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불안에 일본은행 신중론까지…엔ㆍ달러 환율, ‘연내 170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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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정부 재정 원칙서 ‘건정성’ 문구 삭제
미 올해 금리 인상 전환 전망과 함께 이중 압박
일본은행 금리 인상, 정부가 견제할 가능성 촉각
미국 달러화당 엔화 가치가 연내 170엔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일본의 재정 불안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신중론까지 가세하며 엔화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162엔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1986년 이후 40년 내 가장 낮은 엔화 가치를 기록했으며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161엔 후반~162엔 초반 선에서 움직였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물가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중장기적으로 엔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인 ‘호네부토(骨太ㆍ기본골격) 초안’을 계기로 엔화 매도 압력이 커졌다. 이 초안에는 지난해 포함됐던 재정건전성 관련 문구가 삭제됐다. 대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한다’는 표현을 반복해 담았지만 재원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예산 규모와 재원은 연말이 돼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의 이치카와 마사히로 수석 시장전략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정부 부채 비율을 가진 일본이 예산 규모가 더욱 커지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가 강해진다면 추가적인 엔화 매도 요인이 될 것”이라며 연말 엔·달러 환율을 165엔 안팎으로 전망했다.
호네부토에는 또 “적절한 금융정책 운영이 ‘견실한 경제’ 실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문구도 새롭게 포함됐다. 시장은 이를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을 정부가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받아들였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보류하면 미ㆍ일 금리차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해 엔저 압력으로 작용한다.
SMBC신탁은행의 니노미야 게이코 선임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는 “엔화 강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기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재정 확대와 일본은행의 늦은 통화정책 대응이 부담으로 작용해 연말 엔·달러 환율은 설령 엔화 강세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158엔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와 일본은행의 엔화 매수를 통한 외환시장 개입은 일방적인 엔저를 억제하는 역할은 하고 있지만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많은 시장 참가자가 다음 정부의 개입 시점을 달러당 165엔 부근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의 야마다 슈스케 일본 외환·금리 수석 전략가는 “165엔을 넘는 엔화 약세를 정부가 방치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만약 이 선을 넘어도 개입이 없다면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70엔까지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널리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설령 정부가 개입하더라도 환율이 170엔까지 하락하는 시점을 1~2개월 늦추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소비세 감세와 재정 확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견제 등이 모두 엔화 매도 요인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마쓰이증권의 스즈키 쇼 시장 애널리스트는 “주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엔화 가치가 연내 달러당 170엔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견실한 흐름을 배경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이 뒤처지는 상황이 동시에 전개될 경우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엔화 약세와 대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일본 증시 강세도 잠재적인 엔화 절하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보유할 때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엔화를 매도하는 환헤지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야마다 전략가는 “환헤지가 현재 엔화 약세의 본질”이라며 “최근 일본 증시가 급등하면서 추가적인 엔화 매도가 필요해졌다는 시각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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