 정부가 가져가겠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였고 다른 쪽에서는 AI 시대에 발생할 새로운 세수를 사회 전체가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자는 문제 제기로 이해했다. 먼저 김 실장 언급의 핵심 키워드는 초과세수다. 초과세수는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한 것보다 세금이 더 많이 걷히는 상황을 말한다. 반도체 전력기기 발전기기 제조업 등 한국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현재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흐름에 올라타고 있고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상당한 규모의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김용범 실장이 제기한 문제의식의 시작이다.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다. 올해 국가 예산은 728조원 수준이고 세입은 674조원 수준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높게 잡으면 600조원까지 거론되고 내년에는 1000조원까지 보는 전망도 있다. 단순히 법인세율 25%를 적용해보면 수백조원의 세수가 발생한다. 물론 단순 계산이고 실제 과세표준과 공제와 이월결손금과 해외 법인 구조를 모두 반영해야 한다. 그래도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인프라 수요가 결합될 경우 세수 규모가 정부의 기존 전망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충분히 성립한다. 막대한 추가 세수가 걷힐 경우 기존 세수 추계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정부는 GDP 성장률과 기업이익과 고용과 소비 흐름 등을 바탕으로 세입을 예측한다. 올해 GDP 성장률이 2% 안팎이라면 일반적인 세수 추계도 그 정도의 완만한 흐름을 반영하게 된다. 그런데 실질 GDP 성장률은 크게 높지 않아도 특정 산업에서 이익이 폭발하면 법인세와 소득세와 증권거래세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걷힐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2021년 세수 추계와 결산은 61조원이나 차이가 났다. 삼성전자가 전년도 36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다가 51조원 수준까지 이익이 늘었고 법인세가 크게 증가했다. 당시 정부는 계획에 없던 초과세수를 바탕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코로나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했다. 많은 국가가 팬데믹을 거치며 국가부채가 급증했지만 한국이 상대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초과세수가 있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치면서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진을 했는데, 초과 세수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효율적인 재정운영이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2023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조원대까지 줄었다. 정부는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세수를 전년 결산보다 늘려 잡았지만 실제로는 56조원가량 부족했다. 당시 정부는 명백한 적자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전재정 기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각 부처와 기금의 여유 재원을 끌어다 썼다. 겉으로는 부채비율이 크게 악화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다른 주머니 돈을 당겨 쓴 셈이었다. 한국 재정의 약점을 보여준다. 초과세수가 발생했을 때 장기 전략 없이 나눠 쓰고 세수 결손이 나면 임시방편으로 버티는 방식이다. 전제 조건은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인지다. 김 실장은 이 전제를 파격적인 가설이라고 표현했다. AI는 단순한 신산업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인프라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와 전력망과 냉각설비와 변압기와 로봇과 산업자동화와 도시 인프라가 모두 연결된다. 한국은 원래 제조업을 해왔고 반도체와 전력기기와 조선과 화학과 정유와 기계 산업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세계가 AI 인프라 경쟁으로 들어가자 한국이 원래 갖고 있던 산업 포트폴리오가 갑자기 전략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자형 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 전체 성장률은 2%나 3%에 머물 수 있다. 그러나 AI 인프라와 연결된 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AI로 대체되는 직업과 산업은 어려워질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고만고만한 성장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쪽은 폭발적으로 벌고 한쪽은 일자리를 잃는 구조가 된다. 이때 예상보다 많이 걷힌 세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선택지는 여러 가지다. 초과세수로 국가채무를 줄일 수 있다. 한국투자공사와 같은 국부펀드를 키워 해외 자산에 투자할 수도 있다. 정부 재정은 건실해 지겠지만 극단화되는 양극화를 대응할 수 없다. 공공일자리를 늘리거나 복지 지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돈을 나눠 주는 방식은 당장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전해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에는 도움이 안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 청년 창업 인프라와 AI 교육과 농어촌 기본소득과 예술 지원과 노령연금 강화에 쓸 수도 있다. 김 실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며 여기에 사용되는 예산을 ‘국민배당금’으로 명명한 것이다. 국민 배당금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은 사회적 논쟁이 필요하다. 다만 아무 계획 없이 돈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역사적 산업 전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김 실장 발언의 취지다. 국민배당금이라는 표현은 논란을 키웠다. 국민배당금이라는 단어가 기업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배당을 연상시켜 기업 이익을 국민들에게 나눠주자는 뉘앙스가 있다. 초과이윤이라는 단어도 정상보다 많이 벌었으니 정부가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실제로 논란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이익을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발에 대해 여론조작용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반응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것은 정부가 거둔 초과‘세수’지 정ㅈ부의 몫이 아닌 초과‘이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보도했고, 이 대통령이 그것은 가짜 뉴스라고 한 것이다. 이 논란에는 오역과 프레임 문제가 함께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서도 AI 수익과 AI로 인해 거둔 세금이라는 표현이 혼동되며 수정된 바 있다. AI로 거둔 이익에 세금을 물린다는 뉘앙스는 새로운 방식의 ‘증세’로 받아들여졌고, 주가가 폭락했다. 그러면서 반기업 정서와 포퓰리즘 논란으로 번진다. 김 실장의 문제의식이 초과세수였다고 하더라도 초과이윤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서 정치적으로 오용됐고 시장은 횡재세를 인식했다. 고의로 혹은 실수로 오독을 했지만, 그렇게 오해할 만한 정치적 저변이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정유사에 횡재세를 매기자는 법안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발의한 바 있다. 은행이 고금리 국면에서 돈을 많이 벌면 은행 횡재세 이야기가 나온다. 기업의 이익이 크게 날 때마다 진보 진영에서는 성과를 나눠 먹자는 식의 주장이 제기된다. 김 실장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AI 배당금이라는 표현을 듣자마자 새로운 횡재세가 아니냐고 반응한 배경은 있다. 이준석 의원은 이 대목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소득과 유사한 생각이 녹아 있고 김용범 실장이 간보기식 척후병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취지다. 본인이 그렇게 해석될 수밖에 없는 표현을 해놓고 잘못 알아들었다고 하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라고도 했다. 이 비판의 핵심은 정책 의도가 무엇이었든 메시지가 시장에 어떻게 읽혔는지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동훈 후보도 비판했다. 초과이윤으로 인해 발생한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취지라고 해도 그 전제에는 초과이윤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정상 이윤과 초과 이윤을 구분할 수 없는데, 굳이 초과 이윤이라는 표현으로 추가적인 증세의 여지를 남긴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의 비판은 정책 책임자의 발화 방식이다. 김 실장의 글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가자는 취지에 가깝다. 그러나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한 학자나 칼럼니스트의 자리가 아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정책적 설계와 실행 가능성을 제시해야 하는 위치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던지는 말은 시장과 기업과 국민에게 신호가 되고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이같은 지적은 여당에서도 제기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과 어떤 이야기가 없었다. 충분히 숙성되고 해야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이런 저런 의견이 나오면 그걸 취합하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정책으로, 정책이 되면 법으로, 또 그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솥뚜껑 먼저 열면 밥이 되기 전에 설익어 버린다"며 "(논의가) 충분하게 숙성이 될 때 해야 되는 일이 아닐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제기의 방법론을 차치하고 AI 기술 발전에 따른 양극화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전 세계적인 화두다. AI 생태계가 먼저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고, AI 인프라에 경쟁력이 있는 한국이 가장 먼저 그 양태를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필요하다. 초과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구호가 된다. 반대로 초과세수가 실제로 생긴다면 아무 준비 없이 쓰는 것도 역사적 기회를 낭비하는 일이다. 정치권의 논란으로 치부하기에 당장 눈 앞에 현실이기도 하다.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정책 대응은 중장기적인 문제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는 당장의 문제다. 올해, 내년 반도체 기업들은 100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리게 될 수 있고, 법인세도 많이 낼 것이다. 성과급을 받은 임직원들은 많은 소득세를 낼 테고, 반도체 호황에 활성화된 자본시장에서 많은 거래세가 유입된다. 그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는 당장 계획을 세워야 할 문제다. 이 돈을 하나도 쓰지 말자, 다 나눠주자는 극단에는 답이 없다. 정치적 논란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국민배당금 이슈는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독점적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초과세수가 없는데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당장 발생하는 세수를 연구개발, 산업경쟁력 강화에 충분히 투입해야 하고 그러면서 더 정교한 세수 추계와 장기 재정 전략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김용범,#이재명,#AI배당금,#초과세수,#국민배당,#법인세,#삼성전자,#SK하이닉스,#반도체,#AI인프라,#재정정책,#확장재정,#청와대,#경제정책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최근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