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풀러 시켰는데 긴축 확률만 올라가네 [트럼프 스톡커]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216>워시, 이사직 인준안 통과...15일 취임 가능성연준 분열 속 ‘親트럼프’는 나가고 파월 잔류물가까지 고공비행...소고기 관세 인하도 보류골드만·BofA, 고용 안정에 “올 금리인하 없어”연내 인상 확률 24→36%...통화정책 딜레마 2010년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이끄는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의 4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지난 8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올해 내내 현 3.50∼3.75%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7월과 9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내릴 것으로 기존 통화정책 전망을 수정했다. UPI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의회 동의 절차를 빠르게 소화하면서 오는 15일(현지 시간) 곧바로 취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애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겨냥 수사로 워시 후보자의 인선이 불투명하다고 봤지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의장직에 공백이 생길 여지는 거의 없게 됐다. 문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업고 지명된 워시 후보자 앞에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물가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을 제외하고도 여전히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이에 반해 고용은 안정적이라 연준 내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파월 의장이 연준에 이사로 잔류할 경우 워시 후보자 취임 이후에도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여지는 여전히 남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제 연내 금리 인하 확률보다 인상 확률이 훨씬 더 높다고 보고 이에 베팅하고 있다. 워시, 이사직 인준안 통과...13일 의장직 표결 거쳐 15일 취임할 듯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후보자가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상원은 12일 본회의를 열고 찬성 51 대 반대 45로 워시 후보자의 연준 이사 인준안을 가결했다. 연준 이사의 임기는 14년이다. 연준 이사직과 의장직은 상원 인준 절차를 개별적으로 밟는다. 워시 후보자의 의장직에 대한 별도 표결 절차는 13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가 오는 15일이기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워시 후보자는 이날 곧바로 취임할 수 있게 된다. 워시 후보자가 의장직에 오르면 다음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부터 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 의장이 교체되는 것은 2018년 2월 5일 파월 의장 취임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걸고 올 1월 30일 워시 후보자를 차기 연준 의장감으로 지명했다. 이후 워시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은 지난달 29일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2006~2011년 연준 이사를 지낸 워시 후보자가 다시 한번 이사직에 오르면서 친(親)백악관 인사인 스티븐 마이런 임시 이사는 자리를 내주게 될 공산이 커졌다. 파월 의장이 의장직 퇴임 이후에도 이사직에 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FOMC 정례회의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의장 임기가 종료된 뒤에도 당분간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연준과 나를 향한 미국 법무부의) 수사가 투명하고도 최종적이고 완벽하게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다. 마이런 이사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지난해 9월 합류한 인사다. 그는 연준 이사가 된 이후 지난달까지 모든 FOMC 정례회의에서 백악관 기조를 받들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워시 후보자가 이끌게 될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시도와 중동 전쟁으로 역사상 최고 수준의 분열 양상에 놓인 상태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도 1992년 10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 가운데 4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마이런 이사가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또다시 반대했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등 3명은 동결에만 찬성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성명 문구에 등을 돌렸다. 금리 인하에 강하게 반대한 3명의 인사는 모두 올해 FOMC 투표권자로 합류한 이들이었다. 만약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파월 의장이 연준에 남고 마이런 이사가 떠날 경우 워시 후보자의 정책 딜레마는 더 커지게 된다. 역대 최대 연준 분열 속 ‘親트럼프’ 마이런 나가고 파월 잔류...물가까지 고공비행 오는 15일 의장직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워시 후보자가 떠안을 부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 간 충돌뿐이 아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전부터 높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이제 국제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쉽게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12일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4월보다 3.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쟁 발발 직전인 2월의 2.4%, 3월의 3.3%와 비교해도 오름폭이 더 커졌다. 전월 대비로도 0.6% 올라 3월의 0.9%보다는 상승폭이 줄었지만 전쟁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4% 올라 각각 시장 전망치인 2.7%, 0.3%를 웃돌았다. 이는 3월의 2.6%, 0.3%보다도 모두 높은 수치였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제외한 다른 물가 상승률도 계속 높았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는 4월 에너지 부문이 전월 대비 3.8%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에너지 상품 가격은 한 달 새 5.6% 올랐고, 휘발유와 연료유도 각각 5.4%, 5.8% 상승했다. CPI 가중치의 33%가량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식품 가격은 0.5% 올랐다. 특히 소고기 가격이 2.7% 급등했다. 13일에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공개된다. 게다가 중동 지역의 긴장 상태가 최근 다시 고조된 탓에 이달 들어서도 국제 유가는 내려올 줄을 모르고 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3.4% 오른 배럴당 107.77달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2% 상승한 배럴당 102.18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면서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5.03%까지 뛰어올라 4일 이후 또다시 5%선을 돌파했다. 30년물 금리는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우량 회사채의 준거 역할을 하기에 5%는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통한다. 물가가 불안정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고육지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CBS 인터뷰에서 “연방 휘발유세 중단은 훌륭한 생각”이라며 “우리는 일정 기간 연방 휘발유세를 없앴다가 유가가 하락하면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휘발유엔 갤런(약 3.78ℓ)당 18센트, 경유엔 갤런당 24센트의 연방세를 붙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수입 소고기에 적용되는 저율할당관세(TRQ) 제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하려다 미국 농가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로 이를 보류하기도 했다. TRQ는 일정 수입 물량까지는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만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를 중단하면 더 많은 수입 소고기가 낮은 관세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고용에 골드만·BofA는 금리 인하 시점 미뤄...시장에서는 연내 인상 확률 36%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연은 총재가 지난 6일(현지 시간)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 행사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수준이 자꾸만 높아지자 월가에서는 통화정책 전망을 고금리 쪽으로 대폭 틀고 나섰다. 여기에는 고용이 물가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실제 8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통해 4월 미국의 일자리가 11만 5000개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만 5000개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었다. 실업률도 4.3%에 안정적으로 머물렀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에도 2월보다 17만 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와 5만 9000명만 늘었을 것으로 본 월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바 있다.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연은 총재는 12일 NPR 인터뷰에서 4월 CPI를 거론하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빴다”며 “연준 목표치 2%를 훨씬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인 것은 맞지만,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 완화의 진전이 멈췄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나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 서비스 같은 항목들까지도 상승하고 있고 근원 인플레이션 흐름도 좋지 않다”며 “모든 설문과 소비자 심리 지표가 가격과 생활비 부담에 불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FOMC의 투표권자는 아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8일 인플레이션 우려와 견조한 고용 지표를 이유로 올 9월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올 12월로 미뤘다. 추가 인하 시점은 내년 3월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노동시장이 충분히 약화하지 않는다면 FOMC가 내년에 마지막으로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8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아예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이 올해 내내 현 3.50∼3.75%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7월과 9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내릴 것으로 기존 전망을 수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워시 후보자가 금리 인하를 밀어붙이겠지만 지금 당장은 지표의 흐름이 인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여름께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하면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7.6%로 내다봤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2.4%에 불과했다.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61.6%, 인상할 확률은 35.7%, 내릴 확률은 2.8%다. 이 확률은 11일까지만 해도 동결 72.8%, 인상 23.6%, 인하 3.7%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워시 후보자가 취임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위해 꺼낼 수 있는 절충안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인공지능(AI)의 생산성 향상을 금리 인하의 근거로 들기에도 현실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종료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재개해 시중은행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우회로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흡족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미국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email protected]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최근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