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즈비, 에너지 인플레로 아시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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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6일 태국 방콕의 주유소에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주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아시아 경제에 과거 공급 쇼크 형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충격'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스턴 굴즈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8일 일본은행(BOJ) 금융연구소(IMES)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굴즈비 총재는 "초기 선물 시장의 예측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현재의 고유가 장기화 상황을 지적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평화 회담 진전 조짐에 따라 유가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곤 있지만, 전쟁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상태다.
실제로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1.81% 이상 상승한 배럴당 96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1.71% 오른 90.2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날 브렌트유가 72달러, WTI가 67.02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수치다.
굴즈비 총재는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아시아 경제권은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국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과거 전통적인 방식의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5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하 당시 반대표를 던졌던 굴즈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원했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이 당초 홍보되었던 것만큼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다시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기준금리는 결국 현재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굴즈비 총재는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향상시킬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자, 금융 시장이 AI 도입에 따른 실제 경제적 이익보다 지나치게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굴즈비는 생산성 향상이 현재의 주가를 끌어올려, 미래에 부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오늘의 자산'을 늘려주는 착시를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은 주식 시장 등의 자산 효과를 통해 사람들의 소비를 부추길 수 있으며, AI가 실제로 생산성을 높이기도 전에 단기적으로 경제를 과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책 입안자들은 AI와 관련된 주식 시장의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전이되는지 그 징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굴즈비 총재는 또 "주식 시장의 자산 증가로 인해 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는지, 데이터 센터 투자로 인해 전기 요금과 건설 노동자 임금이 상승해 미국 내 단기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은 한 국가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역학 관계가 결국 아시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AI를 통한 생산성 성장이 조만간 아시아 국가들에도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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